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제일은행의 노사 갈등이 장기화 되고 있는 가운데 이렇다 할 협상을 거두지 못하면서 이 은행 고객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은행권 최장기 파업의 여파로 금융 소비자들이 등을 돌리고 있는 만큼 자칫 파업이 길어질 경우 국내에서 설자리를 잃어갈 수도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우려다.
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SC제일은행 노조의 파업은 5주를 넘어가며 금융권 사상 최장기 파업 기록을 경신했다.
특히 금융노조가 노사간 중재에 나섰지만 사측이 한치의 양보없이 기존 입장을 고수하자 협상 중단을 선언해 사태가 장기화될 전망이다.
지난달 21일 리처드 힐 SC제일은행장과 김재율 노조위원장의 대표자 교섭이 결렬된 이후 전국금융산업노조 측과 사측이 세 차례에 걸쳐 협상을 벌였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한 상태다.
SC제일은행 노조 관계자는 “사측의 태도는 OECD에서 정한 노사관계를 위반한 것으로 최근 노동부에 제소했다”며 “금융노조에서도 포기할 정도인 만큼 사측과의 갈등은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노사간 대립의 쟁점은 2010년 임단협의 조건으로 사측이 성과연봉제를 주장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사측은 성과연봉제 도입 문제는 태스크포스(TF)를 통해 논의하는 방안을 고려하겠다고 밝혔지만 추가적으로 상설명예퇴직제도와 후선발령제도 수용을 주장했고 최근까지 이렇다 할 협상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에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금융권에서 SC제일은행은 점차 설자리를 잃어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실제 파업 이후 42개 지점을 임시 영업 중단한 SC제일은행은 한때 1조원의 예금이 빠져 나갔다. 또한 국제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가 최근 SC제일은행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조정하는 등 이미지에 타격을 입고 있다.
노사가 강경한 태도를 굽히지 않고 있어 금융당국 역시 적극적인 중재에 나설 수 없다는 입장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이미 고객의 신뢰를 상당수준 잃은 데다 금융당국도 중재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어 파업이 장기화될수록 불리해질 것”이라며 “노조와 사측이 합의점을 찾고 고객의 신뢰를 회복해야 하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고객도 더 이상 용납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한 은행이 장기파업을 하는데도 금융시장에 이렇다할 동요가 일어나지 않고 있는 것은 이미 이 은행의 위상이 크지 않음을 입증하는 것일 수도 있다. 게다가 이제 제일은행의 파업은 국민들의 관심대상에서도 멀어져 가고 있다는 점을 이 은행 관계자들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한편, 많은 노조원이 강원도 속초에서 파업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따라 6월27일부터 7월19일까지의 급여를 지급받지 못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김문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