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끝난 하늘은 푸르러졌지만 이유일 쌍용차 사장의 심기는 그다지 쾌청하지 않다.
상하이 자동차의 ‘먹튀 행각’ 이후 파업과 워크아웃으로 오랜 기간 시달려오다 올들어 ‘먹구름’을 조금씩 걷어내고 있지만 영업손실이 확대되고 주가 마저 신통치 않기 때문이다.
올해 쌍용차는 몇가지의 실적 호재를 만났다.
야심적으로 출시한 코란도C가 나름대로 선방하며 판매를 늘려가고 있는데 이번에 새로 도입한 국제회계기준(K-IFRS)이 쌍용차의 회계장부에 의도치 않은 ‘대박’까지 안겨줬다.
그러나 계속되는 영업손실이 여전히 두통거리인 가운데 주가의 흐름 역시 신통치 않아 이사장의 답답함을 더하고 있다..
올해 3월 회생절차 종료 이후 쌍용차의 실적 흐름은 긍정적이다.
2분기 판매 대수는 3만1천132대로 전년동기(2만1천497대)보다 30% 가량 증가했다. 이는 지난 2007년 3분기 이후 최대 판매 실적이다.
또 2분기 매출액도 7천287억원으로 전년동기(5천380억원) 대비 2천억원 가까이 급증했다. 상반기 매출액 1조3천492억원은 지난 2007년 이후 반기 최대 실적이다. 금융위기와 상하이 자동차 때문에 드리워졌던 위기는 지나갔다고 봐도 될 수준이다.
IFRS 덕에 대박도 쳤다. 기존 회계방식에서 ‘부채’로 계상되던 부분 일부가 IFRS에서는 ‘부채’로 인식되지 않음에 따라 460억원의 채무면제 이익이 발생했다. 이 덕분에 323억원의 상반기 당기순손실은 전년동기의 659억원보다 헐씬 양호해졌다.
그러나 소위 회계장부에 의도치 않은 ‘분칠’이 가해졌건만 주가는 오히려 하락세다. 22일 상반기 실적 발표 직후 쌍용차 주가는 전일 대비 130원 하락(8천460원)했으며, 25일에도 다시 30원이 더 빠졌다.
문제는 매출이 늘어날수록 더 확대되는 영업손실(2분기 153억→334억, 상반기 481억→753억)이다. 시장, 특히 개인투자자들은 여전히 쌍용차에 차가운 시선을 보내는 것으로 판단된다.
마힌드라의 지분 인수로 경영은 정상화되고, 힘을 낸 사원들이 실적을 크게 상승시켰지만, 이유일 사장과 쌍용차로서는 아직 갈 길이 먼 셈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임금 상승(기본급 7만1천원 인상)과 함께 제품 투자비와 신차 런칭 비용 확대가 영업손실 증대의 주 요인인데, 올해는 회사가 정상화되면서 투자가 공격적으로 이어지고 있어 투자가 없던 지난해와 일괄 비교는 힘들다”면서 “지금의 투자가 미래의 새로운 수익 창출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쌍용차의 미래에대한 긍정적인 전망은 외국인 투자자와 기관들을 유혹하고 있다. 개인투자자와 달리 외국인 투자자와 기관은 오히려 매수에 나서고 있다.
한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쌍용차가 최악이던 시기에도 8천600원 가량이던 주가가 아직 그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은 쌍용차 주식이 저평가되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안재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