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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회장의 MRO사업 해법 '신선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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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회장의 MRO사업 해법 '신선하네'
  • 김현준 기자 realpeace@csnews.co.kr
  • 승인 2011.08.09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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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 최태원 회장이 자사의 소모성자재구매대행(MRO) 사업을 정리하기로 결정했다. 높은 지분 가격 때문에 매각주체를 찾기조차 어려워 곤란을 겪고 있는 삼성에 비해 SK는 그동안의 사회적기업 지원 흐름과 연관한 해법을 내놓아 눈길을 끌고 있다. SK의 MRO사업은 연내에 사회적기업으로 재탄생될 예정이다.

SK는 그동안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어 왔던 MRO사업 처리를 놓고 매각 등 여러 방안을 놓고 고심해왔으나 가장 실효성이 높다고 판단된 사회적기업으로의 전환을 결정했다.

사회적 기업이란 이윤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일반적인 기업과 달리 취약계층에게 일자리나 사회서비스 제공 등 사회적 목적을 추구, 이를 위한 영업활동을 수행하는 기업이다.

SK의 MRO사업을 담당해왔던 MRO코리아는 지난 2000년 7월 SK네트웍스와 미국그레인저 인터네셔널사가 51대 49의 비율로 합작해 설립한 회사로 지난해 1천2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SK는 그레인저 측 지분 49%를 마저 인수한 후 사회적기업 형태로 운용할 계획이다.

SK 측은 "MRO코리아가 사회적기업이 되면 일단 직원을 채용해도 소외ㆍ취약계층을 중심으로 하게 될 것"이라며 "사회적기업의 효율적 운영에 맞는 지배구조와 경영구조를 갖추는 등 기업 경영방식에서도 완벽함을 추구해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을 방침"이라고 전했다.

SK는 이번 결정이 전적으로 최태원 회장의 의중에서 비롯됐다고 강조했다. MRO사업이 논란거리로 떠오르던 지난달 중순 최 회장이 이익을 사회에 환원할 수 있는 사회적기업 형태를 검토하라고 지시했다는 것이다. 이미 2005년부터 다양한 일자리 창출사업과 사회적기업 지원 등을 통해 지난해 말까지 모두 6천여 개의 사회적 일자리를 만들어 왔던 데다 지난 5월에는 고용노동부가 추진 중인 '사회적기업 지원 펀드'에 대기업 1호로 5억원의 투자를 결정한 경험이 있는 SK라 이번 결정이 새롭지만은 않다는 입장이다.

또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중소기업의 영역을 침범한다는 사회적 비난에 더해 정부까지 과세 방안을 강구하는 등 명분상 부담이 큰 상황에서 그룹 전체 매출로 보면 미미한 사업을 유지함으로써 기업 이미지를 깎아내릴 필요가 없을 것으로 분석했다는 해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회적 흐름상 앞으로도 그룹 내 MRO를 정리하는 대기업들이 늘어날 것"이라며 "높은 비용 탓에 매각 대상을 찾기도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사회적기업으로의 전환을 꾀한다는 SK의 판단은 상당히 실효성이 높다"라고 전했다.

SK가 MRO코리아를 사회적기업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어렵지 않다.

사회적기업육성법 제9조에 따르면 인증요건을 갖춘 뒤 고용정책심의회의 심의를 거친 고용노동부 장관의 인증을 받으면 된다.

인증요건에는 ▲취약계층에게 사회서비스 또는 일자리를 제공하거나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등 사회적 목적의 실현을 조직의 주된 목적으로 할 것, ▲서비스 수혜자, 근로자 등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의사결정구조를 갖출 것, ▲회계연도별로 배분 가능한 이윤이 발생한 경우에는 이윤의 3분의 2 이상을 사회적 목적을 위해 사용할 것 등이 포함된다. 즉, 근로자의 30% 이상을 저소득층·고령자·장애인 등 취약계층으로 고용해야 하고 전체 이윤의 2/3 이상을 공익적 목적으로 환원하면 되는 것.

사회적기업 지원기관인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관계자는 "사회적기업이라면 다른 기업형태와 차별적인 부분이 있어야 한다"며 "단순히 인증에 필요한 형식적 요건만 갖추는 것이 아닌 사회적기업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정성적인 요건도 감안해서 결정한다"라고 전했다. 이어 정성적 요건에 대해 "기업의 현황에 따라서 다르지만 회사 지분 중 얼마 이상을 지역단체에 기부하는 등 방안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SK 관계자는 "일단 법령상의 인증조건을 만족시키기 위해 준비 중"이라며 "2~3개월 안에 세부안을 짜고 연내에 사회적기업 형태로 출범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마이경제뉴스팀/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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