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차 지방출장이 잦다보니 무엇보다 튼튼하고 안전한 자동차를 타야겠다는 생각으로 지난 2004년 2월 거금을 들여 BMW730Li를 구입했다.

   그러나 새 차를 샀다는 기쁨도 잠시, 1년도 안된 2005년 초부터 차가 온갖 말썽을 부리기 시작했다. 우선 통신시설과 TV 등을 통합한 모니터가 고장났다.
    
   경고음이 울리면서 '고장났다, 차를 갓길에 세우고 응급조치 하라'는 등의 음성경고가 발령됐다. 곧바로 수리센터에 맡겼는데 이를 수리하는데 10일이 걸렸다.

   1주새 6~7번 정비소 신세…주행중 엔진정지도 2차례 '아찔'

   그러나 이는 앞으로 닥쳐올 재앙의 신호탄에 불과했다. 수리를 마친지 1주일도 안 되어 똑같은 고장이 반복됐고 모니터 고장으로만 1주일에서 열흘씩 6~7번의 수리를 받았다.

   차를 탄 시간보다 수리센터에 들어가 있던 시간이 더 길었던 것 같다. 아무리 수리를 받아도 그때뿐이었다. 수리센터에서 “다 고쳤다”며 수리공이 시험운전해보자고 같이 나간 길에서 고장이 나기도 했다.

   나중에는 수리받는 것도 지쳐서 모니터는 아예 포기했다. 고장이 나도 그냥 무시하고 다녔다. 그러나 정작 치명적인 사고는 작년 10월에 있었다. 길에서 엔진이 갑자기 꺼지면서 자동차가 서 버린 것이었다.

   다행히 고속주행이 아니어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너무나 아찔한 순간이었다. 곧바로 수리센터에 맡기니 '휠 인젝션 펌프'(연료 분산장치)의 고장이라고 했다. 또 고치는데 10일이 걸렸다.

   BMW측에서는 “다시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자신했지만 올해 7월19일 또다시 길에서 엔진이 꺼졌다.

   꽉 막힌 도로에서 엔진정지로 차가 서 버리자 일대 교통이 완전 마비됐다. 견인차를 부르고 길바닥에서 2시간을 이리 뛰고 저리 뛴 끝에 차는 다시 수리센터로 들어갔다.

   수리센터에서는 이번에는 '에어플로러 센서'와 '오일 세퍼레이터'고장이라고 진단했다. 모니터는 이미 오래 전부터 고장으로 방치해 놓고 있던 상황이었다.

   엔진이 꺼지는 사고가 2번이나 발생하니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BMW측에 차를 못 받겠다고 교환을 요구했다. 만약 고속도로에서 사고가 났더라면 어쩔 뻔했는가?

   BMW측 "수리기록 없다" 고장내역 까지도 부인 '울화통'

   그러나 더욱 기가 막힌 건 BMW에 첫 번째 엔진정지로 인한 수리기록조차 없었던 점이다. BMW는 “수리기록이 없다”며 이전 고장 내역을 부인했다. 수리를 했던 엔지니어를 간신히 찾아 내 수리 내역을 확인까지 시켜줘야 했다.

   국산차라면 아무리 적은 카센터라도 수리 내역을 기록해두고 있다. 더욱이 BMW에서 ‘엔진 꺼짐’이라는 치명적인 수리 내역을 누락시켰다는 것은 정말 이해할 수없는 노릇이었다.

   이번에는 고장 내역과 수리 내역을 내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컴퓨터가 고장났다”며 이마저 이리 빼고 저리 빼며 시간을 끌었다. 고성과 우격다짐 끝에 고장 및 수리 확인서를 받긴 했지만 생각할수록 분통이 터진다.

   새 차 사서 2년여, 6만㎞ 주행에 불과한데 이런 만신창이 차를 계속 타야 하는지 용납할 수 없다.

   BMW측은 “교환은 있을 수 없다”고 못을 박으며 나의 계속된 항의에 보증수리기간을 '5년 10만 ㎞'로 연장하는 확인서만 보내줬다. 정말 믿지 못할 수입차다. 차라리 국산차를 살 걸…. 이 엄청난 정신적·시간적·물질적 피해를 어떻게 보상받아야 한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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