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배달 서비스 피자, 매장용 아이스크림, 빨대로 마시는 술, 약국에서 파는 껌….’
요즘 상식을 뒤집는 역발상 상품들이 식품업계의 화두다. 매장에서만 먹도록 만든 피자와 아이스크림이 등장했는가 하면 빨대로 빨아 먹는 와인과 칵테일도 유행이다.
약국에서도 슈퍼마켓처럼 돈만 주면 먹고 싶은 껌과 사탕을 골라 먹을 수 있다. 피자는 배달해 먹는다’, ‘와인은 잔에 따라 마신다’는 고정 관념을 깨는 역발상 식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것.
식품업체 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경쟁력 강화의 무게 중심이 유통 채널의 다양화 및 차별화 상품에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다양화된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하고 틈새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는 이점도 이 같은 역발상 마케팅이 주목받는 이유 중 하나다.
![]() |
▶피자&빙과, 매장에서만 먹어야=한국피자헛은 최근 아주 힘든 결단을 내렸다. 배달 주문을 받지 않고 매장에서만 먹도록 개발한 ‘프레쉬 고메이’ 피자를 선보인 것. 배달 서비스 영업이 전체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피자시장의 특성상 배달하지 않는 제품은 사실상 큰 모험인 셈.
그러나 ‘프레쉬 고메이’는 도우가 얇고 신선한 재료만을 사용해 구운 직후 뜨거운 상태에서 바로 먹어야 최상의 맛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과감히 승부수를 던진 것. ‘프레쉬 모메이’ 피자처럼 매장에서만 먹을 수 있도록 개발한 아이스크림도 있다.
배스킨라빈스의 ‘하드락 요거트’가 바로 테이크아웃이 불가능한 역발상 제품이다. 차가운 상태로 먹어야 최상의 청량감과 요거트의 신선한 맛을 즐길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 |
▶술은 빨대로 마셔야 제맛?=산에선 빨대로 마시는 200㎖짜리 스페인산 스파클링 와인 ‘프레시넷 코든 니그로’를 선보였다. 일반 와인의 3분의 1 크기여서 손으로 잡기 편하고 빨대를 꽂아 이동하면서 마실 수 있는 게 매력 포인트다. 요즘 나들이철을 맞아 할인점에선 주류코너 베스트 상품으로 주목받고 와인이다.
지퍼 타입의 비닐 팩에 빨대를 꽂아 빨아 먹도록 만든 테이크아웃형 칵테일도 있다. 홍대 인근에 위치한 칵테일바 ‘비닐’에서 판매 중이다. 칵테일이 유리잔이 아닌 비닐 팩에 담긴 게 차이점이다. 비닐 팩이 튼튼한 재질이어서 빨대를 꼽은 뒤 춤을 추면서 마셔도 괜찮다고 한다.
![]() |
▶아직도 레스토랑에서 폭립을?=빨간모자 피자는 바이더웨이 편의점 1100개 매장에서 1인용 피자를 판매한다. 편의점용으로 피자가 나오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바이더웨이에서 구입할 수 있는 피자는 고구마 피자(2300원), 불고기 피자(2500원), 치즈 피자(2000원) 등 모두 3종이다.
베니건스, 토니로마스, 빕스 등 유명 패밀리 레스토랑도 인기 메뉴인 폭립(새끼돼지 갈비)을 대형마트나 TV홈쇼핑, 인터넷 쇼핑몰에서 통신판매한다. 베니건스의 폭립은 GS홈쇼핑에서 대박상품 목록에 이름을 올렸고, 토니로마스는 연간 4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 |
▶약사가 파는 껌과 사탕은 무슨 맛?=롯데제과에서 만든 ‘졸음 올 때 씹는 껌’을 비롯한 기능성 껌과 사탕은 소화제나 감기약처럼 전국 2만개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다. 슈퍼마켓에선 팔지 않고 약국에서 약사가 판매한다. 롯데제과는 이를 위해 대한약사회와 업무제휴도 체결했다.
소비자에게 기능성 식품의 이미지를 확신히 각인시킬 수 있는 이점을 갖고 있다는 게 롯데제과가 약국에서 껌과 사탕을 판매하는 이유다. 이 회사는 조만간 당뇨나 아토피 및 성인병 환자를 위한 기능성 과자도 약국에 공급할 방침이다. 올해 매출 30억원이고, 내년엔 40억원을 목표하고 있다.
최남주 기자(calltaxi@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