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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당무계]"다단계로 돈 벌려면 학자금대출 받아 물건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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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당무계]"다단계로 돈 벌려면 학자금대출 받아 물건 사~"
  • 지승민기자 jsm63@csnews.co.kr
  • 승인 2011.07.06 08: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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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방학을 맞아 용돈을 벌고자 하는 대학생들을 현혹시키는 다단계 상술이 기승을 부리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소비자에게 공제조합에 가입된 합법적 다단계 판매업체라는 명목을 내세워 고수익 보장을 운운하며 판매자로 등록시킨 후 상당한 액수의 상품구입을 유도하고 있는 것.

6일 부산 북구 구포3동에 사는 장 모(남.23세)씨는 2주 전 오랜만에 연락 온 친구가 괜찮은 일자리가 있다는 말에 W기업을 방문했다가 곤란한 상황에 놓였다며 도움을 청했다.

장 씨에 따르면 업체 측은 일단 회원에 가입하면 2∼6개월 안에 한 달에 500만원, 최대 1천만원의 수입이 보장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600만원 어치의 제품을 사야한다고 설명했다고.

장 씨는 “직원들의 끈질긴 설득으로 오전 10시부터 저녁 8시까지 사업장에 붙들려 교육을 받았다”며 “대학생이라 제품 구입비가 부담이 된다고 하자 규정상으로는 대학생의 회원가입이 안 되지만 일일이 확인하지 않는다며 제품 구입비를 충당할 학자금 대출을 권유했다”고 털어놨다.

당시의 상황을 빨리 벗어나고 싶었던 장 씨는 일단 회원으로 가입해 업체가 제시한 카탈로그에서 600만원어치의 판매상품을 고른 후 결제는 하지 않은 상태에서 도망치다시피 사업장을 나와 친구에게 즉각 탈퇴시켜 줄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이미 600만원이 회사 돈으로 결제됐으니 환불을 받으려면 본인이 방문해야 한다"는 황당한 답변을 들었다고.

장 씨는 "쉽게 용돈 벌려고 하다 큰일날 뻔 했다"며 "직접 결제한 금액은 없지만 회원 가입 시 주민등록등본과 주민등록증 복사본을 제출한터라 찜찜한 마음이 가시지가 않는다"며 불안해했다.

이에 대해 업체 관계자는 “신규 회원에게 다량의 제품구입을 강요하거나 대학생들을 끌어들여 대출 받을 것을 권유하는 등 강제성을 띠는 영업형태로는 다단계 사업이 유지될 수 없다”며 “대학생들이 돈을 벌 욕심에 신분을 속이고 회원을 가입하는 경우 오히려 부모들이 제기한 민원으로 종종 곤란을 겪는데 대출권유라니 말도 안 된다”고 부정했다.

이어 “다만 지점이 여러 곳이다 보니 지점마다 영업방식에 차이가 있을 수 있으며 이를 본사에서 모두 컨트롤하기는 어렵다”며 “소비자 상담실을 통해 불만사항 등을 접수하면 대부분 쉽게 해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서울YMCA  안티피라미드 관계자는 “많은 다단계 판매업체들이 회원들의 부당한 영업형태를 묵인하고 있다”며 “교육장을 빠져나가지 못해 발생하는 강제가입 등의 피해 역시 당사자를 잡아 두는 사람이 안면이 없는 직원이 아닌 ‘친구’라는 특성 때문에 법망을 피해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판매자로 등록한 후 3개월 이내에는 구입한 제품에 대한 환불이 가능하나 업체 측이 상품훼손을 문제 삼을 수 있으므로 원형보존에 유의해야 한다”며 “합법 다단계업체라고 할지라도 공제조합 명의의 공제번호통지서를 꼭 받아둘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지승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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