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하기 
기획 & 캠페인
밀가루·설탕 값 내리면 뭐하나…중동發 유가·환율 폭격에 가공식품 가격 고작 0.6% 하락
상태바
밀가루·설탕 값 내리면 뭐하나…중동發 유가·환율 폭격에 가공식품 가격 고작 0.6% 하락
켈로그 콘푸로스트 16.4%↑..삼양라면 9.8%↓
  • 정현철 기자 jhc@csnews.co.kr
  • 승인 2026.04.20 06: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부가 물가 안정에 발벗고 나서고 설탕과 밀가루 등 담합 적발 과징금을 부과받은 식품사들이 출고가 인하를 발표했으나 실제 장바구니 물가 인하로는 이어지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식품사들이 설탕과 밀가루 등의 가격을 내렸지만 중동 전쟁으로 기름값, 포장재 값 등이 치솟고 환율도 상승하면서 원가 부담이 확대된 탓으로 해석된다.

20일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서 제공하는 △곡물가공품 △과자·빙과류 등 총 67종의 판매가격을 지난해 연말과 비교한 결과 평균 0.6%(21원) 내려 제자리걸음 수준이었다.

비교 대상 제품은 △라면(13종) △빵(10종) △시리얼(3종) △스낵과자/전통과자/크래커(8종) △빙과류/아이스크림(7종) △초코파이류/초콜릿(5종) △밀가루(10종) △국수(2종) △설탕(9종)이다.

전체 67개 제품 중 43개(64.2%)의 가격이 평균 5.2%(232원) 낮아졌다. 17개(25.4%) 상품은 4.3%(183원) 올랐다. 7개 품목은 가격이 동일했다.

품목별로는 ▷국수(2종) 가격이 평균 3704원으로 전년보다 6.5% 가격이 내렸다. ▷밀가루(10종)은 2227원으로 4.1% ▷설탕(9종)은 3423원으로 2.9% 낮아졌다.

밀가루와 설탕은 지난 2월 공정위가 담합 혐의를 집중 점검한 품목이다. 설탕은 CJ제일제당, 삼양사, 대한제당 등 3사 도합 4000억 원대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밀가루는 대한제분·사조동아원·삼양사 등 주요 기업에 대한 심의 절차가 진행 중이다.

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제품은 ▶농심켈로그 ‘콘푸로스트(600g)’다. 7821원으로 지난해(6718원)보다 16.4%(1103원) 비싸졌다.

지난달 콘푸로스트 등 주요 시리얼 제품 공급가를 평균 6.1% 인상하면서 실제 유통 판매가로 바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확인된다. 농심켈로그 ▶스페셜K 오리지널(480g)도 판매가격이 9437원으로 4.2%(382원) 올랐다. 이와 달리 ▶동서식품 포스트 ’콘푸라이트(600g)’는 6811원으로 6%(433원) 인하됐다.

농심켈로그 관계자는 "코코아, 옥수수, 아몬드 등 주요 원부자재 가격 상승 및 물류비 등 제반 비용 증가로 생산비용 부담이 확대돼 부득이하게 공급가격을 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롯데웰푸드의 ‘월드콘 바닐라(160ml)’가 1767원으로 15.9%(242원) 올라 뒤이었다. ▶‘ABC 초코(187g)’도 6955원으로 8%(516원) 더 비싸졌다.

조사 대상 품목 중 롯데웰푸드 품목은 8종이다. ▶‘롯데 미니꿀호떡(16개입)’이 4190원으로 0.2% 올랐다. ▶‘달콤한 정통만쥬(10개입)’는 4280원으로 가격 변동이 없었다. ▶몽쉘 생크림케이크 오리지널(408g) ▶빅가나 마일드(110g) ▶고소한옥수수 모닝롤(14개입) ▶돼지바(70ml) 등 4종은 가격이 0.1%에서 최대 8% 내렸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비스킷, 아이스크림 등 9종의 가격 인하 품목 외 올 들어 가격 변동은 없었다. 판매채널에서 할인 행사 진행 여부 등 요인으로 가격 차이가 발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격을 가장 많이 내린 제품은 ▶삼양식품의 '삼양라면(5개입)'이다. 평균 판매가격이 9.8% 낮아져 인하율이 가장 높았다. 4077원에 판매되던 것이 올 4월에는 3678원에 구매할 수 있다. 삼양식품은 지난달 삼양라면 오리지널 2종(봉지면·용기면)의 출고가를 평균 14.6% 인하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국제 유가 불안과 원재료비 상승 등 경영환경 불확실성이 지속됨에도 국민 식생활과 밀접한 라면 가격에 대한 소비자 부담을 고려해 가격 인하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CJ제일제당의 밀가루 제품 모두 8~9% 가격이 내려갔다. ‘백설 갈색설탕(1kg)’이 2812원으로 9%(278원) 인하됐다. ▶‘백설 중력 밀가루(1kg)’가 1876원, ▶‘백설 박력 밀가루(1kg)’가 2297원으로 각 8.2%씩 내렸다.

▶롯데웰푸드의 ‘돼지바(70ml, 950원)’와 ▶대한제분 ‘곰표 밀가루 중력다목적용(1kg, 1730원)’ 가격이 각각 8% 인하됐다.

올해 들어 국내 식품업계는 원가 하락 요인과 상승 요인이 동시에 작동하는 구조에 놓여 있다. 원재료 가격 흐름은 품목별로 엇갈렸으나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진 않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 경제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톤당 5018달러에서 3월 3241달러로 35.4% 하락했다. 같은 기간 밀 가격은 193.9달러로 14.6% 상승했다. 원당 가격은 파운드당 14.9센트로 0.07% 상승에 그쳤다.

대표적으로 포장재에 쓰이는 폴리에틸렌(PE)의 경우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아이마크 그룹에 따르면 선형 저밀도 폴리에틸렌(LLDPE)는 1kg당 지난해 12월 1.06달러에서 올해 3월 1.04달러로 큰 변화가 없었다. 병이나 용기에 주로 쓰이는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은 1톤당 1074달러에서 1036달러로 3.5% 하락했다.

나프타 가격은 올해 1kg당 1.05달러 수준에서 큰 변동이 없었으나 중동 전쟁 여파로 4월 들어 10% 이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기간 내 영향을 주진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원/달러 환율이 1월 144원 대에서 1500원을 돌파하며 수입 원재료 전반의 원화 환산에 부담을 줬다. 두바이유도 지난해 12월 배럴당 61.83달러에서 2026년 3월 126.71달러로 104.9% 급등해 물류비와 에너지비, 석유화학 계열 포장재 비용 압력을 키웠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정현철 기자]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