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하기 
[시승기]스포츠카 본색의 패밀리카-쏘나타 터보 2.0
상태바
[시승기]스포츠카 본색의 패밀리카-쏘나타 터보 2.0
  • 김용로 기자 jjimcarrey@hanmail.net
  • 승인 2011.11.22 08: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년 전 YF쏘나타가 첫 선을 보일 때 기자는 발표회장에서 현대차 고위관계자와 잠깐 대화를 나눌 기회를 얻었다. 그때 그가 밝힌 내용을 되돌아보면 미국시장에서도 6기통모델은 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미국 중형차시장에서 4기통모델은 기본형으로 저렴하게, 6기통모델은 고성능, 럭셔리모델로 포지셔닝되면서 판매되고 있었다. 닛산, 혼다, 토요타등 모든 회사가 간판차종에 V6 3.5리터급 엔진을 얹어 판매하고 있었는데 이 트렌드를 깨겠다는 것이였다.



당시의 의문은 "어떻게?" 였는데 그는 정확한 답변은 주지 않았다. 그 의문은 오래지 않아 풀리게 됐다. 바로 4기통 2.0엔진에 터보차저를 얹어 출력을 높인 엔진을 탑재하는 것이다. 터보차저는 엔진에서 나오는 배기가스의 압력으로 압축기(터보)를 돌려 엔진으로 들어가는 공기를 고압으로 압축해  더 많이 주입함으로써 출력을 높여주는 장치다. 이미 사브, 아우디, VW등에서 널리 사용되었고 우리나라도 90년대 스쿠프에 처음 도입됐고 가장 최근모델로는 제네시스 쿠페 2.0모델에 장착됐다.


배기량은 적게 유지하면서 출력을 높이면 여러가지 이점이 있다.


일단 배기량에 따라 달라지는 개별소비세때문에 2000cc미만의 차량은 구입비가 저렴하다. 그리고 보유단계에서 내야하는 자동차세 또한 유리하다. 1cc당 부과하는 악착같은(!) 국내 세제구조 덕분이다.


그리고 배기량이 작으면 그만큼 연료소모도 적다. 물론 터보차저가 돌아가고 공기를 잔뜩 압축시켜 풀가속을 하는 극한상황에서는 그만큼 연료소비도 늘어나겠지만 일상적인 주행을 할 때의 연료소비는 터보가 없는 일반엔진과 비슷하다.


보통 2리터 터보엔진의 출력은 200마력을 약간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VW, 아우디의 2.0유닛이 200-210마력을 냈고 사브의 2.0도 비슷한 출력을 냈다. 승용차용으로 쓰이는 터보엔진의 출력이 그렇다. 물론 250마력이 넘게도 세팅하기는 하지만 이는 흔하지않다.


쏘나타 터보의 제원상 출력은 무려 271마력이다. 2리터급 엔진 중에서는 최고라 할 수 있다. 미쓰비시나 수바루에 장착된 300마력에 근접하는  같은급 엔진은 그 판매량이 미미하기 때문에 논외로 치겠다.


쏘나타의 최대시장인 미국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강력한 경쟁차종인 토요타 캠리와 혼다 어코드, 그리고 닛산 알티마의 6기통 유닛의 출력은 마치 짜고치는 것처럼 비슷한 260-270마력대이다. 비교적 가벼운 차체에 강력한 6기통엔진과의 조합은 10여년 전 출시된 웬만한 스포츠카보다도 더 빠른 패밀리카를 만들었다. 하지만 가족들을 위한 차임을 감안하여 평상시는 부드럽고 안정적인 주행감을 제공한다.


쏘나타터보도 바로 이 경쟁 "패밀리카"를 타깃으로 정하고 만든 차량이다. 실제로 주행을 해보면 고성능 4기통 터보엔진의 거칠고 폭발적인 반응이 아니라 부드러운 6기통엔진처럼 힘있게 지긋이 밀어주는 느낌이 강하다.



실제 다이나모미터에 올려 테스트를 해본 결과 휠마력은 217마력이 나왔다. 제원출력대비 80%의 출력으로서 손실율은 약 20%이다. 최고속도는 무려 258km/h까지 나왔다. 공기저항은 전혀 여기에 감안되지 않기 때문에 공기저항을 감안한 실제 최고속도는 250km/h정도로 추정된다. 보통 210km/h에서 걸리는 리밋은 이 차에는 없다.




실제로 도로에서 테스트를 한 결과이다.

 

당일 갑자기 추워진 날씨로(영상 4도) 엔진출력이 극대화 된 점을 감안해도 다른 시승기자의 기록보다 훨씬 빠른 기록을 보였다. 특이한 사항은 출발할 때 스톨스타트(오른발로 액셀을 밟고 왼발로 브레이크를 밟다가 왼발을 놓으면서 급출발)를 했던 기록보다 그냥 액셀을 밟아서 계측한 기록이 훨씬 더 빠르게 나왔다. 아무래도 ECU와 TCU가 유닛보호를 위한 모종의 제어를 하는 듯하다. 400미터 주파기록은 미국 Car & Driver의 기록과 비슷하게 나왔다.

