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명소노그룹은 2001년 창업주 고(故) 서홍송 회장이 별세하면서 배우자 박춘희(71) 명예회장이 일찌감치 장남인 서준혁(45) 회장을 후계자로 낙점했다.
실제 서 회장은 그룹 지주사 역할을 하는 소노인터내셔널 지분을 29% 보유한 2대주주다. 박 명예회장이 보유한 지분 33.2%를 받지 않더라도 자사주가 35.9%에 달해 지배력을 행사하는 데 문제가 없을 정도의 지분을 지녔다.
국내 20개, 해외 5개의 호텔 및 리조트를 비롯해 스키장, 워터파크, 골프장, 승마장 등 레저 인프라를 보유한 소노인터내셔널은 장녀 서경선(46) 대명건설 대표와 차녀 서지영(44) 민기 대표도 각각 0.5%, 1.4% 지분을 보유했다.
소노인터내셔널과 2세들이 보유한 개인기업들은 최근 10년간 배당을 실시한 적 없다. 2세들은 박 명예회장이 보유한 3000억 원 이상의 주식을 물려받을 재원 마련을 위해 개인기업의 사업 추진과 수익성 개선이 과제다.
서 회장은 상조회사 대명스테이션을 개인기업으로 보유하고 있는데 매출 증가세에도 영업이익은 13년째 적자를 내고 있다. 서경선 대표의 서앤파트너스와 서지영 대표의 민기 역시 자본잠식 상태이고 제대로된 영업이익을 내고 있지 못 하다.
다만 소노인터내셔널은 매년 2000억 원가량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잉여금을 쌓아가고 있다. 2022년 420억 원, 2023년 1362억 원, 2024년 2113억 원으로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서준혁 회장, 베거백 등 외식사업 잇단 실패에 개인기업도 실적 부진
서 회장은 28살이던 지난 2007년 대명소노그룹에 입사했다. 2010년 31살 나이에 대명소노와 소노호텔앤리조트(현 소노인터내셔널), 대명건설, 대명코퍼레이션 이사회에 합류했다. 2011년에는 대명코퍼레이션, 2014년에는 대명소노 대표로 선임됐다. 2018년 부회장으로 승진했고, 2019년 소노호텔앤리조트 대표 자리에 올랐다. 2023년에는 소노인터내셔널 회장으로 승진했다.
서 회장은 지난 2009년 떡볶이 체임점 '베거백'을 시작으로 '스토리런즈', '미스터 탄둘' 등 외식사업에 손을 댔지만 거듭 실패한 사례는 경영능력 입증 차원에서 주홍글씨로 남아있다.
그런 상황에서 서 회장과 그의 자녀들로 알려져 있는 서아인, 서이수, 서유제 씨가 총 76.8%의 지분을 갖고 있는 상조 업체 대명스테이션 역시 지난해까지 13년 연속 영업적자를 내고 있다.
순이익이 흑자를 낸 경우는 고객 계약이 해지되면서 환급금이 부금해약수익으로 잡히기 때문이다. 장기적 관점에서 긍정적인 시그널은 아니다.

대명스테이션은 계열사와의 내부거래는 거의 없다. 지난해 매출은 2559억 원으로 전년에 비해 2.5배 늘었는데 부동산 매각으로 벌어들인 1400억 원이 일회성으로 반영된 결과다. 이를 제외해도 매출은 23% 늘었다.
하지만 여전히 영업손실을 내고 있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174억 원으로 부동산 매각에 따른 일회성 수익 300억 원가량을 제외하면 영업손실만 474억 원 수준이다. 지난 2023년에는 408억 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시장 포화 상태에서 영업을 위한 판매관리비가 늘고 있으며 대손총당금 규모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2022년 200억 원을 갓 넘었던 대손충당금은 지난해 443억 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서 회장 입장에서 대명스테이션은 그룹 내 총자산이 두 번째로 큰 회사라 후계자로서 경영능력 입증을 위해선 실적 개선이 시급하다. 지난해 말 기준 자본총계는 -1765억 원으로 자본잠식 상태다. 최근 10년간 배당은 없었다.
대명스테이션은 서경선 대표와 자녀들로 알려진 변석우, 변승우 씨가 총 6.5% 지분을 보유했다. 서지영 대표도 6.5% 지분을 지녔다.
대명스테이션은 지난 2010년 12월 '대명라이프웨이'로 설립돼 2012년 '기안라이프웨이', 2013년 '대명라이프웨이'를 거쳐 2016년 현재의 사명으로 변경됐다.
대명스테이션은 회계상 부채로 잡히는 부금선수금(회원들이 상조회사에 납입한 부금 누적액)이 1조3983억 원인데 1년 이내 현금화가 가능한 당좌자산은 3282억 원(2024년 말 기준)에 그친다.
그럼에도 지난해 티웨이항공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소노인터내셔널에 500억 원을 대여하거나 2016년 소노스퀘어의 299억 원 규모 신주인수권부사채에 투자하는 등 계열사와의 자금거래가 과도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소노스퀘어는 2016년 영업이익이 2억5000만 원에 불과하다. 최근 5년간을 살펴보면 2020년부터 2023년까지 누적 적자가 448억 원에 달한다. 지난해 흑자전환했지만 영업이익은 6억 원이고, 올해 상반기에도 1억 원에 그친다.
대명스테이션은 2015년 20억 원을 출자해 대명투어몰을 설립했고 2018년에는 12억 원을 대여했다. 하지만 출자금과 대여금은 모두 회수가 불가능한 손상차손 처리됐다. 100% 자회사인 대명문화공장에도 2017년 선금금으로 10억 원을 지급했으나 공장은 2년 뒤 폐업했다.
상조 고객이 맡긴 돈을 계열사 지원에 무분별하게 사용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수 있는 장면이다.

