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영 OCI(옛 동양제철화학)그룹 회장의 장남인 이우현 OCI 부사장<사진>이 올 2분기 실적부진을 딛고 태양광사업에 팔을 걷어부치고 나섰다.
OCI는 올 2분기 영업이익이 1분기에 비해 12%나 빠졌다. 순이익은 17%나 뒷걸음질 쳤다. 태양전지의 주원료인 폴리실리콘 실적이 부진했고, 공장 가동률 저하에 가격조차 하락했기 때문. 석유석탄화학 사업도 유가상승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인상분이 판매가격에 반영되지 않아 수익성 악화에 한몫했다.
그러나 OCI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폴리실리콘 재고량이 증가함에 따른 단기적인 실적부진으로 판단, 앞으로 고순도 폴리실리콘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 부사장은 1년의 절반 이상을 해외 출장길에 오르며 매출을 좌우하는 수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13일 OCI는 신한금융투자증권에서 기업설명회(IR)를 열고 올해 2분기 경영실적을 공개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OCI는 올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조 1천750억원, 3천62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1분기에 비해 매출액은 1% 증가했지만, 영업익은 12%나 감소했다. 2분기 순이익은 2천760억원으로 3천310억원을 달성했던 1분기보다 17% 뒷걸음질 쳤다.
그동안 OCI는 실적이 고공행진을 거듭했지만, 이번 성적표는 시장에서 예측한 수준을 하회할 정도로 부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OCI는 2007년까지만 해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조3천600억원, 1천811억원 정도였지만 4년만에 각각 2조6천억원, 7천170억원으로 급증하는 경이적인 실적을 올렸다.
증권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는 지난 12일 OCI의 2분기 실적발표에 앞서 예상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1조 1891억원, 4천5억원 예상했다. 지난 1분기에 비해 매출액은 2.6%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2.2%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상황은 더 심각했던 것.
이 부사장은 이를 의식한 듯 "2009년부터 불기 시작한 태양광사업 붐에 힘입어 지난해 막대한 투자가 전세계적으로 이뤄졌다"며 "문제는 이로 인해 3~6개월치의 폴리실리콘 재고가 쌓이면서 수급이 원활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단기적인 실적저하일뿐이라는 설명이다.
이번 실적이 지난해 2분기 매출액(7천980억원)과 영업이익(2천180억원)에 비해서는 각각 47%, 66% 상승했다는 것을 재차 강조했다. 순이익의 경우 1년 사이에 1천60억원에서 2천760억원으로 160%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이 부사장은 "10N 수준의 고순도 폴리실리콘을 생산하는 기업은 OCI를 포함해 전세계적으로 5개사에 불과하다"며 "전반적으로 폴리실리콘이 과도하게 공급된 상황임에도 불구, 전세계적으로 고효율 태양전지를 원하는 고객이 늘어나면서 고순도 폴리실리콘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특히 이 부사장은 "자본총액이 1조원에 불과했던 2007년에 태양광사업을 위해 7천400억원이나 투입했다"며 "앞으로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20%대의 시장점유율을 유지해나갈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OCI는 국내 폴리실리콘 생산 규모 1위지만 헴록(미국), 바커(독일), GCL-폴리(중국)에 이어 세계 4위 업체다. 헴록과 바커는 현재 1만t 이상 증설을 계획중이며, GCL-폴리는 2만5천t의 대규모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OCI는 3위 업체인 GCL가 시장점유율을 19%에서 최근 22%로 확대함에 더 이상 격차가 벌어지지 않도록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 부사장은 삼성, LG, 한화 등에 대해 직간접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이 부사장은 "수직계열화를 운운하는 (폴리실리콘) 후발주자의 경우 선투자가 이뤄질지 의문"이라며 "그렇다면 선수금을 받지 못하고 장기공급계약조차 따내지 못할 수 있다"고 충고했다.
OCI는 독일, 미국에서는 80~90달러선인 생산단가를 70달러에 맞추고 있어 가격경쟁력을 갖고 있다. 이 부사장은 "장기선수금도 26달러 정도라 실제로 회사가 감당하는 비용은 44달러에 불과하기 때문에 공장 설립 등에 필요한 현금운용에 있어서 절대적으로 유리하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에서는 오랫동안 수종산업 역할을 한 반도체·LCD가 성숙기에 접어들어 성장모멘텀이 떨어진 상황에서 태양광산업이 대체 수종산업으로 부상했다. 삼성, LG, 한화, 웅진그룹 등이 신성장 동력사업으로 잇따라 태양광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이들 기업은 수직계열화를 통해 태양광사업의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윤주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