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독성과 공격성이 강한 말벌의 몸집이 커지고 개체수가 급증하면서 서울에도 벌떼 주의보가 발령됐다.
26일 서울시 재난본부에 따르면 "벌떼 출연시기가 8월 하순부터 9월사이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난 23일 벌떼주의보를 내렸다. 벌떼는 예년의 경우 7월부터 기승을 부리기 시작해 9월까지 이어지는데, 올해는 여름에 내린 집중호우로 벌떼 출현 시기가 예년에 비해 다소 늦어졌다.
재난본부에 따르면 2007년 이후 서울지역에서 벌떼가 나타나 119구조대가 출동한 사례는 모두 1만2천698건에 이른다. 이중 79.4%가 7~9월에 발생했다.
올해의 경우 지난달까지 출동건수가 1056건으로 지난해 1717건에 비해 38.5%가 감소했다. 집중호우가 이어지면서 주춤해진 만큼 이번달 하순부터 9월사이에 벌떼가 집중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특히 이 시기의 벌은 공격성과 침의 독성이 1년 중 가장 강한 시기로 알려져 있다. 말벌, 털보말벌, 땅벌 등은 독의 양이 일반 벌에 비해 15배가 많아 1번만 쏘여도 치명적일 수 있다.
실제로 국내 야외나 산에서 서식하는 말벌의 몸집이 커지고 개체수도 급증해 양봉농가나 야외 나들이객들에게 큰 위협이 되고 있다.
양봉업계에 따르면 유명 산 등지에서 표본조사한 말벌의 개체수가 20~30%, 벌집수 10~15% 정도 증가하고 있다. 말벌의 몸길이는 2.5~3.5㎝ 정도이나 최근 포획된 말벌들은 거의 2배인 4.5~5㎝에 이르고 있다.
말벌의 체격이 커지고 개체수가 늘면서 전국의 양봉장에서는 말벌떼 습격으로 꿀벌들이 죽고, 밭일을 하다 말벌에 쏘이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말벌이 번성하는 것은 짧은 장마기간으로 비오는 날이 줄어들어 벌들의 먹이가 풍부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편 외신에 따르면 최근 일반 말벌의 3배에 달하는 7cm 크기의 괴물 말벌이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 메콩가 산에서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사진=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