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 2위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을 이끄는 이건희 회장과 정몽구 회장의 리더십을 평하는 재계의 시선은 사뭇 다르다.
이건희 회장은 '변화와 혁신의 리더십'으로 정몽구 회장은 '뚝심의 리더십'으로 통한다.
재계의 시선으로만 봤을 때 이 회장과 정 회장은 상반된 느낌이 다분하다.
하지만 두 사람의 리더십에도 공통분모가 자리잡고 있다. 바로 품질과는 타협하지 않는 품질경영이다.
최근 조직 내 부패 척결에 팔을 걷어 부쳤던 이건희 회장이 이번에 품질경영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이회장의 품질경영 DNA가 발현되고 있다.
삼성테크원의 공기압축기 자발적 리콜과 관련 일부 제품의 품질 불량 문제를 알고도 관행으로 치부해 시정 조치를 하지 않은 임직원이 곧바로 인사조치 됐다.
삼성 관계자는 "이 회장은 평소 '품질에 대해서만큼은 한 치의 양보도 있을 수없다'고 강조한다"고 귀띔했다.
2009년 폭발한 지펠 냉장고의 대대적인 리콜 조치 또한 삼성 측의 늑장 대응에 화난 이건희 회장의 격노로 20일 만에 이뤄지게 됐다.
지난 1993년 '마누라와 자식 빼고 모두 바꿔라'는 신경영을 선포한 것도 금형불량으로 접촉면이 맞지 않자 직원들이 칼로 플라스틱을 긁어내는 세탁기 제조과정이 담긴 비디오를 우연히 본 뒤였다.
정몽구 회장이 가장 중요시하는 경영철학 또한 품질이다. 정 회장은 품질경영회의를 직접 주도하고 신차와 관련해서는 직접 품질을 체크할 정도다.
올 상반기 베스트셀링카인 신형 그랜저도 당초 작년 말 출시될 예정이었지만 품질에 만전을 기하라는 정 회장의 한 마디에 해를 넘겨 판매가 시작됐다.
취임 초기였던 1999년 해외에서 신고 된 하자보고서가 며칠째 처리되지 않는 것으로 보고는 즉시 해외품질상황실을 설립키도 했다.
2003년 오피러스 수출을 앞두고 남양연구소를 찾아 미세한 소음을 확인한 정 회장은 수출계획을 늦추고 저소음 엔진을 장착하도록 한 일화는 유명하다.
지난달 말 미국 시장에서 사상 처음으로 점유율 10%를 달성한 현지 임직원 격려차 앨라배마와 조지아공장을 찾은 정 회장은 어김없이 "품질을 더욱 중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 임원이라면 품질 문제가 터질 경우 언제든 자리를 내놓을 각오를 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유성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