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EU 자유무역협정(FTA) 성립으로 관세 인하 등 각종 장벽이 낮아지면서 자동차업계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한국자동차업체들이 유럽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유럽 브랜드들도 이 기회에 한국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럽과 한국 자동차 모두 한-EU FTA의가장 큰 수혜를 입게 되지만 한국의 유럽 수출 효과가 더 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EU FTA의 최대 수혜 업종은 국산자동차?
현대자동차는 올해 1~5월까지 유럽 시장에 총 16만1천588대를 수출했다. 상반기 전체로는 약 20만 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같은 기간 기아자동차의 유럽 수출 대수는 11만231대이다. 상반기 결산 13만여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지엠은 상반기 수출량 34만4천465대 중 절반이 넘는 18만대를 유럽에 수출할 정도로 유럽 시장 비중이 높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유럽, 특히 서유럽은 앞으로도 우리의 주 공략대상이다”고 말했다.
웨인 브라운 쉐보레 유럽 총괄 사장은 “쉐보레 브랜드의 전체 유럽 판매량 중 한국지엠의 점유율이 무려 98%에 달한다”면서 “2015년에는 유럽에서의 쉐보레 판매 대수가 1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만약 한국지엠의 비중이 그대로 유지된다면 4년 후에는 유럽 판매량이 98만대로 대폭 늘어나는 셈이다.
르노삼성자동차의 상반기 유럽 판매 대수는 1만6천대이며, 쌍용자동차는 4850여대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유럽 시장의 전망은 매우 밝은 편”이라며 “앞으로 단계적으로 관세가 철폐됨에 따라 판매량은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차후 유럽 시장에서 한국 자동차업체의 앞날이 ‘장밋빛’이라는 것은 업계뿐 아니라 정부, 주식투자자 등 모두의 공통된 시각이다.
김세중 신영증권 이사는 “한-EU FTA의 최대 수혜 업종은 자동차와 자동차부품업체이다”고 말했다. 
◆유럽 브랜드 한국 판매도 쑥쑥
BMW, 벤츠, 폭스바겐, 아우디, 푸조, 볼보 등 유럽차 수입업체들은 최근 불고 있는 외산차 붐에 더해 FTA로 인한 관세 인하를 등에 업고 시장공략에 일층 속도를 내고 있다.
외산차 중 국내서 가장 높은 시장점유율(23.49%)을 자랑하는 BMW코리아는 올해 상반기 판매 1만2천136대로 전년동기(6901대)보다 2배 가까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9천222대, 폭스바겐코리아는 6천592대, 아우디코리아는 4천858대를 판매했다.
4개 업체는 각각 국내 수입차 시장점유율 1~4위를 차지해 국내 시장에서 유럽차의 위상을 실감케 했다.
한불모터스(푸조)의 올해 상반기 판매량은 1천370대, 볼보코리아는 792대였다.
유럽차 수입업체 중 볼보를 제외하고는 모두 전년동기보다 판매량이 증가했다. 이들은 또 단계적인 관세 인하 등 장벽 철거를 통해 매출이 계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수출증가율이 유럽차 수입 앞지를 것"
올해 상반기 우리나라에서 유럽으로 수출된 자동차는 총 47만2천669대(현대·기아차는 1~5월 집계)이며, 같은 기간 유럽차 수입업체의 국내 총 판매 대수는 3만4천970대이다.
자동차업계에서는 관세 인하가 당장 하반기에 큰 효과를 보이지는 않겠지만, 장기적으로 한국차의 수출이나 유럽차의 국내 판매 모두 꾸준한 매출 증대로 이어질 것이라는 데 인식을 함께 하고 있다.
특히 유럽에서 국내 자동차 브랜드의 인지도 상승과 국내 젊은 여성 등의 외산차 붐이 이런 현상에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 4년 내에 양국의 거래 물량이 3배 이상으로 급증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조수홍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플러스-마이너스가 존재하지만, 전체적으로 우리나라의 유럽 수출 증가도가 더 높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안재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