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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비켜!".. 기업은행, 개인고객시장서 돌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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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비켜!".. 기업은행, 개인고객시장서 돌풍
  • 임민희 기자 bravo21@csnews.co.kr
  • 승인 2010.07.09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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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임민희 기자] 기업은행이 중소기업은 물론 개인영업 부문에서도 높은 실적을 올리며 무서운 상승 가도를 달리고 있다.

기업은행은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 3천765억원, 총자산 167조2천억원을 기록하며 은행권 4위를 차지했다. 특수은행이란 한계에도 불구하고 ‘상품경쟁력’을 앞세워 개인고객과 대출시장을 공략하면서 시중은행의 막강한 4강 체제를 무너뜨리는 저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기업은행의 상승세는 이제부터다. 향후 올해 개인고객 1천만명을 목표로 고객확보에 주력하는 한편, 8월초 퇴직연금 전문보험사 출범과 내년 지주사 전환을 목전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은행의 합류로 5강체제로 구축된 은행권 내의 치열한 순위경쟁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기업은행, 실적비결은 차별화된 '상품경쟁력'

기업은행은 지분구조상 특수은행, 국가소유라는 점에서 국책은행으로 분류되지만 최근 개인고객시장에 눈을 돌리면서 '상업은행'으로 이미지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올해 초 개인영업컨설팅팀을 신설하고 각 지점별 고객층을 분석, 신상품 출시에 주력했다. 실제로 기업은행은 'IBK 급여통장'과 'IBK 핸드폰 결제통장', 'IBK 서민섬김통장', 'IBK 스타일 카드' 등을 출시해 다른 은행과는 차별화된 상품으로 경쟁력을 강화했다.

또한 은행권에서는 유일하게 주택금융공사 'U-보금자리론'을 출시해 히트를 치기도 했다. 이 상품은 정식 출시 전부터 사전예약금만 4천억원을 기록하는 등 개인대출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이밖에도 스마트폰 시장을 겨냥해 하나은행에 이어 두 번째로 스마트폰 뱅킹 서비스를 내놓았고 휴대전화 번호나 사업자 번호 등 기억하기 쉬운 번호를 계좌번호로 지정해 평생 사용할 수 있는 ‘평생계좌 서비스’를 실시해 이용고객이 100만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기업은행은 올해 주택담보대출금리를 가장 빨리 인하(0.5%p)해 고객확보에 발 빠르게 대응했다. 그 결과 5월말 현재 기업은행 주택담보대출잔액은 12조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0.5%(1조 1천529억원) 증가했다. 반면, 국민은행은 4천300억원이 줄었고 우리은행은 840억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또한 기업은행의 예금잔액도 105조 4천147억원을 기록하며 국민은행(205조원), 우리(157조원), 신한(148조원)에 이어 4번째로 많은 액수를 기록했다. 이에 비해 하나은행은 (98조원)에 그쳤다.

개인고객 1천명 목전, 퇴직연금 보험사로 영역 확대

기업은행은 올해까지 1천만명의 개인고객 확보를 목표로 개인영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개인고객은 지난해 897만명을 확보했고 올해 5월말 현재 925만명을 기록 중이다. 또한 우량고객 확보를 위해 LG사옥에 점포를 냈고 지점수도 지속적으로 늘려 국내에만 620개의 지점이 영업을 하고 있다.물론, 기업은행의 고유기능인 중소기업 지원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은행권의 중소기업대출 94조원 중 58%를 기업은행이 지원했다. 중소기업들의 대출은 늘어났지만 기업은행은 꾸준한 리스크 관리를 통해 중기대출 연체율은 1.39%로 은행권에서 두 번째로 낮았다.

또한 글로벌 은행으로의 도약과 해외로 진출하는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해외지점 및 법인 설립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국제 금융중심지인 뉴욕과 런던, 동경에 일찍이 진출했고 중소기업이 많이 나가있는 중국(7개 네트워크 구축)과 베트남(2개 네트워크) 등 아시아권에도 지점을 확대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보험사로 영토 확장을 준비 중이다. 지난 5월 금융위원회로부터 자본금 900억원 규모의 'IBK연금보험‘에 대한 예비허가를 받았다. 사업인가가 나오면 이르면 8월 초 중소기업 퇴직연금(개인연금 포함) 전문 보험사로 출범할 예정이다. 기존 종합보험사와 달리 중소기업 퇴직연금보험에 특화된 단종보험사다.

이로써 기업은행은 은행․증권․보험․자산운용 등을 모두 갖춘 종합금융회사로 거듭나게 된다. 금융지주사 설립을 위한 기본토대가 갖춰진 만큼 내년에는 지주사 전환 가능성에 기대를 모으고 있다.

변신의 주역 윤용로 행장..재연임 관심

기업은행의 눈부신 성장에는 윤용로 기업은행장의 숨은 공로를 빼놓을 수 없다. 2007년 12월 취임한 윤 행장은 지난 2년 반 동안 지속적으로 영업점을 방문해 현장직원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트위터, 메신저 등을 통해 직원들과의 소통을 즐겼다.

또한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직원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휴대폰 결제통장'과 'IBK하이카드' 등과 같은 인기상품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윤 행장은 기업은행의 이미지 변신에도 상당한 공을 들여왔다. 그는 기업은행을 국책은행이 아닌 '특별한 시중은행'으로 봐달라며 공정경쟁 여건이 마련되면 시중은행보다 생산성과 수익 측면에서 좋은 결과를 선보일 것이라고 자신하기도 했다.

올해 12월 21일 임기만료를 앞둔 윤 행장은 남은 6개월 동안 공격영업을 통한 실적향상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전임자인 고(故) 강권석 행장도 연임에 성공한바 있어 윤 행장의 연임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기업은행이 좋은 실적의 비결은 '상품경쟁력' 때문"이라며 "개인고객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는 건 사실이나 이는 안정적인 수신기반을 확보해 본연의 기능인 중소기업 지원을 더 잘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지주사 전환은 정부가 결정할 사안으로 아직 확정된 바 없지만 기업은행이 지주사로서의 기본 뼈대를 갖췄기 때문에 시중은행과 동등한 경쟁을 위해 지주사 설립이 필요한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라며 윤 행장의 연임여부에 대해서도 "대통령 권한이라 은행에서 언급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기업은행의 성장은 시중은행에 위협이 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과제는 남아 있다. 은행의 영업비중이 80% 이상 중소기업에 편중되어 있고 가계대출을 늘린다고 해도 30% 이상을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국책은행이란 보수적 이미지 탈피도 관건이다.

산업은행처럼 민영화가 언급되고 있으나 2012년 이후 논의키로 한 만큼 이러한 한계를 뛰어넘을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다. 변화의 기로에 서 있는 기업은행이 시중은행과의 승부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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