식용으로 사용될 미국산 유전자 변형(GMO) 옥수수 5만7천여t이 수입됐다.
그동안 유전자 변형 옥수수가 사료용으로는 국내에 들어왔지만 식용 옥수수 수입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옥수수는 대상, CPK, 삼양제넥스, 신동방CP 등 4개 전당분 업체가 빵, 과자, 음료수, 빙과류 등을 만드는데 사용할 예정이다.
시민단체들은 유전자 변형 식품의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유전자 변형 식품 섭취로 인해 인체에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수입업체의 입장도 이해가 가지 않는 바는 아니다. 업체들은 그 동안 유전자 변형 식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부정적 인식 때문에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싼 유전자 변형이 안 된 옥수수를 수입해 왔지만 최근 유전자 변형이 안 된 옥수수의 국제 가격이 두 배나 올랐고 경작지가 축소된데다 유럽 국가들이 유전자 변형이 안 된 옥수수를 선점해 물량 확보에 애를 먹고 있다는 것이다.
업체들은 올해 말까지 120만t 정도의 옥수수를 수입해야 하는데 사실상 전량을 유전자 변형 옥수수로 수입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라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다면 정부와 업계 차원에서 유전자 변형 옥수수의 안전성과 관련, 소비자를 안심시키는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시민단체들은 장기간에 걸친 안전성 입증이 안 됐다며 수입 철회를 촉구했다.
전국 292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유전자 변형 옥수수 수입 반대 국민연대'는 이번 유전자 변형 옥수수를 실은 선박이 울산항에 들어온 1일 기자회견을 갖고 수입업체들은 즉각 수입을 철회하고 정부는 유전자 변형식품의 표시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연대는 또한 수입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4개 수입업체의 모든 제품에 대해 불매운동을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유전자 변형 식품의 안전성 논란은 계속되고 있으나 명확한 결론은 나지 않은 상태다. 장기적으로 볼 때 인체에 어떤 부작용이 있을지 모른다. 정부는 유전자 변형 식품이 안전하다는 입장이다.
수입업체들도 유전자 변형 옥수수에서 추출한 전분과 전분당에는 유전자 물질이 없어 부작용이 있을 수 없다고 말한다. 유전자 변형 옥수수의 수입이 불가피하다면 표시 기준이라도 강화해야 한다.
유럽연합(EU)의 경우는 유전자 변형 원료로 만든 모든 식품을 대상으로 유전자 변형 식품의 함량이 0.9%가 넘으면 표시를 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DNA나 단백질이 잔존하는 식물을 대상으로 유전자 변형 식품의 함량이 3%가 넘어야 표시를 의무화하고 있다.
표시 기준을 유럽연합 수준으로 강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유전자 변형 옥수수가 원료로 사용되는 빵, 과자, 음료수, 빙과류 등은 특히 어린이들이 즐겨 찾는 제품들이다.
어쩔 수 없이 원료로 사용하더라도 표시 기준을 강화해 최소한 소비자들의 선택권은 보장해야 할 것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