◆서경선 일가의 서앤파트너스, 줄줄이 설립한 SPC 활동 없고 대부분 자본잠식
서경선 대표는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부동산개발학 석사를 받은뒤 대명레저산업(현 소노인터내셔널)에 입사해 경영전략팀과 마케팅본부를 거쳤다. 부사장까지 승진한 뒤 2018년 대명티피앤이(소노인터내셔널에 합병) 대표를 맡았다.
2019년 대명티피앤이 대표에서 물러났고 서앤파트너스를 설립했다. 지난 2021년 소노인터내셔널에 흡수합병됐다가 2023년 다시 인적분할된 대명건설의 대표도 맡고 있다.
서 대표는 두 자녀와 부동산 개발 업체 서앤파트너스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2019년 2월 설립된 서앤파트너스는 센트럴파트너스, 원경개발, 리원개발, 레드스톤에스테이트, 알론디벨롭먼트 등을 100% 자회사로 두고 있다.
알론디벨롭먼트는 2021년 1월에 설립됐다. 2022년에는 센트럴파트너스, 원명개발, 원경개발이 잇따라 설립됐다. 지난해에는 리원개발이 신설됐다.
이들 자회사들은 부동산개발을 위한 특수목적법인(SPC)으로 아직까지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 대표는 이들 기업에서 모두 유일한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서앤파트너스는 설립 이후 이렇다할 사업을 성공시키지 못하고 영업손실만 내면서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있다. 여기에 사업을 중단한 제주동물테마파크 인수 여파도 실적 부진 요인으로 꼽힌다.
레드스톤에스테이트의 모태는 지난 2003년 설립된 제주동물테마파크다. 제주도에 동물테마파크 설립을 추진했으나 자금난으로 2011년 중단됐다. 그런 상황에서 대명레저산업(현 소노인터내셔널)은 2016년 제주동물테마파크를 67억 원에 인수했다. 이후 2019년 서경선 대표의 개인회사 서앤파트너스가 138억 원에 인수했다.
제주동물테마파크는 대명그룹에 인수된 뒤 콘셉트를 사파리로 변경해 사업을 재개하려 했으나 지역주민의 반대에 부딪혔고, 이 과정에서 사업 부지 지역인 제주시 선흘2리 이장에게 뒷돈을 준 사실도 드러났다. 서경선 대표는 이장 정 모씨에게 1800만 원과 함께 변호사 선임료를 대납하는 등 2750만 원을 공여한 혐의를 받아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항소심 재판부는 “모든 공소사실이 유죄로 인정됨에도 피고인들이 반성의 자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서 대표는 2023년 진행된 항소심에서 징역 6개월, 집행유예 1년형을 받았다. 지난해 5월 대법원에서 확정판결이 났고 서 대표는 지난 5월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
레드스톤에스테이트는 항소심 과정에서 당초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보유하던 자산을 원가보다 49억 원 낮게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고, 2022년 이후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있다.
자본잠식에 빠져있는 알론디벨롭먼트는 지난해 9월부터 대명건설과 서앤파트너스, 원경개발로부터 12번에 걸쳐 모두 220억 원을 운영자금으로 빌렸다. 대명건설이 110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원경개발 86억 원, 서앤파트너스 24억 원 등이다.

◆서지영 대표가 4번째로 창업한 '민기', 매출 20% 이상이 내부거래
서지영 대표는 28세이던 2010년 일찍이 독립에 나섰다. 그간 4번의 창업과 3번의 청산을 반복했다. 현재는 개인기업 민기를 경영 중이다.
2016년 설립된 건물관리·주차관리·시설경비·청소미화업을 영위하는 '민기'는 서지영 대표가 지분을 홀로 100% 보유했다.
서 대표는 지난 2010년 모친인 박춘희 명예회장과 오빠인 서준혁 회장을 상대로 상속지분을 돌려달라며 소송을 제기했다가 5일 만에 취하한 이후 15년간 창업만 4번을 했다. 이중 민기를 제외한 3개는 모두 청산했다.
2010년 공간·산업디자인 업체 비전을 창업했고 2011년에는 광고·홍보·인테리어 업체 컴퍼스를 설립했다. 컴퍼스는 대명소노그룹으로부터 리모델링 인테리어 사업을 수주하기도 했다.

민기는 지난 2016년 3월 완공된 대명타워의 시설관리, 미화, 보안 등의 업무를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본사 역시 대명타워에 있다.
민기는 지난해 매출 64억 원, 영업이익 3700만 원의 실적을 냈다. 내부거래비중은 21.9%다. 2023년에는 25%였다.

오너 일가들이 보유한 지분가치는 6448억 원(9월24일 종가 기준)이다. 박 명예회장 지분가치가 3244억 원으로 절반을 차지한다. 서 회장은 2935억 원이다. 3세들은 소노스퀘어 지분만 0.3~0.6% 보유하고 있으며, 지분가치는 2억~5억 원 수준이다. 비상장사의 지분가치는 지난해 말 기준 자본총계를 바탕으로 오너 일가가 보유한 지분율을 곱해 계산했다.
2세 승계율은 서 회장이 45.6%로 가장 높다. 서경선 대표와 서지영 대표는 각각 1%, 2.8%로 보유한 주식자산이 상대적으로 미미하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송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