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커피전문기업’ 타이틀을 지닌 동서그룹은 세계 최초 커피믹스 ‘맥심’, 커피에 넣은 크림 ‘프리마’ 등을 히트 시키며 지금까지 커피명가로 이름을 떨치고 있다.
동서그룹은 주력사인 동서식품과 지주회사인 동서 등 5개 계열사로 이뤄져 있다. 동서그룹 시가총액은 약 1조6251억 원 중 오너일가가 보유한 주식가치는 6월 9일 종가기준 1조1367억 원으로 집계됐다.
동서그룹은 1968년 고 서정귀 회장이 설립한 동서식품을 기반으로 한다. 고 서 회장은 미국 커피회사와의 합작으로 인스턴트 커피인 맥스웰을 탄생시켰고 이를 기반으로 급속도의 성장을 일궈냈다.
이후 1973년 석유파동에 따른 경기침체 및 원두가격 상승으로 커피 시장이 침체되면서 동서식품은 생사에 기로에 섰고 당시 제일제당 사장 출신이었던 김재명 현 동서그룹 명예회장이 회사를 인수, 그룹을 만들었다. 이후 2016년 동서그룹은 코스피 시장으로 이전 상장했고 비상장 계열사로 동서식품, 동서유지, 동서음료, 미가방, 동서물산 등을 두고 있다.

동서그룹 지배구조는 유일한 상장 계열사인 동서가 5개 비상장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 구조다.
실질적인 지주사 역할을 하는 동서는 동서식품(50%), 동서유지(50%), 동서물산(62.5%), 동서음료(49.1%) 등 주요 계열사에 직접적인 지배력을 미치고 있다. 이어 동서식품은 미가방(100%)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지배구조 최정점에 있는 동서의 지배구조를 짚어보면 오너일가의 지배력이 탄탄함을 알 수 있다. 우선 김재명 명예회장의 차남 김석수 동서식품 회장이 19.04% 지분을 보유하며 최대주주로 자리하고 있다. 김 회장이 보유한 주식가치는 6월 9일 종가기준 약 3217억 원으로 산출된다.
이어 장남 김상헌 전 고문이 17.59%, 그 배우자 한혜연 여사 3.61%, 김 전 고문의 자녀 김종희 동서 전무(12.59%), 김은정(3.76%), 김정민(3.61%)도 골고루 지분을 가지고 있다. 또 김종희 전무의 배우자인 조은아 여사가 0.3%, 딸 김현진, 김유민이 각각 0.07% 씩 보유하고 있다.

친인척을 포함한 오너일가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67.68%에 달한다. 김상헌 전 고문 직계 일가(41.6%)와 김석수 동서식품 회장 직계 일가 지분율(25.55%)을 비교하면 김상헌 전 고문 일가가 크게 앞서고 있다.
지난해 말 대비 6개월 새 지분변동이 있던 인물은 총 4인이다.
우선 김석수 동서식품 회장은 지난해 말(19.29%/1923만2937주) 대비 6월 9일 기준 0.25%포인트, 25만 주가 줄어들었다. 이는 지난 3월 장남과 차남인 김동욱 씨와 김현준 씨에게 각각 15만 주, 10만 주를 증여했기 때문이다.
또 김상헌 전 고문의 장남 김종희 전무 보유 주식은 지난 3월 25만 주를 장내매수 함에 따라 지난해 말 12.34%에서 6월 9일 기준 12.59%로 늘어났다.
◆오너 2세 경영 퇴진 맞물린 증여...3세 경영 포석 중?
동서그룹은 창업자인 김재명 명예회장이 장남 김상헌 전 고문에게 동서를, 차남 김석수에게 동서식품을 맡겨 형제경영체제를 유지해왔다. 2014년 김상헌 전 고문이 등기이사 직을 사임, 2017년에는 고문직까지 물러나며 경영일선에서 퇴진한 이래 현재까지 전문경영인 이창환 회장이 총괄하고 있다.
이후 창업 3세들이 30‧40대로 나이가 차면서 ‘3세 승계'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계열사 중 유일한 상장사로 영향력이 큰 동서의 지분 구조 변화가 승계문제와 관련해 주목을 받고 있다.
올해 72세인 김상헌 전 고문과 67세인 김석수 회장은 수년에 걸쳐 이들 자식들에게 지분을 증여하면서 지분율이 지속 줄고 있다. 김상헌 전 고문의 지분율은 2010년 36.53%에서 올 6월 9일 기준 17.59%로 18.94% 포인트가 줄었다. 같은 기간 김석수 회장도 20.13%에서 19.04%로 1.09%포인트가 줄었다.
이들의 자녀들은 증여‧매입의 방법으로 점차 지분율을 늘려가고 있는데, 특히 김상헌 전 고문의 장남인 김종희 전무의 지분 구조 변화가 가장 크게 나타났다.
2006년 동서에 입사한 이후 부친인 김상헌 전 고문으로부터 지분 상속 및 장내매수 방식으로 지분을 늘려왔다. 김 전무의 지분은 2006년 2.24%, 2010년 3.46%, 2011년 3.46%, 2012년 7.05%, 2013년 9.40%로 꾸준히 늘었고, 2015년 10%대(10.28%)에 진입했다.
이후 2017년 11.22%로 증가했고 2019년 5월 김상헌 전 고문의 상속 등을 통해 12.14%까지 늘렸다. 올해 3월에는 25만 주를 스스로 매입하며 12.59% 까지 지분을 키웠다. 김 전무는 김석수 회장(19.04%), 김 전 고문(17.59%)에 이은 동서의 세 번째 최대주주이며 보유주식가치만 해도 2127억 원을 넘어선다.

이들은 증여뿐 아니라 시장에서 직접 주식도 매입한 바 있다. 김동욱 씨는 2015년 12월부터 동서 7만639주(0.07%)를 22억 원에 장내매수 했다. 같은 기간 현준 씨도 동서 7만283주(0.07%)를 22억 원에 사들였다.
이를 두고 업계선 사촌들간 경영승계를 위한 지분 매입 경쟁을 벌이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하지만 김석수 회장의 자녀들은 김종희 전무(45세)에 비해 20, 30대로 나이가 어리고, 지분이 여전히 2% 대에 머물러 있어 승계 후보에서 한 발 뒤쳐진 모습이다.
김종희 전무는 동서 기획관리부장, 경영지원부문 상무이사를 거쳐 2014년 8월 전무이사로 승진, 현재 경영지원부문 기획관리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오너 3세 중 나이도 가장 많고 유일하게 경영일선에 참여 중이라 여전히 후계 1순위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동서그룹 관계자는 “지분율이나 경영 참여 여부 등을 고려했을 때 김종희 동서그룹 전무가 오너 3세 중 가장 크긴 하지만. 승계 문제는 오너일가의 결정사안이라 회사에서도 정확히 판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나수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