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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 때문이야’ 우루사 대박 광고비는 소비자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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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 때문이야’ 우루사 대박 광고비는 소비자 부담?
  • 양우람 기자 ram@csnews.co.kr
  • 승인 2011.07.15 09: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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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2시를 훌쩍 넘긴 시간. 업무에 몰두해 있던 한 회사원이 그제서야 기지개를 켠다. 하지만 상사의 잔소리, 신규 프로젝트 제안서, 반복되는 야근 등 그를 피곤하게 만드는 일들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그 때 활기찬 모습으로 화면에 등장하는 차두리. 친근한 웃음과 함께 신나게 노래한다.  “간 때문이야, 간 때문이야, 피곤은 간 때문이야”

차두리는 이런 피로 쯤이야 간만 건강해지면 해결된다며 손에 무언가를 들고 슈퍼맨처럼 날아 오른다. 바로 대웅제약의 간기능 개선제 ‘우루사’ TV 광고의 한 장면이다.

광고는 대히트했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간 때문이야’ 노래에 중독됐고 덕분에 광고가 방영된지 얼마지않아 노래방, 휴대폰 벨소리에도 모습을 드러냈다. 

개그 프로그램과 유명 연예인들의 갖가지 패러디에도 등장하는 호사를 누렸다.

가히 ‘간 때문이야’ 열풍이라고 해도 과장이 아니다.

인상적인 노래와 호감도가 높은 차두리의 기용이 광고를 히트시킨 일차적인 요인이겠지만 히트 CF를 신드롬으로 까지 이끈데는 대웅제약의 노력도 만만치 않다. 

대웅제약은 ‘간 때문이야’ TV 광고가 큰 인기를 끌자 지면 광고 강화, 편곡 페스티벌, UCC 공모전 등으로 보다 높은 호흥을 이끌어 내기 위해 분위기를 몰아갔다.

광고의 인기는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 우루사의 지난 1분기 매출은 90억원 가량.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2배 가량 늘어났다. 이번 2분기에는 100억원 돌파가 예상돼 그야말로 대웅제약의 효자 품목으로의 입지가 탄탄해졌다.

대웅제약 삼성동 본사 입구에서 우루사를 들고 활짝 웃고 있는 차두리처럼 대웅제약 역시 그 덕분에 큰 웃음을 지을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우루사가 꼭 필요한 피곤한 사람들에게 얼굴을 찌뿌리게 할만한 소식이 들려온다. 우루사 가격이 이르면 내달부터 10% 가량 인상된다.

대웅제약 측은 우루사의 주성분인 우루소데옥시콜린산(UDCA)의 가격이 올랐고 몇 년 동안 제품가격이 동결돼 물가 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했다는 점을 들어 가격인상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세간의 시선은 여간 떨떠름하지 않다. 수많은 광고 공세와 부대 이벤트에  쏟아 부은 비용을 제품가 인상으로 벌충하려 하는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 때문이다.


대웅제약이 우루사 판촉을 위해 쏟아 부은 비용은 약 4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회사 측은 우루사 총 매출에서 광고비가 차지 하는 비중이 높지 않은 편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고가의 모델을 기용한 의약품 광고가 주요 시청 시간대에 수십차례 반복적으로 방영되는 것은 드문 경우라 설득력을 잃고 있다.

국민적인 사랑을 받은 CF로 한껏 제품의 인지도와 판매량을 끌어 올린 후 가격을 올리는 것은 괘씸한 장삿속이라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대웅제약 측은 우루사의 가격인상 계획은 올초부터 논의돼 오던 사안으로 제품의 판매가 늘어난  것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이 주장이 사실이더라도 소비자들의 입장에서는 우루사의 가격 인상이 아쉽게 느껴지는 것은 어쩔수 없다. 


대웅제약이 소비자들의 거부감속에서도 가격 인상을 단행하는 것은 시장 점유율과 제품 인지도가 급속하게 커진 상황에서 다소 가격적인 경쟁력을 잃는다 하더라도 큰 문제가 없으리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한마디로 ‘간 때문이야’를 통해 쌓아올린 브랜드 인지도가 가격이라는 단일 요인으로 급격히 무너지지는 않으리라는 분석인 것이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눈높이는 다를 수있다.


지난 2001년 남양유업이 소비자들의 불매운동에 시달린 적이 있었다.


지금은 고인이 됐지만 남양유업이 당시 최고의 몸값인 고 최진실씨와 8억원 모델료를 주고 광고 계약을 체결했다는 미확인 뉴스가 터지면서다.


소비자들은 최진실씨의 그 비싼 모델료가 제품값에 전가된다며 비난글을 도배했고 '그돈으로 제품값이나 내리라'며 불매운동까지 펼쳤다. 결국 없던일이 돼버렸지만 광고와 제품 가격을 연관짓는 소비자들의 시각은 여전히 날카로운 날을 세우고 있다.  


흔히 갑작스럽게 얻은 인기는 모래성에 비유된다. 대웅제약이 우루사의 폭발적인 인기를 가격 인상의 기회로 삼기전에 제품 자체의 경쟁력을 되돌아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싶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양우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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