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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지널-제네릭 가격이 똑같아?…제약산업 '초토화'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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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지널-제네릭 가격이 똑같아?…제약산업 '초토화' 충격
  • 양우람 기자 ram@csnews.co.kr
  • 승인 2011.07.05 09: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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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거래가상환제, 리베이트 약가인하 등으로 국내 제약사들의 주름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복지부가 또 다시 특허만료에 따른 약가 인하율을 하향 조정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제약업계가 충격에 빠졌다. 

업계는 이러한 복지부의 방침이 당장 보험재정의 안정화에는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다국적제약사의 경쟁력을 높이는 반면 국내 제약사의 몰락을 불러올 것이라며 노심초사하고 있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복지부는 그동안 약가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해 오며 특허만료시 오리지널과 제네릭 약가를 동일수준으로 하향 조정하는 것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하율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특허만료시 오리지널은 최초 등재가의 50% 수준으로 가격을 낮추고 나머지 제네릭에 대해서도 동일한 정도의 가격을 책정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는 것.

현행 약가 제도에서는 특허만료 이후 퍼스트 제네릭이 등장하면 오리지널은 최초 등재가격의 80%로 약가가 조정된다.

제네릭의 경우 처음 다섯 번째 순번까지는 68%, 여섯번째 부턴 최하 제네릭 가격의 90%로 약가가 책정된다.

현재 복지부가 검토하고 있는 방안은 오리지널과 제네릭에 상관없이 특허만료시 일괄적으로 최초 가격의 50%로 의약품 가격을 내리는 방식이다.

가령 1000원에 등재된 신약은 특허가 만료되면 이전까지 오리지널 800원, 제네릭 612원∼680원의 급여가 인정돼 왔지만 이 제도가 시행될 경우 일괄적으로 500원으로 하향 조정된다는 의미다. 

이러한 약가 정책의 변화 조짐이 감지되자 국내 제약사들을 중심으로 커다란 반발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오리지널 의약품 보다는 상대적으로 약가인하의 폭이 작지만  피해는 고스란히 제네릭 생산이 많은 국내 제약사 몫이 될 것이라는 우려다.

의사들의 오리지널 선호 현상이 뿌리 깊은 상황에서 제네릭 의약품의 가격 경쟁력마저 사라진다면 대다수의 국내 제약사들은 다국적 제약사에 밀려 살아남을 수 없다는 분석이다. 

예컨대 오리지널이 특허만료에 따라 가격이 500원으로 낮아진다면 제네릭을 보유한 회사들은  현재의 시장을 유지하기 위해 400원 안팎으로 자진해서 약가를 조정할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현재 국내 제약산업은 제네릭 의약품을 중심으로 꾸려지고 있는 상황. 114년 역사를 가진 산업이지만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개발된 신약은 단 15개에 불과하다. 

반면 해마다 외국 제약사로부터 국내에 도입되는 신약은 약 20종에 달한다. 

때문에 이번 복지부가 검토하고 있는 방안이 시행될 경우 국내 제약산업에 큰 위협을 가져오고 반대로 다국적사의 배를 불려주는 결과를 초래하리라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제약사 관계자는 “오리지널과 동일하게 50%선으로 약가를 인하하는 것은 제네릭 제약사에게 원가 이하로 제품을 팔라는 말과 같다”며 “국내 제약사의 원료합성 기술은 세계적인 수준인데 이를 통해 재원을 마련하지 못할 경우 신약 개발은 더욱 요원해 진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현재 약가 인하와 관련된 논의가 있다는 점을 인정할 뿐 세부적인 내용에 대해선 입을 닫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약가 인하율 조정을 검토하는 것은 맞지만 구체적인 인하율과 방안은 정해진 바가 없다”고 말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양우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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