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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기름 값이 ℓ당 1800원대를 넘나들면서 운전자들은 물론 자동차업계도 ‘고효율’ 키워드에 집중하고 나섰다.
고유가에 차량을 처분해야겠다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 막을 수 없는 고유가라면 차량 유지비용이라도 줄여 운전자의 부담을 줄이겠다는 계산이다. 업체들은 자동차 설계 단계부터 부품의 이음선을 없애 볼트 하나라도 줄이려는 노력은 기본이고, 신소재 적용에도 적극 나서 차체 중량을 줄일 계획이다.
고급세단시장에서 인기몰이 중인 현대 ‘제네시스’를 살펴보자. 흔히 서스펜션이라 불리는 현가장치의 부품은 안전과 내구성을 위해 모두 철이 기본인데, 동일한 내구성을 보이는 알루미늄 소재를 사용하면 무게를 30% 이상 줄일 수 있다. 이 작업으로만 제네시스(3.3 모델)는 15㎏ 이상 무게를 줄였다. 약 1700㎏인 제네시스를 0.9% 감량한 것. ‘그랜저TG’(2.7 모델)도 FEM(프런트 엔드 모듈)과 캐리어에 플라스틱 소재를 적용했다. 22개 부품이 들어가던 것을 4개로 끝냈다. 38.5㎏이던 무게는 29.8㎏으로 줄어들어 약 1600㎏인 무게를 8.7kg(약 0.4%)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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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중형차인 현대 ‘아반떼’에도 특별한 기술이 숨어 있다. 현대모비스가 2006년 초 국산화 개발에 성공한 전동식 조향장치(MDPS?Motor-Driven Power Steering)다. 이 장치는 전기모터로 차량의 주행조건에 따라 운전자가 최적의 조향 성능을 확보할 수 있게 도와주는 장치다. 기존 고급 중대형 차량에나 적용되던 ‘속도 감응형 유압식 조향장치’를 대체한 것. 유압식을 버리고 전기를 이용함에 따라 연비는 3~5% 정도 향상된다는 분석이다. 무게도 이전보다는 5㎏ 이상 가볍다.
수입차량들도 이런 고효율 기술에 고민하기는 마찬가지다. 일본 혼다의 중형세단 ‘어코드’에는 가변 실린더 제어기술(VCM?Variable Cylinder Management)이 적용됐다. VCM이란 주행 상황에 맞게 움직이는 실린더 수를 조절하는 시스템으로, 6기통 고성능 엔진도 정속 주행, 완만한 가속 등 큰 출력을 필요로 하지 않으면 3~4기통만 작동시키고 고출력이 필요할 때만 모든 실린더를 작동시키는 첨단 장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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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아우디는 ‘A8’, ‘TT’, ‘R8’ 등의 모델에 100% 알루미늄 보디를 적용해오고 있다. 알루미늄 프레임은 일반 스틸 차체보다 약 120~140㎏의 감량 효과를 낸다. 메르세데스-벤츠 ‘SL 500’도 사이드 도어는 마그네슘 소재로 보닛, 트렁크 덮개 등은 알루미늄 소재, 그리고 차체는 고장력 강판을 사용했다. 강성은 개선됐고 경량화 효과도 이뤘다는 평가다. BMW는 ‘5시리즈’, ‘X5’에 모터스포츠 차량에 적용되는 탄소섬유 카본 파이버 플라스틱 지붕을 장착했다. 강철 지붕에 비해 약 20kg 가볍다.
이 밖에도 하나에 15㎏ 정도 되는 타이어에서도 고효율 움직임은 다양하다. 지금까지는 펑크가 나도 운행할 수 있는 런플랫 타이어 사용으로 비상 타이어를 빼내는 정도였다. 그러나 올 6월 한국타이어는 저연비 컴파운드 기술의 ‘고유가 대비 타이어’까지 출시할 계획이다.
윤정식 기자(yjs@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