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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만 원 항의하니 83만 원 '뚝'…AS센터마다 비용 널뛰고, 따져들면 깎아주는 '고무줄 수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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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만 원 항의하니 83만 원 '뚝'…AS센터마다 비용 널뛰고, 따져들면 깎아주는 '고무줄 수리비'
사전 안내-현장 진단-재동의…투명한 체계 구축해야
  • 선다혜 기자 a40662@csnews.co.kr
  • 승인 2026.04.13 06: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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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1= 대구 수성구에 거주하는 김 모(남)씨는 지난 2월 A가전업체에서 구매한 TV가 고장 나 AS를 신청했다. 당시 방문한 수리기사는 약 90만 원의 수리비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김 씨가 비용이 과도하다고 항의하자 “임직원 25% 할인도 가능하다”고 안내했다. 그러나 수리받고 난 뒤 서비스센터로부터 수리비가 97만 원이라는 통보를 받았다. 수리 비용에 의문이 생긴 김 씨가 또 다른 서비스센터에 견적을 받자 이번에는 수리비 101만 원을 책정했다. 김 씨는 “동일 증상인데 서비스센터마다 견적이 다를 수 있는가”라며 신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사례2= 제주도에 거주하는 김 모(남)씨 지난 3월 B난방업체의 보일러 전원 이상으로 AS를 받은 뒤 수리비에 의문을 제기했다. 당시 수리기사는 “수리 비용으로 160만 원이 든다”고 말했다. 예상보다 높은 수리비에 놀라 본사에 문의하자 타당한 수준이라고 답변했다. 하지만 이후 본사 측은 "기사가 안내한 것은 수리비가 아닌 보일러 교체 비용이었다"며 말을 번복했다. 이후 대리점을 통해서 김씨는 보일러 교체 비용이 83만 원이라는 안내를 받았다. 김 씨는 “수리 비용이 어떻게 책정되는지 불투명한 데다 일단 높게 불러 소비자가 보일러를 교체하게끔 하는 술수”라고 꼬집었다. 

#사례3= 강원도 춘에 사는 이 모(남) 씨는 지난 1월 생활가전업체 C사의 밥솥 사용 중 뚜껑 인식 오류가 생겨 수리차 서비스센터를 방문했다. 당시 담당자로부터 “수리비는 약 2만5000원 수준이며 당일 오후 수령이 가능하다”고 안내받았다. 그러나 수리 후 실제 청구된 금액은 6만5000원으로 애초 안내와 달랐다. 담당자는 내부 배선 단선으로 추가 수리가 이뤄졌다고 설명했지만 이 씨는 사전 동의나 별도 안내 없이 수리가 진행된 점과 비용이 크게 증가한 점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사례4=부산에 거주하는 이 모(여)씨는 최근 아파트 월패드 스위치 고장으로 제조사인 스마트홈전문 기업 D사에 AS를 요청했다. 단순 스위치 문제라고 생각한 이 씨는 수리기사 방문 전 대략적인 수리 비용을 알고자 고객센터에 문의했으나 알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했다. 담당자는 “정확한 수리비는 기사 방문 이후에만 확인 가능하며 현장에서 안내되는 비용을 즉시 결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씨는 “사전 견적이나 부품 및 수리 단가에 대한 정보를 제공받지 못한 채 수리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구조는 문제”라고 질타했다. 

고장 난 가전, 전자제품 수리 현장에서 같은 증상에도 기사·AS센터 지점별로 비용이 널뛰거나 일단 바가지 견적을 제시하고 항의하면 슬그머니 깎아주는 관행이 판치며 수리 비용에 대한 소비자 불신이 깊어지고 있다.

소비자와 업체 간 수리비 분쟁의 핵심은 ▶불투명한 산정 기준과 ▶기습적인 사후 청구로 비용 예측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동일 증상에도 수리기사나 서비스센터에 따라서 수리비가 들쭉날쭉 엇갈리는 데다 사전 동의 없이 임의로 추가 수리해 놓고 비용을 청구하는 경우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소비자는 사전에 고객센터 등을 통해 예상 견적을 요청해도 현장에서는 기사의 판단으로 전혀 달라지는 경우도 허다하다.

13일 소비자고발센터(goso.co.kr)에 따르면 가전, 보일러, 전자제품 수리 과정에서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수리 비용에 대한 소비자 민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TV·세탁기 같은 대형가전부터 보일러, 휴대전화, 커피머신, 월패드와 도어락 등 품목을 가리지 않고 갈등이 분출되고 있다. 그렇다 보니 △삼성전자 △LG전자 △쿠쿠 △SK인텔릭스 △청호나이스 △경동나비엔 △대성쎌틱 △HDC랩스 등 내로라하는 업체 모두가 이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수리를 맡기기 전에는 수리 비용이 일괄 얼마라고 해놓고 뒤늦게 몇 배 이상 요구하는 일도 부지기수다. 수리비가 수십만 원에서 100만 원을 훌쩍 넘어 항의하면 '깎아주겠다'는 경우도 적지 않다. A품목 고장 수리를 요청했는데 사전 고지 없이 B까지 수리했다며 기습적으로 수리비를 청구해 당황스러웠다는 민원도 잇따르고 있다. 소비자들은 고객센터 등에 예상 수리비를 문의해도 일절 안내할 수 없다고 해 방문하는 기사 판단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에도 불만을 제기했다.

◆ 들쭉날쭉 수리비에 소비자 혼란...사전 고지 의무화 등 대안 요구

가장 큰 문제는 동일 업체 내에서도 방문 기사와 서비스센터 간 수리비 견적이 엇갈린다는 점이다. 동일 부품 교체임에도 서비스센터나 지역에 따라 수리비가 다르게 책정되는 경우가 적지 않아 수리비가 사실상 ‘시가’처럼 운영되고 있다는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수리 비용 산정의 객관성에 대한 의구심이 나올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일부 현장에서는 소비자가 수리 비용에 이의를 제기할 경우 가격을 낮춰주겠다는 식의 임의 조정이 이뤄지기도 해 혼란을 키우고 있다. 어떤 기준으로 수리비가 책정되는지 파악하기 어려운 데다가 처음 제시한 견적에 거품이 끼었다고 풀이되기 때문이다.

또 초기 접수 단계에서는 ‘대략적인 예상 비용’이나 ‘기본 수리비’ 수준만 안내되는 경우가 많고, 실제 수리 과정에서는 부품 교체 범위나 작업 내용에 따라 금액이 달라지면서 최종 청구 금액과 괴리가 발생하고 있다. 아예 고객센터 등에서는 예상 수리비를 안내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비용 분쟁을 줄이기 위해서는 보다 구체적인 수리비 안내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선 동일 증상에 대한 표준 진단 기준을 구축하고 부품비 세부 항목을 사전에 고지하는 방식이 요구된다.

아울러 추가 수리나 부품 교체가 필요한 경우에는 소비자에게 별도 설명을 제공하고 사전 동의를 받는 절차를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결국 반복되는 비용 혼선을 줄이기 위해서는 ‘사전 안내–현장 진단–추가 비용 발생 시 재동의’로 이어지는 일관된 프로세스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소비자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비용 산정의 투명성을 확보하지 않을 경우 AS 서비스 전반에 대한 신뢰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가전업계 한 관계자는 “제품 상태와 고장 원인이 각기 다른 만큼 현장 점검 이후에야 정확한 수리비 산정이 가능한 구조”라며 “이 과정에서 소비자 입장에서는 최초 안내 금액과 실제 비용 간 차이를 체감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선다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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