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 점검을 마친 지 한달이 채 지나지 않은 차량의 엔진오일이 바닥을 드러내 소비자를 당황케 했다.
재점검 결과 엔진오일이 샌 것으로 확인되자 소비자는 사전에 이를 발견하지 못한 업체 측으로 책임을 묻고 있다.
28일 부산시 해운대구 반여1동에 사는 이 모(여. 42세)에 따르면 그는 지난 5월 중순 한 통의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송신자는 기아자동차 직영서비스 센터와 협력업체로 구성된 서비스 네트워크 '기아 오토큐'.
'마지막 점검으로부터 일정 시일이 지났으니 전체적인 차량 점검을 받으라'는 내용이었다.
이 씨는 2년 전 구입한 자신의 차량을 애지중지해오던 터라 시간을 내 기아자동차 협력업체인 인근 정비소를 찾았다. 엔진, 타이어, 브레이크 등 주요 부위에 대한 검사가 끝나자 이 씨는 정비소에 17만8천원을 지불하고 한결 상쾌해진 마음으로 차에 올랐다.
하지만 그의 흐믓한 기분은 얼마가지 못했다. 정기점검을 마친지 한달이 채 지나기 전에 엔진오일 경고등이 켜진 것.
어쩌다 한 번 운전대를 잡는 이 씨에게 엔진오일 교환은 그야말로 ‘연례행사’. 때문에 얼마전 정기검사를 마친 그에게는 납득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진 셈이다.
다시 정비소를 찾아 이를 따지자 업체 측은 어찌된 일인지 엔진오일이 하나도 없다며 명확한 설명도 없이 용액만 보충해 줄 뿐이었다. 처음부터 엔진오일을 넣지 않은게 아니냐는 이 씨의 의심에 정비소는 당시 작업 과정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면 펄쩍 뛰었다.
이 씨는 여전히 의심이 풀리지 않았지만 상황을 모면하려는 정비소의 태도에 화가 나 집으로 걸음을 돌렸다.
이 씨는 “엔진오일이 바닥인지도 모르고 아이들을 데리고 수차례 나들이를 갔는데 도중에 문제라도 생겼으면 어쩔뻔 했나”라며 “설사 처음 엔진오일을 채운 것이 맞다 하더라도 한달 사이에 어떻게 내용물이 말라버릴 수 있지는 모르겠다”고 의아해 했다.
이에 대해 정비소 측은 정확히 엔진오일을 채운 것이 맞다면서도 일부 미진한 대처가 있었다는 점을 인정했다.
업체 관계자는 “전산 상으로 엔진오일을 채워 넣었다는 기록이 분명히 남아있다”며 “다만 재점검 결과 오일필터를 둘러싼 고무갭이 느슨해져 주행도중 오일이 새어 나간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최초의 점검 당시 이를 예상하지 못했느냐는 물음에는 “최근 해당 차량의 내부 구조가 바뀌면서 육안으로 문제 부위를 확인하기 어려워졌다”며 “엔진에 한해 구체적인 피해나 손상이 있다면 이 씨에게 적극적으로 보상하겠다”고 전했다.
현재 이 씨는 다음달 초 기아자동차 직영 정비소를 찾아 엔진오일 누수로 자동차에 어떤 문제가 생겼는지 정밀한 검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양우람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