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국내증시가 대내외적인 변수에도 불구하고 코스피 2200선을 돌파하는 등 거침없는 행보를 보인 가운데 금융주는 고전을 면치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바닥을 다지고 오름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전망을 빗나간 셈이다. 일각에서는 하반기 내수 경기 호전 가능성과 정책 불확실성 완화 등으로 투자심리 개선을 예상하고 있지만 금융주의 전망은 여전히 밝지 않다는 게 상당수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주는 올 상반기 증시의 유망주로 꼽힌데 이어 하반기 상승 기대 업종으로 부각되고 있다.
정부의 가계부채 및 저축은행 종합대책 발표 등으로 불안심리가 완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하반기 내수경기 개선에 따른 실적 호조가 점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 위기 및 국내 부실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처리 문제 등 불확실성이 남은 상태에서 고전이 예상되고 있다.
12일 은행의 간판인 KB금융과 신한지주의 주가는 각각 전일대비 -2.39와 -1.2 하락하는 등 전 은행주가 약세를 보였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상반기 은행주는 미분양리스크 및 저축은행 구조조정 등 건전성에 대한 우려로 약세를 보였다”며 “하반기에는 성장이 주가등락의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 대출 규제 등으로 성장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하나금융지주와 외환은행 인수계약이 연기된 데다 산업은행의 민영화 방안이 요원해지는 등 은행권의 악재가 끊이지 않고 있어 주가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평가다.
보험은 금리 인상에 따른 수익개선 기대감으로 이목을 끌었지만 삼성생명은 여전히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증권주의 경우 헤지펀드 도입의 난제를 앞두고 있어 종목별로 판단이 엇갈리고 있다. 특히 최근 불법거래 등으로 도마에 오르고 있는데다 관련 규제가 계속 이어지고 있어 추세상승으로 가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금융주가 과도하게 저평가 됐다고 평가하며 저가 매수 기회를 언급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대내외적인 요인이 금융업종에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업계 전문가는 “하반기 금융권의 악재가 줄어든다고 해도 정권 말 민심을 잡기위한 정부의 강도 높은 금융정책이 우려된다”며 “저축은행 구조조정 등 불확실성이 걷히지 않은 상황에서 섣부른 기대를 갖는 것은 무모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김문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