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썰매종목 개척자 강광배(35.강원도청) 감독이 이끄는 봅슬레이 대표팀은 14일(한국시간) 새벽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 파크시티 경기장에서 치러진 2008 아메리카컵 2차 대회 4인승 경기에서 1,2차 시기 합계 1분39초23의 기록으로 캐나다(1분37초22)와 미국(1분38초43)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이로써 한국 봅슬레이는 국제대회 사상 첫 메달의 기쁨과 함께 4인승 종목에서 이번 시즌 국가별 랭킹 포인트 18위에 올라 전날 2인승에 이어 4인승에서도 2008-2009시즌 국제봅슬레이연맹(FIBT) 월드컵 시리즈 출전권과 내달 세계선수권대회(독일 알텐베르크)에 나설 수 있는 자격을 모두 따냈다.
2인승 종목에 이어 이번 4인승 역시 감독 겸 선수로 조종간을 잡은 강광배 감독은 브레이크맨 이원희(강릉대학교)와 푸셔로 나선 조진호, 김정수(이상 강원도청)와 함께 팀을 이뤄 레이스에 나섰다.
그나마 조진호, 김정수는 스켈레턴 대표선수지만 4인승 인원을 맞추지 못해 푸셔맨(스타트 때 장비를 미는 역할)으로 출전하는 임시처방을 내렸고, 봅슬레이 역시 2인승과 마찬가지로 주최측에 500달러(약 47만원)를 내고 임시로 빌려타야만 했다.
이 때문에 4인승 봅슬레이에는 '솔트레이크 2002'라는 엉뚱한 글자가 찍혀있어 선수들의 헬멧에 부착된 태극기 스티커가 아니면 한국 대표팀인지 알 수도 없는 상황이 연출됐다.
힘겨운 상황에서도 한국은 전날 캐나다(3팀), 미국(2팀), 멕시코(1팀)와 경쟁한 1차 대회에서 5위를 차지하면서 탄력을 받았고, 이날 2차 대회에서 '기적의 질주'를 완성하며 동메달을 차지해 국제대회 사상 처음으로 시상대에 오르는 감격을 맛봤다.
주최측도 한국의 기적적인 동메달을 축하하면서 시상식 자리에서 대표팀 선수들의 이름을 또 한번 소개해주는 배려를 했다는 게 강 감독의 설명이다.
강광배 감독은 연합뉴스와 국제전화에서 "2인승보다 4인승 종목이 동계올림픽에 나설 가능성이 더 크다"며 "봅슬레이만 전문적으로 하는 선수들을 구성해 치밀하고 계획적인 훈련을 하는 게 절실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내달 세계선수권대회에도 봅슬레이를 빌려타야 하는 상황이 안타깝지만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출전권을 목표로 꾸준히 연습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아메리카컵을 마친 대표팀은 이번 대회가 치러진 파크시티에서 훈련을 계속한 뒤 내달초 세계선수권대회가 치러지는 알텐베르크(독일)로 이동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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