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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호 회장, 박카스 불티 판매에 표정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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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호 회장, 박카스 불티 판매에 표정관리?
  • 안재성 기자 seilen78@csnews.co.kr
  • 승인 2011.08.09 09: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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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호 동아제약 회장이 표정관리에 한창이다.

지난달 22일 의약외품의 슈퍼 판매가 개시되면서 박카스 판매량이 가파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리베이트 쌍벌제’와 ‘시장형 실거래가 상환제’ 탓에 고전하는 동아제약으로서는 반가운 소식이지만, 약사들의 눈총이 워낙 뜨거워 내놓고 희색을 드러내진 못하고 있다.


강 회장은 특히 유통업체의 본격적인 물량 확대 요구와 관련해 대대적인 공급 및 마케팅 확대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피로회복제는 약국에 있습니다”란 문구로 유명한 동아제약 박카스는 48년 동안 국민들로부터 꾸준히 사랑받아온 ‘스테디셀러’다. 대다수의 소비자들은 이미 의약품이 아니라 하나의 음료처럼 즐기고 있다.


지난달 말부터 이마트와 홈플러스를 시작으로 의약외품의 슈퍼 판매가 개시되면서 박카스가 슈퍼 진열대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대형마트뿐 아니라 GS25, 훼미리마트 등 편의점으로까지 박카스는 번져가고 있다.


그리고 보건복지부가 고시한 의약외품 48개 품목 중 박카스의 판매는 단연 탑이다. 시범 판매 중인 홈플러스 3개 매장에서만 2주만에 2만6천병이 팔리는 등 매장 한 곳당 하루 평균 1천병이라는 무서운 기세를 보이고 있다. 전체 의약외품 슈퍼 판매의 70% 이상을 박카스가 차지하고 있다.


대형마트 관계자들은 “없어서 못 팔 지경”이라며 저마다 박카스 공급 물량 확보에 혈안이다.


이는 최근 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청의 거듭된 규제 강화에 신음하고 있는 동아제약에게는 ‘가뭄의 단비’나 다름없다.


동아제약의 상반기 매출액은 4천347억원(전년동기 대비 증가율 2.9%), 영업이익은 601억원(전년동기 대비 증가율 1.0%)으로 성장속도가 둔화된 상태다. 하지만 박카스 슈퍼판매를 잘 활용하면 3분기부터는 실적이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인기를 감안할 때 생산량을 대폭 늘려 지속적인 물량을 확보해 줄 수 있다면, 박카스 매출은 지금보다 몇 배 더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박카스의 연간 매출은 약 1300억원(지난해 1283억원)이다.


또 공급물량 및 유통망의 적극적인 확대는 가격의 저하로 이어질 가망성이 높아 소비자에게도 이득이다.


대형마트나 편의점에 공급되는 박카스의 개당 원가는 420~430원으로 추정된다. 이를 슈퍼에서는 450원에 판매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약국의 판매가 500원보다 50원 낮아진 가격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슈퍼에 진열되는 박카스는 모두 도매상에서 공급하고 있다. 따라서 동아제약이 대형 마트와 직접 계약을 맺는 방식 등 유통 단계를 적극적으로 관리하면 충분히 원가를 낮춰서 판매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처럼 박카스 슈퍼판매는 동아제약과 소비자 모두에게 좋은 기회이건만 정작 동아제약의 태도는 시큰둥하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우리가 직접 슈퍼에 판매하진 않으므로 잘 모르겠다”며 모호한 반응이었다.


의약외품의 슈퍼 판매 결정 이전부터 복지부가 박카스의 ‘일반 의약품’ 라벨 사용을 허가하는 등 당근을 제시하는데도 불구하고 강신호 회장과 동아제약은 무척 망설이는 태도를 보였다.


주 요인은 약사회의 거센 반발 때문으로 추측된다. 이미 대한약사회 등 여러 약사모임에서는 “정부 시책이 국민 건강을 위협한다”며 의약외품의 슈퍼 판매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90년대 후반부터 약사 배출 수가 크게 늘면서 약국 간의 과열경쟁 양상까지 나타나는 와중에 의약외품의 슈퍼 판매로 인해 매출에 타격이 올까 봐 많은 약사들이 우려하는 상황이다. 때문에 이들은 정부뿐 아니라 제약 회사 측에도 화살을 돌리고 있다.


약사 최 모(여.38세)씨는 “약사들은 모두 정부의 이번 의약외품 슈퍼 판매에 위기감을 느낀다”면서 “슈퍼 판매에 열성적인 제약회사를 상대로 약사들끼리 연대해 불매운동에 나설 의향도 있다”고 말했다.


물론 박카스 매출 비중이 작지는 않지만, 동아제약은 그 외에도 스티렌, 동아오팔몬 등 여러 일반·전문의약품을 판매하고 있다. 따라서 약사들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박카스가 있는 동아제약에게 의약외품의 슈퍼판매는 반가운 일이지만, 약사들의 성화가 워낙 대단하다 보니 함부로 좋아하는 티를 낼 수도 없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동아제약 관계자는 “생산여건 문제로 갑자기 공급량을 늘리기 쉽지 않을 뿐이다. 약사들의 여론과는 관계없다”며 극구 부인했다. 그러면서도 “시장의 반응이 매우 좋으니 생산설비를 늘리는 것도 고려해야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공장을 증설하고 직원을 더 채용하는 것은 간단히 결정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사진=연합뉴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안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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