 

스톨스타트를 했을 때의 제로백은 7.2초였지만 그냥 출발을 하며 계측하니 6.2초가 나왔다. 이전에 시승했던 스포티지 TGDI는 변속지연이 약간 있었는데 쏘나타에서는이 현상도 없어 훨씬 좋은 기록이 나온 것이다.

 

엔진소음도 상당히 정숙한 편이다. 특히 고회전에서 들리던 부밍음이 전혀 들리지 않았다. 2.0노멀엔진에는 없는 밸런스샤프트가 들어가면서 고회전에서 조용해진 것으로 생각된다. 오히려 엔진음이나 배기음이 너무 없어서 이상할 정도다. 다만 고rpm에서 배기가스를 뱉어내는 것처럼 "우에액~!"하는 이상한 소음이 들려와 듣기 좋지 않았다. 소음수치가 조금 올라가더라도 약간은 "으르릉"거리는 배기음이 났으면 더 스포티한 느낌이 났을 것이다.

 

기존 YF쏘나타의 단점으로 지적되어오던 노면소음도 개선되었다. 앞 뒷바퀴 주면에 적용된 각종 흡차음재가 한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요즘 나오는 경쟁차들이 워낙 소음방지면에서는 뛰어나기 때문에 동급 최고라고 할 수는 없지만 만족할만한 수준이다.

 

뒷 펜더 내부에 적용된 흡음재(흰색 패드) 및 차음재(짙은 회색의 매트. 차체에 부착)

 

브레이크성능도 합격점이다. 초반 반응이 상당히 민감하다. 조금만 밟아도 "꽂히는" 느낌이 바로 든다. 점진적으로 제동력이 증가하는 리니어(Linear)한 반응이 아니라 초반의 재빠른 반응에 주안점을 둔 듯하다. 고속에서도 그다지 밀리는 느낌 없이 안정적인 제동성능을 보인다. 오히려 초반에 너무 잘듣다보니 고속으로 달리다 급제동을 할 때 밸런스가 흐트러질수도 있겠다.

전륜 브레이크의 사이즈는 11.8인치(300mm)로 2.4모델과 같다.

 

핸들링은 상당히 민감하다. 저속에서는 가볍고 고속으로 갈수록 무거워지는데 기자의 입맛에는 전체적으로 가벼운 느낌이다. 전동식 파워스티어링인 MDPS가 장착되어 있는데 역시 그 반응이 점진적(리니어)이지 않고 인위적으로 조절하는 느낌이 강하다. 좀 과장한다면 플레이스테이션의 자동차경주를 하는 느낌이랄까?

 

그리고 이러한 민감한 세팅은 저속에서는 기민하게 반응하여 경쾌한 느낌을 주지만 고속에서는 스티어링휠을 조금만 움직여도 앞부분이 반응하기 때문에 불안요소가 될 수 있다. 여러 자동차회사에서 이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스티어링의 기어비를 가변형으로 설정하여 좌우로 몇도 이내는 좀 둔하게 했다가 그 이상 돌리면 민감하게 반응하는 방식을 쓰는데 이것을 도입하면 많이 좋아지지않을까 생각한다.

 

서스펜션은 부드럽다. 2년전 처음 나왔던 2.0모델보다도 부드럽다. 특이한 사항은 뒷바퀴 서스펜션암(로워암)이 알루미늄재질로 바뀐 점이다. 스프링 하부하중(Unsprung Weight: 지탱되는 차체가 아니라 이를 지탱하는 부품의 무게. 서스펜션암, 휠, 타이어 등이 이에 해당)이 가벼울수록 바퀴의 상하진동을 보다 정교하게 컨트롤할 수 있어 BMW, 벤츠 등 주로 고급차 업체가 비싼 알루미늄재질을 쓰고 있다. 현대도 이 대열에 동참하는 모양새이다.

 

하지만 이 차의 엄청난 달리기 실력에 비해 차를 지탱하는 서스펜션은 다소 무른 감이 있다. 고속에서는 불안감을 느낄 정도다. 패밀리카임을 감안하면 수긍이 가는 대목이지만  아쉬운 것도 사실이다. 불행중 다행인지 현대에서 스포츠서스펜션 패키지를 따로 판매하고 있어 취향에 맞추어 선택할 수 있다(물론 추가로 120만원이라는 거금을 들여야 한다).


실내공간, 마감재질, 편의장비 등은 기존 쏘나타와 동일하다. 넓은 앞자리에 비해 낮은 루프라인 때문에 조금은 답답한 뒷자리도 그대로이다. 편안한 앞시트는 장거리 주행에는 안락함을 주지만 와인딩로드에서 운전자를 잡아주는 능력은 약간 부족하다. 옆구리를 잡아주는 볼스터를 조금 더 키웠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결론적으로 미국시장에서나 볼 수 있었던 호쾌한 성능의 패밀리카를 우리나라에서도 접할 수 있게 되었다. 게다가 세금걱정도 없어 우리나라 실정에 딱이다. 이 차를 모는 사람에게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겠지만 얌전하게만 몬다면 기존 2.0엔진의 연비도 충분히 달성이 가능하다.


네식구를 태우고 편안하게, 연비나 세금, 유지비 걱정도 없이 탈 수있으면서 공도에서는 굉음을 내면서 달리는 고성능차나 튜닝카의 간담을 서늘하게 할 정도로 출중한 달리기 성능을 가진 것이 이차의 강력한 소구력이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