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측이 주장하는 박씨의 행동은 유족들이 평소 알고 있던 모습과는 너무나 다르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박씨의 언니(55)는 평소 박씨 성격으로 미뤄볼 때 군 경계지역을 알리는 2m 높이 철제 펜스를 넘어갔다는 것부터 말이 안된다고 12일 말했다.
그는 "동생은 고양이도 무서워서 도망가는 사람이다.건장한 남자들조차 남의 땅에서 길을 가다가 펜스가 있으면 안 넘어 갈 것인 데 산책을 갔다는 중년 여성이 거길 왜 넘어가겠느냐"고 말했다.
아들 방재정(23)씨 또한 "어머니가 성격이 굉장히 조심스럽고 겁이 많아 장애물을 넘거나 우회할 분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유족들이 특히 북측의 주장에 따라 추산되는 박씨의 보행속도는 소가 웃을 일이라고 지적했다.
북측은 박씨가 해수욕장 백사장을 따라 군 경계지역을 표시한 철제 펜스를 넘어 기생바위가 있는 곳까지 왔다가 경고를 받고 되돌아가던 중 철제 펜스를 200m 앞둔 지점에서 총격을 받아 사망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박씨가 호텔을 빠져나가 피격당하기까지 움직인 동선이 호텔→해수욕장→철제펜스→기생바위 방면 1.2㎞→철제펜스 앞 200m에 이르는 구간이 거의 5㎞다. 체력이 좋지 않은 박씨가 30분 만에 이 거리를 주파하는 건 상식적으로도 맞지 않는다는게 유족의 주장이다.
아들 재정씨는 "어머니가 기력도 좋지 않고 평소 러닝머신도 잘 뛰지 못하는 데 어떻게 그리 빨리 뛸 수가 있겠느냐"며 "특히 기생바위에서 초병과 맞닥뜨렸다가 다시 펜스까지 1㎞를 잡히지 않고 달아났다는 건 더욱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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