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며느리와 손자에게 바치는 200승.
` 프로축구 대전 시티즌의 김호 감독(64)이 며느리와 손자를 사고로 잃은 슬픔을 접고 K-리그 200승 대업을 달성했다.
김호 감독이 이끄는 대전은 11일 부산 구덕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부산 아이파크와 `삼성하우젠 K-리그 2008` 9라운드 원정경기에서 후반 45분 터진 이성운의 극적인 결승골로 2대1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지난달 26일 전북전 승리로 통산 199승을 거둔 김호 감독은 이날 1승을 더해 K-리그 사령탑 최초로 200승 고지에 올랐다.
김 감독은 1984년 한일은행에서 프로 사령탑으로 첫 발을 내디딘 이후 프로 감독으로는 최초로 200승 위업을 달성했다.
이번 200승 달성은 김감독에게 특히 남다른 의미를 안겨줬다. 김 감독의 며느리와 손자가 지난 7일 경기도 가평군 청평면 호명리 관음사 선착장 앞 북한강 청평댐 호수에서 승용차 추락사로 익사한 슬픔을 딛고 거둔 승리였기 때문.
당시 승용차는 김 감독의 아들이 몰았지만 다행히 아들은 사고 차량에서 빠져나와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과묵하기로 소문난 김 감독이었지만 당시 사고 직후에는 청평으로 달려가 말없이 눈물만 흘렸다.
이번 경기에서 대전은 전반 25분 코너킥 상황에서 이여성이 헤딩으로 선제골을 넣어 쉽게 김 감독의 대기록을 이루는 듯했지만 후반 19분 부산 김승현이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돌아나오며 오른발 슛을 날리자 대전 최근식이 엉겁결에 왼손으로 막으면서 핸들링 반칙이 선언됐고 김승현이 키커로 나서 동점 페널티킥을 터트렸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대전은 후반 인저리 타임에 이성운이 극적인 결승골을 뽑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