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사이트에는 모델Y RWD의 캘리퍼 전면에 4개의 피스톤이 장착돼 있다고 기재돼 있으나 실제론 2개만 장착된 차량들이 출고됐다. 게다가 같은 날 인도 받았는데도 차량마다 2P, 4P 여부가 제각각 달랐다.
캘리퍼는 브레이크 부품 중 하나로, 자동차의 패드를 디스크에 밀착시켜 앞바퀴에 제동을 걸어주는 유압 장치다. 뒤에 붙는 P는 피스톤을 뜻한다. 즉 캘리퍼 2P는 피스톤이 2개, 4P는 4개가 장착돼 있다는 뜻이다. 일반적인 경우 캘리퍼는 피스톤의 크기와 개수에 따라 제동 성능과 가격이 차이 난다. 캘리퍼 4P의 부품가가 2P에 비해 두 배 이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객들은 한국 소비자를 우롱하는 처사라며 분노했지만 테슬라코리아 측은 이미 계약서에 명시된 내용이라며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인천 계양구에 사는 이 모(여)씨는 지난해 8월 테슬라 모델Y RWD(5400만 원)를 계약하고 약 7개월 만인 지난달 15일 차량을 받았다.
며칠 후 이 씨는 공업사를 찾았다가 차량의 부품 일부가 알고 있던 것과 다르단 사실을 알게 됐다. 브레이크 부품 중 하나인 캘리퍼가 홈페이지에 명시된 4P(피스톤)가 아닌 2P였던 것. 부품 제조사도 이탈리아 브레이크 전문회사인 '브램보'로 알고 있었으나 일본 기업인 히타치 제품이 설치돼 있었다.
이 씨는 테슬라코리아 어드바이저에게 문의했고 그는 “자동차 제조 과정에서는 부품의 다양성을 유지하기 위해 여러 제조사의 부품을 사용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부품의 브랜드도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씨는 “차량에서 중요한 부분인 브레이크 제원이 변경됐는데 테슬라코리아로부터 어떤 공지도 전달 받지 못했다”며 “테슬라 커뮤니티를 보면 같은 날 동일한 차량을 구매했는데도 누구는 4P, 누구는 2P더라”며 어이없어 했다.
이어 “만약 사전에 이 사실을 알 수 있었다면 계약을 이어갈지 포기할지 결정했을 것”이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현재 네이버 카페 ‘테슬라 TKC’ 등 커뮤니티에는 이와 관련 게시글이 수백 개 넘게 쏟아지는 상황이다.
특히 테슬라 공식 홈페이지에는 모델Y의 캘리퍼 부품이 ‘전면: 4-피스톤 고정’이라고 명시돼 있어 논란에 불을 지피고 있다.
실제 테슬라 구매 계약서에는 구매 합의 사항으로 '귀하의 주문 시점 이후에 출시되는 옵션, 기능 또는 하드웨어는 귀하의 차량에 장착되지 않거나 귀하의 차량용으로 확보되지 않을 수 있다'는 내용이 기재돼 있다.
다만 기망행위라는 지적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해당 부품은 크기, 개수에 따라 가격과 성능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한 차량 공업사 관계자는 “캘린더 피스톤 개수에 따라 브레이크의 성능 차이가 있다”며 “캘린더는 브랜드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보통 2P는 40만 원, 4P는 100만 원이 넘어간다”고 말했다.
이제욱 아주자동차대 교수는 "2P와 4P의 성능과 가격에 분명한 차이가 있는 만큼 2P 캘리퍼가 장착된 차량을 받은 고객들이 불만을 갖는 건 당연하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천상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