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공업(대표 안진규)의 5개 종속기업이 무더기 적자를 내면서 부진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진중공업이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체결하며 재무구조 개선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와중에 종속기업이 발목을 잡고 있는 형국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HHC-홍콩(HHIC-Hong Kong Ltd), HHC-필(HHIC-PHIL Inc), HHC-테크(HHIC-Tech Inc), 인천북항운영(주), (주)한진중티엠에스 등 한진중공업의 5개 종속기업이 올해 3분기까지 129억 원의 순손실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5개 종속회사의 올해 3분기까지 매출은 8천560억 원으로 전년동기비 11.1% 감소했다. 지난해 1~3분기에는 320억 원의 순이익을 냈지만 올해 같은 기간에는 129억 원의 순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업체별로 보면 홍콩에서 운수업을 하는 HHIC-홍콩만이 7천200만 원의 순이익을 내는데 그쳤고, 나머지 4개사들은 모조리 순손실을 기록했다.
특히 건설사업부, 영도조선소와 함께 회사의 3대 주력 사업 중 하나인 필리핀 수빅조선소(HHIC-PHIL Inc)가 올해 3분기까지 112억 원의 순손실을 냈다. 지난해 20억 원의 순이익을 내며 흑자전환 추세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기대됐지만 기대로 그쳤다.
한진중공업은 수빅조선소를 살리기 위해 쉴새없이 채무보증을 서고 담보를 제공해왔다. 지난 5월 수빅조선소에 341억4천300만 원, 8월 704억9천700만 원, 9월 461억2천만 원의 채무보증을 연달아 섰다. 지난 10월에는 1조9천383억 원 규모의 담보를 제공하기도 했다. 수빅조선소가 빚을 갚지 못할 경우에 대신 빚을 갚겠다고 하고, 2조 원에 가까운 담보까지 제공했지만 올 3분기까지 막대한 순손실을 내며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이 외에 필리핀에서 선박설계를 하는 업체인 HHIC-테크도 3천300만원 의 순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고, 인천 항만관리업체인 인천북항운영(주)와 부산 선박 및 해양플랜트 설계업체인 (주)한진중티엠에스도 지난해에 이어 순이익 부문 적자가 지속됐다.
한진중공업은 지난 1월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맺고 자산을 매각하며 재무구조 개선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조선과 건설 양대 사업이 이렇다할 수익을 거두지 못하면서 재무구조 개선이 쉽지 않은 상태다. 3분기 조선부문 누적실적은 매출 1조2천억 원에 영업손실 82억 원이었고, 건설부문 누적 실적은 매출 6천331억 원에 영업손실 173억 원을 기록했다. 부채비율은 최근 4년간 계속 300% 대를 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5개 종속회사의 실적부진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평가다. 한진중공업의 올해 3분기까지 연결기준 순손실 규모는 164억원이다. 이 중 129억 원의 순손실이 5개 종속회사가 기록한 것이다.
특히 수빅조선소에서 지고 있는 차입금부담은 고스란히 한진중공업으로 이어진다. 차입금 전반에 대해 지급보증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한진중공업 자체에 레버리지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증권가 관계자는 "4분기 북항 매각 비용이 반영되면 올해 한진중공업의 순이익 흑자는 가능하겠지만 주력사업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수빅조선소 등 종속기업들의 순손실이 지속되며 한진중공업 재무구조 개선에 부담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국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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