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부품업계 라이벌인 삼성전기(대표 이윤태)와 LG이노텍(박종석)이 매출 감소와 수익성 악화라는 이중고를 겪으며 최악의 한해를 보내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삼성전기의 올해 3분기까지 매출은 4조6천870억 원으로 전년동기비 2.6%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700억 원으로 전년동기비 75% 급감했다. 삼성전기의 3분기까지 영업이익률은 1.5%로 전년동기 5.8% 대비 4.3%포인트 낮아졌다.
LG이노텍의 올해 3분기까지 매출은 3조6천990억 원으로 전년동기비 18.6% 감소했고, 120억 원의 영업손실까지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영업이익률은 -0.3%로 전년동기 3.9% 대비 4.2%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최근 3개년간 LG이노텍 실적은 계속 뒷걸음질 치는 중이다. 3년 전인 2014년 1~3분기 영업이익률은 5.5%였다.

두 회사의 올해 실적이 부진한 것은 양사가 올해 자신있게 내놓은 신규 플래그쉽 스마트폰의 판매 부진때문이다.
삼성전기는 갤럭시 S7 판매 호조로 상반기 무난한 실적을 기록하다가 하반기 '갤럭시 노트7' 이슈로 DM(카메라모듈, 통신모듈) 사업부와 LCR(전자부품) 사업부가 동반부진에 빠졌다. 지난해 1~3분기 DM사업부의 영업이익은 1천438억 원이었지만 올해 1~3분기에는 642억 원으로 반토막도 못했다. LCR사업부 역시 지난해 1~3분기 영업이익이 2천239억 원이었지만 올해 1~3분기에는 1천368억 원으로 급감했다.
LG이노텍은 'G5'의 예상 외 부진으로 듀얼카메라 모듈을 납품하는 광학솔루션사업 수익이 직격탄을 맞았다. 광학솔루션 사업의 지난해 1~3분기 영업이익은 1천459억 원에 달했지만 올해 1~3분기에는 434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기판소재도 지난해 1~3분기에는 1천237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으나 올해 1~3분기엔 절반 수준인 635억 원에 그쳤다.
4분기 실적은 다소 엇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3개월간 증권사에서 발표한 전망치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올 4분기에 90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0.6%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는 데 그칠 전망이다.
이에 비해 LG이노텍은 4분기 영업이익이 610억 원으로 증가하면서 영업이익률도 3.5%로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양사는 내년 업황 역시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자체적인 경쟁력 강화로 실적개선에 도전할 계획이다.
삼성전기는 내년 갤럭시 S8 출시에 기대를 걸고 있다. 역설적이게도 갤럭시노트7 발화사태로 인해 내년 초 나올 갤럭시S8이 '역대급'으로 나올 것이라며 벌써부터 소비자들의 기대감이 매우 큰 상태다. 내부적으로는 선제적 구조 조정 효과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힘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삼성전기는 지난해부터 카메라모듈사업 등 핵심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모터사업 등의 사업부문을 매각하고 인력감축을 실시하는 등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올해 구조조정 비용으로 800억 원을 썼는데 내년에는 이같은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 또 자동차부품산업 등 신사업 투자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며 매출 및 영업이익 확대를 노릴 계획이다.
LG이노텍은 내년에 전장부품사업, 패널부품 등 추진해온 신사업이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GM을 고객사로 둔 전장부품사업의 기대감이 크다. GM은 올 하반기 순수전기차 볼트를 출시한 바 있다. 볼트가 순조로운 판매흐름을 보일 경우 LG이노텍은 전기차부품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아 차량부품 매출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LG이노텍은 2017년 전장부품사업에서 올해보다 15% 증가한 1조3천억 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수년째 영업손실을 내고 있는 LED사업을 내년에도 계속 안고갈지도 관심꺼리다. 업계에서는 LG이노텍이 내년 중 터치윈도우, HDI, LED사업 등 적자사업에 대해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국헌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