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한 식재료로 김치를 제조하는 영상이 공개되면서 한성식품과 효원 대표를 겸직하는 김순자 한성식품 회장은 대한민국 김치명인 1호로서 체면을 크게 구기게 됐다.
한성식품은 생산된 김치의 70%를 해외 30여 개국에 수출해 중소벤처기업부가 지정하는 수출유망 중소기업에 선정된 바 있다. 김치만으로 매년 연매출 500억 원을 달성하며 국내 인지도 조사에서 김치 브랜드로 매번 '톱5'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문제의 공장에서 생산된 김치의 70%가 해외 30여 개국에 수출된다는 점에서 김치 종주국 위상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를 보이고 있다. 김순자 대표의 명장 자격을 박탈하고, 한성식품이 획득한 HACCP 인증 등 각종 위생관련 인증들도 무더기로 박탈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김순자 대표는 23일 "자회사 효원의 김치 제조 위생문제와 관련해 소비자 여러분께 깊은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는 내용의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김 대표는 "문제의 공장을 즉시 폐쇄하고 원인 규명에 착수했다. 자체 정밀점검과 외부 전문가의 정밀진단을 신속 실시하는 등 공장 자체의 영구 폐쇄도 불사한다는 각오로 위생·품질관리 체계 전반을 재정비하겠다"며 생산체계 혁신을 약속했다.
그러나 논란은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식품 위생이슈는 소비자 건강과 직결되는 만큼 파급 효과가 매우 크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문제의 공장을 대상으로 현장 조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 국내에서는 소비자 인지도 5위권…"위생이슈 발생 이후 관련 데이터 10배 이상 급증"
한성식품 김치 브랜드 '김순자 김치'에 대한 국내 소비자 인지도는 업계 5위 수준이다.
글로벌빅데이터연구소가 2020년 말에 발표한 포장김치 브랜드 관심도 조사에선 CJ제일제당 '비비고 김치(9940개)'와 대상 '종가집 김치(5579개)', 풀무원 '풀무원 김치(2849개)', 동원F&B '동원 양반김치(933개)' 다음으로 한성식품의 '한성 김순자 김치(809개)'가 5위를 차지했다.
이는 온라인에서 구입 가능한 21개 포장김치 브랜드를 대상으로 온라인 커뮤니티와 카페·블로그, 유튜브, 트위터,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네이버 지식인, 기업·조직·정부·공공 등 11개 채널 21만 개 사이트의 3개월간(2020년 9월 26일~12월 25일) 데이터를 집계한 순위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가 23일 집계한 김치 브랜드 빅데이터 분석 결과에서도 한성 김순자 김치 데이터는 김치공장 위생 이슈 이전 2만2500여 개 수준으로, 경쟁업체 김치 브랜드와 비교하면 낮지 않았다. 같은 기간 브랜드평판 1위인 CJ제일제당 비비고 김치는 6만5000여 개로, 3분의 1 수준이었다.
한성 김순자 김치 데이터는 김치공장 위생 이슈가 터진 이후 51만 개 가량으로 데이터가 폭증했다. 경쟁업체 브랜드들도 한성식품 이슈에 힘입어 평소보다 1만여 개가량 데이터가 증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 구창환 소장은 "평소 2만2500여 개 수준이었던 한성 김순자 김치는 김치공장 위생이슈 여파로 데이터가 10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 김순자 한성식품 회장, 김치명인·김치협회장 등 각종이력 눈길
한성식품 대표를 역임하는 김순자 회장(62)은 대한민국 첫 김치 명인이다. 2007년 5월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전통식품 명인 29호 김치명인으로, 2012년 9월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으로부터 식품명장 1호로 지정됐다. 2017년에는 전 세계 25개국에 수출한 공로를 인정받아 금탑산업훈장을 받았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경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