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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보린 다이어트, 아스피린 팩..오남용 위험수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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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보린 다이어트, 아스피린 팩..오남용 위험수위
근거 없는 속설 믿고 용법과 다른 의약품 오남용 사례 급증
  • 김솔미 기자 haimil87@csnews.co.kr
  • 승인 2012.01.03 08: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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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일부 의약품이 본래의 용법과 달리 다이어트나 피부미용 등의 목적으로 잘못 쓰여지고 있어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대표적인 오·남용 의약품은 진통·해열제인 게보린과 아스피린. 이들 의약품은 인터넷상에서 다이어트나 여드름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잘못된 정보가 무분별하게 유포되면서 청소년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

뿐만 아니라 주의력결핍 과잉 행동장애(ADHD) 치료제나 식욕억제제, 단백통화스테로이드제 등 의사의 진단과 처방이 반드시 필요한 전문의약품 역시 ‘공부 잘하는 약’, ‘살빼는 약’, ‘몸짱 약’으로 잘못 알려지면서 오·남용돼 각종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그러나 의약품을 정해진 용법·용량대로 사용하지 않을 경우 구토, 설사, 어지럼증 내지는 만성두드러기, 발진 등 예기치 않은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절대 금해야 한다.

더욱이 최근에는 일반의약품의 약국외 판매를 허용하는 내용의 약사법 개정안이 추진되면서 약물 오남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어 보건당국의 약물 안전관리에도 경고등이 켜진 상황.

식품의약품안전청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의약품 부작용 관련 보고건수는 총 5만3천854건으로 전년도(2만6천827건)에 비해 2배가량 증가했다.


▲ 2011년도 식품의약품통계연보(출처:식약청)



◆ 아스피린을 팩으로 쓰면 피부미용에 좋다?

▲ 유명 포털사이트에 게재된 '아스피린 팩' 관련 사례



“아스피린을 곱게 가루로 만들어 물과 섞어 팩으로 사용하면 효과가 있다는 글을 보았는데, 진짜 여드름 치료에 효과가 있나요?”


이처럼 일명 ‘아스피린 팩’이라 불리는 이 근거 없는 속설이 인터넷 상에서 무분별하게 떠돌고 있다.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로 흔히 불리는 진통·해열제로 사용되는 의약품인 아스피린은 때에 따라 혈관 내에 혈전이 생기는 것을 방지해 혈관이 막히지 않도록 하여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예방을 위해 사용되기도 한다.

또한 아세트아미노펜, 아스피린, 이부프로펜, 나프록센 등과 같은 성분이 함유돼 있으며 감기로 인한 발열, 치통, 생리통 및 두통에 효과적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아스피린을 바르는 마스크 팩으로 만들어 정해진 효능·효과, 용법·용량이 아닌 방법으로 피부에 도포했을 경우 만성두드러기, 발진 등 예기치 못한 심각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식약청 관계자는 “아스피린의 사용량을 환자 임의로 조절하거나 씹거나 부수거나 해서 사용방법을 바꾸는 것은 적절하지 않으며, 무엇보다도 올바르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의사·약사와 반드시 상의해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스피린을 함유한 의약품에 대한 보다 자세한 정보는 식약청 홈페이지(http://ezdrug.kfda.go.kr) 정보마당 ‘의약품등 정보’란에서 확인할 수 있다.


◆ ‘게보린 다이어트’ 부작용 속출

‘국민 두통약’ 게보린 역시 잘못된 복용으로 10대들에게 구토나 설사, 어지럼증 등의 부작용을 유발시키고 있다.

실제로 온라인게시판에는 게보린이 체중감량에 효과가 있다는 말을 믿고 과다 복용한 청소년들의 피해 사례가 속출했다.

▲ 유명 포털사이트에 게재된 '게보린 다이어트' 부작용 사례 



아이디 pas***을 사용하는 한 청소년은 “게보린 18알을 먹고 구토해 응급실에 갔다”고 자신의 경험담을 털어놨으며 free***은 “다이어트 중인데 게보린을 다섯 개 쯤 먹으니까 여섯 시간 동안 토하고 몸무게가 3kg 빠졌다”고 밝혔다.


또 아이디를 비공개로 한 중학교 2학년 학생은 “게보린 10알을 먹으면 살이 빠진다고 하던데 진짜인가요?”라고 질문하며 일명 ‘게보린 다이어트’에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이낙연(민주당)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 말까지 환자가 게보린을 복용하고 발생한 부작용을 의료기관이 식약청에 보고한 건수가 56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게보린의 다이어트 효과는 전혀 입증되지 않았다.

식약청 관계자는 “보통 부작용을 호소하는 사람들은 게보린을 수십 알씩 먹고, 구토해 일시적으로 살이 빠진 것처럼 보인 것 뿐”이라며 약물 오용의 위험성을 지적했다.


◆ ‘공부 잘 하는 약’, ‘몸짱 약’…전문의약품도 오·남용

일반의약품 뿐 아니라 의사의 진단과 처방이 반드시 필요한 전문의약품의 오·남용 문제가 심각하다.

대표적인 의약품으로는 ADHD 치료제로 사용되는 ‘공부 잘 하는 약’, 비만치료에 쓰이는 식욕억제제인 ‘살 빼는 약’, 단백동화스테로이드제인 ‘몸짱 약’ 등이 있다.

‘공부 잘 하는 약’은 일부 수험생들 사이에서 잠을 쫓고 집중력을 높여준다고 해서 유명세를 탔다. 하지만 ‘염산메칠페니데이트’가 주성분인 이 약은 주의력이 결핍되어 지나치게 산만하게 행동하는 증상, 우울성신경증, 수면발작 등의 치료에 사용되는 향정신성 의약품. 건강한 수험생이 이 약을 복용하는 경우 오히려 신경이 과민해지거나 불면증 등을 유발할 수 있다.

‘몸매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여학생들 사이에서 ‘살 빼는 약’으로 알려진 식욕억제제에 대한 관심도 높다.

식욕억제제는 체질량지수(BMI)가 30이상일 때 4주 이내로 복용해야 하며, 이후에도 효과가 없으면 복용을 중단하고 3개월 이상 복용하지 않아야 한다. 특히 과량 복용 시 의식을 잃거나, 혼란, 환각, 불안, 심하게는 생명에 위협을 줄 수도 있는 만큼 의사의 복용지시를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

‘몸짱 약’으로 알려진 ‘단백동화스테로이드제’ 역시 남성 성선기능저하증과 수술이 불가능한 유방암 등에 사용되는 전문의약품으로 요용 시 신경과민증과 내분비계 이상, 황달, 식욕보진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식약청은 “이들 의약품은 의사의 진단과 처방이 반드시 필요한 전문의약품이므로 오·남용되지 않도록 집중 홍보할 계획”이라며 “청소년 및 일반 국민들을 대상으로 의약품 등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확립하고자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김솔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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