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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이윤우 대표이사 부회장 체제를 본격 가동하면서 기업 인수합병(M&A)에도 시동을 건다. 그 동안 내부적으로 몇 차례 M&A 검토에도 불구하고 두드러진 성과를 내지 못한 탓에 이를 언급하는 자체가 금기시됐었지만 차세대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조직 및 인적구성 등 전열을 정비해 보폭을 넓힐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 고위 관계자는 15일 “삼성전자가 이제 M&A에 나서야 하고 그렇게 되도록 신사업팀이 상당히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은 전날 발표한 사장단 인사에서 그룹에 소속돼 있던 신사업팀을 삼성전자로 가져오며 종합기술원장과 신사업팀장을 겸임하던 임형규 사장을 신사업팀장만 맡도록 했다. 새로운 미래 성장동력 발굴에 전념토록 하기 위해 겸임을 해제한 것으로 향후 신사업팀 인력 강화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삼성전자의 이런 선택에는 ‘반도체-휴대폰-LCD’로 이어지는 현금 창출원(캐쉬카우)은 세계시장에서 수위를 달리고 있지만 앞으로의 먹거리를 찾지 않으면 일류 기업으로서의 위상이 흔들릴 수 있다는 안팎의 위기의식이 깔려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최근 업력을 강화하고 있는 프린터 부문의 경우 시장규모가 기존 캐쉬카우보다 크다는 판단에 따라 3년 전부터 투자한 것”이라며 “이건희 회장 퇴진으로 그룹 차원에서 대규모 투자에 대한 신속한 결정과 집행의 시너지 효과가 떨어진다는 우려를 씻기 위해 신사업팀이 강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삼성전자는 M&A에 관한 한 성적을 내지 못했다. 지난해 하반기 이스라엘의 반도체 회사 인수에 성공한 것 외에 지난 10년간 이렇다할 성과없이 이른바 ‘삼성전자식 독자 경영’을 해왔다. 재계와 학계 등에서 섬성전자의 글로벌화에 속도를 내기 위해선 M&A에 나서야 한다는 조언에도 불구하고 정체 상태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M&A 실패로 손해를 많이 봐서 이에 대한 얘기를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신사업팀은 이에 따라 우선 상당 수준의 인력 강화가 점쳐진다. 그룹 소속 시절 삼성전자와 관련된 부문 뿐만 아니라 다른 계열사 임원과 직원들도 가세했던 점을 감안하면 전자 외의 부문에서도 신수종 사업을 발굴할 것으로 보인다. 그룹의 전략기획실에서 M&A 등의 업무를 맡던 기획부문 인력의 유입도 예상된다. 태양광 전지 소재 사업 등이 신사업군의 하나로 꼽히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신사업팀에는 현재 삼성전자 소속이 아닌 분들도 있어서 이들을 전자 소속으로 변경해야 할지 등을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임형규 사장이 오시면 이달 말께 신사업팀 인적 구성을 완료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홍성원 기자(hongi@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