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쇠고기 수입시장의 전면 개방에 반대하는 대규모 촛불집회가 서울 도심에서 다시 열린다.

   참여연대 등 1천500여개 시민사회단체와 인터넷모임으로 구성된 `광우병위험 미국 쇠고기 전면수입을 반대하는 국민긴급대책회의'는 9일 오후 7시 서울 청계광장에서 수도권 집중 촛불문화제를 개최한다고 8일 밝혔다.

   `미친소닷넷'과 `이명박 탄핵을 위한 범국민운동본부' 등 인터넷 모임의 주도로 지난 2일부터 진행돼 온 미국산 쇠고기 반대 촛불문화제가 대책회의 주관으로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이날 행사에는 3만~4만여명이 참가할 것으로 대책회의는 내다보고 있어 미국산 쇠고기 문제가 불거진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촛불문화제가 될 전망이다.

   대책회의 관계자는 "촛불문화제의 기조는 지금까지 열린 행사와 동일하다"며 "내일 행사는 발언자와 공연자를 미리 섭외하고 순서를 마련하는 등 네티즌들이 주최할 때보다 좀더 형식을 갖추겠다. 물론 네티즌 중심의 자발적 문화제라는 큰 틀은 깨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날 촛불문화제에는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과 유명 연예인 등도 참가해 시민들과 함께 촛불을 들 예정이다.

   대책회의는 미국산 쇠고기의 하역과 유통을 거부하자는 운수노조의 제안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며 오는 22일과 24일 대규모 국민대회와 촛불문화제를 다시 개최할 예정이다.

   대책회의는 또 교육당국의 중고생 불참 유도와 관련해 광화문 정부중앙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소년들이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자율적으로 촛불문화제에 참여하는 것임에도 정부와 교육당국, 일부 언론에서 배후가 있다는 논리를 유포하는 것은 시민들의 자발적인 행동에 대한 음해이자 왜곡이다"라고 비판했다.

   반면 보수성향의 시민사회단체들은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광우병 우려가 사실 이상으로 확산되고 있다며 경계의 목소리를 냈다.

   바른사회시민회의와 시민과함께하는변호사들 등 15개 보수단체들은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근거 없는 광우병 관련 유언비어 유포행위에 대해 행위자와 단체, 언론에 대해서도 단호하게 책임을 추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정부가 국민들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논리와 설득에 그대로 노출되도록 방치하고 있어 현재 의학적, 수의학적 확증 없는 여러 설이 난무하고 그에 편승한 좌우 이념논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며 정부의 대응에 대해서도 비판을 했다.

   또 라이트코리아, 6ㆍ25 남침피해유족회 등 30여개 보수단체로 구성된 국가쇄신국민연합도 이날 오후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촛불집회 배후단체 고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청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이들은 "`광우병 쇠고기 협상무효', `한미 FTA 비중 반대' 등을 기치로 내건 촛불시위는 한국진보연대 등이 배후에서 주도하는 반정부투쟁"이라며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반국가단체를 구성한 혐의로 한국진보연대와 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를 고발한다"고 말했다.

   예비역대령연합회는 오는 14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KBS-MBC 규탄국민대회'를 열고 광우병 위험을 집중 보도한 방송사들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를 청구하는 서명운동을 시작할 계획이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