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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 공포시대 ‘아셉틱’을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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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 공포시대 ‘아셉틱’을 아시나요?
  • 헤럴드경제신문 제공 csnews@csnews.co.kr
  • 승인 2008.05.13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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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김정우(32)씨는 요즘 편의점에서 음료를 고를 때 가능한 한 ‘아셉틱(ASEPTICㆍ무균이라는 뜻으로 음료를 병에 무균상태로 넣는 것을 말함)’ 시스템으로 생산된 제품을 최우선으로 한다. 최근 연달아 음식물에서 이물질이 섞여 나오고 급기야 조류인플루엔자(AI) 창궐에 광우병 우려까지 겹치자 습관이 됐다. 그는 “공장에서 대량 생산한 상품을 아예 먹지 않을 순 없기 때문에 꼼꼼하게 따지고 있다”며 “균이 음료에 들어가는 걸 차단하고 만든 제품을 찾기 위해 병에 찍힌 아셉틱이란 글자를 꼭 확인한다”고 했다.

음료 시장에서 ‘아셉틱’ 시스템이 주목받고 있다. 휴대폰 업계에서 유행을 선도 중인 ‘햅틱(HAPTICㆍ촉각이란 의미)’ 이 있다면 소비자들은 마실거리에서는 아셉틱을 택한다. 몇 해 전부터 곡물을 주 원료로 한 음료가 인기를 끈 점도 아셉틱 인기에 한 몫 했다. 덕분에 이 시스템을 적용한 공장은 물량을 대기 위해 쉴새없이 돌아가고 있다. 특징은 음료를 페트병 공장으로 가져와 병에 주입한다는 것. 미생물 유입을 막기 위해 페트를 무균 상태로 만들고 저온상태로 음료를 충전한다. 빈 페트병을 음료공장으로 운반해 고온으로 끓인 음료를 넣었던 것보다 안정성이 올라간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아셉틱 시스템을 지난해 8월 국내 처음 도입한 효성 대전공장은 ‘풀가동’ 중이다. 여름철 성수기를 앞두고 가동률이 높아지는 점은 예년과 같지만 먹거리 우려가 팽배해지면서 일감이 더욱 늘어났다. 지난해 400억원의 시설투자를 해 주요 음료업체로부터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을 한 점이 주효했다. 광동제약 ‘옥수수 수염차’ 등이 대전공장을 거쳐가는 제품이다.

효성은 이 시스템에 ‘아셉시스(ASEPSYS)’라는 브랜드까지 달았다. 소비자와 직거래를 하지 않는 중간재에도 상표를 달아 신뢰도를 높인 것이다. 효성 관계자는 “하루에 60만병 정도 생산 중이며 연간 2억병을 예상한다”며 “아직은 시작단계지만 이 추세라면 4,5년 후면 투자 비용을 메울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처럼 무균처리되지 않은 음료는 생산할 수 없는 때가 되면 시장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롯데칠성음료도 이런 전망에 따라 지난해 10월부터 아셉틱 시스템을 적용해 제품을 생산 중이다.

아셉틱 시스템은 그러나 초기 투자 비용이 많아 중소 음료 업체까지 이를 적용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공장을 꾸리는 데 필요한 500억원 가량의 자금을 동원할 업체가 많지 않고 이 시스템으로 생산된 제품의 가격이 보통 제품과 엇비슷해 비용을 뽑을 때까지 시일이 걸려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셉틱은 업체 자의든 타의든 적용해야 할 시스템이기 때문에 시장 상황 등 추이를 보고 있다”고 했다.

홍성원 기자(hongi@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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