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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에서 만드는 즉석빵, 제조일자·유통기한 '깜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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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에서 만드는 즉석빵, 제조일자·유통기한 '깜깜'
유통기한 2~3일 불과하지만 표시 의무 없어 점주 '양심'에 의존
  • 민경화 기자 mgirl18@csnews.co.kr
  • 승인 2013.05.30 08: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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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동구 용납동에 사는 이 모(여.28세)씨는 회사 근처에 있는 CU 편의점에서 간단한 아침대용식으로 살구쨈파이를 구입했다. 회사에 도착해 빵을 먹으려고 보니 잼 위에 푸르스름한 곰팡이가 피어 있었다. 다급히 포장지에서 유통기한을 찾아봤지만 어디에도 기재되어 있지 않았다.
이 씨는 “바로 만들어 내는 '즉석빵'이라고 해 신선할 것으로 믿고 샀는데 곰팡이빵이라니...제조일자나 유통기한 아무 것도 없는데 대체 뭘 믿고 먹으라는 건지 알 수가 없다”며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매장에서 직접 만들어지는 즉석빵에대한  제조일자 및 유통기한 표시가 없어 변질 등 위생 관리에 위험성이 높은 것으로 지적됐다.


즉석빵은 제조일 기준 2~3일 뒤에 폐기토록 권고하고 있지만 제조일자 자체가 표기되지 않는 상황에서 권고에 맞게 적용되고 있는지 여부는 오로지 판매처의 '양심'에 기댈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일반 빵류의 유통기한은 상온(15~25℃)에서 5일, 냉장(10℃이하)에서 4일로 권장하고 있다. 매장에서 제조되는 빵은 산소접촉이나 온도의 영향을 받아 2,3일내에는 폐기해야 한다.

그러나 즉석빵은 유통기한 표시가 의무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빵을 안전하게 먹을 수 있는 기간을 확인할 수 없다.

'유통기한 미표시' 이유에 대해 식약처 관계자는 “유통기한 표시에 대한 구분은 유통을 목적으로 하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같은 제과점 빵이라도 본사에서 납품돼 유통되는 경우 유통기한을 표시해야 하며 즉석에서 만들어 파는 제품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표시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프랜차이즈 즉석빵 유통기한 표기 제각각

 

즉석빵의 유통기한 표시가 의무사항은 아니지만 업체에 따라 운영방식은 다르다.


대표적인 프랜차이즈 베이커리인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는 유통기한을 표시하지 않고 있다. 편의점 중 베이커리 코너를 운영하는 CU 역시 유통기한 표시가 없다.


반면 이마트와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내 제과점은 즉석빵에 유통기한은 물론 생산일자까지 표기하고 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매장내 베이커리는 식품접객업으로 구분돼 제품의 유통기한 표시가 의무사항은 아니지만 제품에 대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신뢰를 주기 위해 자율적으로 유통기한을 표시해 판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즉석빵 떨이 판매 방법 변질 위험 커

일부 프랜차이즈 빵집이 유통기한이 임박한 제품을 떨이 판매하는 방식 역시 문제다. 많은 베이커리들이 재고로 남은 제각각의 제품을 한 봉투에 4~5개씩 담아 매장 외부 간이 판매대에 올려두고 가격 할인해 판매하는 경우 재료 특성에 따라 변질될 소지가 높기 때문이다.

기름에 튀기거나 쉽게 상할 수 있는 생크림 등이 들어간 빵을 일반 빵과 한데 묶어 상온에서 판매하다 보니 위생 상태가 의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더욱이 기온이 높아지는 여름철에 빵을 외부에 진열하는 것은 오염된 환경에 노출됨과 동시에 고온에 따른 식품의 변질을 초래할 수 있어 더욱 위험하다.

하지만 이런 위험천만한 판매방식에 대해서도 현재 마땅한 규제 조항조차 마련되어 있지 않다.

식약처 식품기준과 관계자는 “매장에서 직접 제조해 판매하는 즉석빵의 경우 유통기한 의무 표시 대상이 아니지만 제조일 기준 하루 뒤 폐기하는 것이 안전하다"며 "식품 섭취 후 질병이 발생할 경우 제조과정에 대한 책임을 물어 처벌할 수 있으며 판매자는 식품위생에 대해 각별히 신경쓸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식품공전의 식품의 보존 및 유통기준에 따르면 모든 식품은 위생적으로 취급 판매하여야 하며, 그 보관 및 판매장소가 불결한 곳에 위치하여서는 아니된다. 또한 외부로부터 오염을 방지할 수 있도록 방서 및 방충관리를 철저히 하여야 한다.

빵의 경우 냉장보관 시 부드러워졌던 전분이 다시 굳어져 딱딱하게 되므로 단기간은 실온에서, 장기간은 냉동보관을 권장하고 있다. 크림, 팥, 고구마 앙금이 함유된 빵은 (15~25℃)에서 보관해야 하며 생크림이 들어간 빵이나 케이크는 냉장(10℃이하)보관해야 한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민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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