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30일이라는 기록적인 농성과 함께 자사의 주력제품 불매 운동까지 벌이는 사실상의 전면적인 선전포고나 다름없는 투쟁이다.
이에 맞서 회사 측은 해고 노동자의 통장 가압류 및 살림살이 경매처분등으로 농성 해산을 압박하고 있다.
재능교육 학습지 노조는 1999년 12월에 설립되었다. 노동부가 노조 필증을 교부하면서 법적 노조로 인정받았지만, 2005년 11월 ‘학습지 교사는 근로자가 아니다’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오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이후 재능교육 교사 노조는 전국학습지산업노조 재능 지부로 활동했다. 이어 2007년 서울지방노동청이 노조 설립필증을 직권소멸함으로써, 이들 학습지 노조는 하루아침에 '불법임의단체'가 되었다.
이후 회사 측은 노조원들에게 내용증명 등기우편 등을 통해 노조 탈퇴를 종용했고, 그렇지 않은 경우 위탁산업계약을 종료함으로써 사실상 해고시켰다는 것이 재능노조 측의 주장이다.
해고 노동자들은 복직을 주장하며 2007년 12월부터 농성에 돌입, 1330여일이란 기록적인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이같은 긴 농성은 노사 양측 모두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로 남았다. 노조와 회사 사이에 고소 고발이 난무하면서 감정싸움으로까지 번졌고 급기야 2009년부터 조합원들이 불매운동까지 나서게 된 것.
재능교육은 교육업체로서 이미지에 큰 타격을 받아 교사 확보 등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3월 말에는 회원 학부모들이 혜화동 재능교육 본사 앞에서 "노조 조합원이라는 이유만으로 선생님을 해고하는 비교육적인 기업에 우리 아이를 맡길 수 없다"며 기자회견을 여는 등 노조 측에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현재 양측은 업무방해금지가처분, 급여통장 가압류, 3억여 원의 손해배상소송, 조합원 구속, 지부장 해고 등 일련의 사건들이 진행되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질대로 깊어져 협상이나 봉합은 갈수록 멀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재능교육 관계자는 "대안제시 없는 맹목적인 강경 투쟁으로 협상을 결렬시킨 것은 노조 측이다. 애초에 불법임의단체를 상생의 길 모색 측면의 일환으로 노조로 인정해 단체협약을 체결 및 갱신한 바 있다. 항상 대화 창구를 열어놓고 해결하려 노력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재능교육은 1977년 샐러리맨이었던 현 박성훈 회장이 설립한 이후 학습지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현재 학교법인 재능학원, 재능방송 등 12개의 계열사를 둔 재능그룹으로 성장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정인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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