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기간 자동차용 경유 가격은 4.6배로 폭등했다.
23일 유가정보사이트인 오피넷에 따르면 주유소에서 판매되는 보통휘발유 평균 가격은 유가자유화 시행 첫해인 1997년 리터당 838원에서 지난해 1천929원으로 130%나 올랐다.
또 자동차용 경유는 376원에서 1천745원으로 364%나 뛰었다.
과거에는 정부가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 가격을 통제했으나 1997년 유가자유화 이후에는 가격 결정을 시장에 맡겼다.
시장경제에 맡겨 정유사간 경쟁을 유도하고 합리적인 유가결정을 이끌어낸다는 취지였지만 결과적으로 석유가격 인상만 초래한 셈이다.
실제로 미국발 '벤처 버블 붕괴'로 경기침체를 겪은 2002년과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9년에만 휘발유 가격이 0.8%, 5.4% 하락했을 뿐, 매년 가격이 크게 올랐다. 연평균 가격 상승율은 7.9%로 같은 기간의 평균 물가상승률 3.4%를 크게 웃돈다.
경유도 1999년과 2009년에만 5.7%와 13.4% 하락했을 뿐 나머지 해에는 평균 16%씩 상승했다.
유가자유화 이후 석유가격이 이처럼 크게 오른 것은 중국, 인도 등의 경제개발과 맞물려 전 세계적으로 석유 수요가 급증하며 국제가격이 뛰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우리나라가 가장 많이 수입해 쓰는 두바이유 가격은 1997년 배럴당 18달러에서 작년에는 106달러까지 올라 483%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수요가 늘자 거대 투기자본들이 앞다퉈 석유시장에 뛰어들며 가격 상승을 부추긴 측면도 있다고 업계는 분석한다. 석유거래시장이 증권시장처럼 투기화하며 가격 불안을 증폭시켰다는 것이다.
2000년대 후반 들어 이런 경향은 더욱 뚜렷해졌다.
국내 휘발유값은 유가자유화에 따른 시장가격 현실화로 1998년 전년 대비 33%뛰어 오른 이후 줄곧 2~6%의 상승률을 보이다 2008년 10.9%, 2009년 6.8%, 2011년 12.8% 등으로 오름폭이 커졌다.
경유 역시 10~20%대의 폭등과 폭락을 거듭하며 롤러코스터를 타듯 극심한 가격변동을 겪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수요와 공급이 시장가격을 결정한다는 경제원리가 적어도 석유시장에서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며 "국제유가와의 연동성이 큰 만큼 국내 가격의 불안정성도 그만큼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