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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법정 보다 소비자를 두려워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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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법정 보다 소비자를 두려워하라
  • 이근 기자 egg@csnews.co.kr
  • 승인 2012.09.27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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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법정에서 만났다. 국내 전자업계 라이벌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냉장고 용량을 둘러싼 광고를 놓고 소송전을 벌이게 됐다.


사건의 발단은 삼성전자가 물과 캔으로 자사 냉장고와 LG 냉장고의 용량 비교실험을 한 동영상. 이 동영상은 용량이 작은 삼성 냉장고가 실은 더 많은 용량이 들어간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자존심이 상한 LG전자는 삼성전자를 상대로 법원에 부당 광고행위 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한 상황이다.


사실 두 회사의 소송전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가장 최근에는 차세대 OLED 기술 유출 사건을 놓고 치열한 법적 분쟁을 벌였고, 지난해에는 미국과 영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 3D TV 광고를 놓고 4~5차례 소송전을 벌였다.


특히 TV 부문은 2006년부터 매년 평균 5차례의 소송전이 발생할 정도로 두 회사의 다툼이 치열하다. 세탁기나 다른 제품군에서도 소송전이 이어지고 있다.


두 회사는 사운이 걸리기라도 한 것처럼 소송에 임하고 있지만 이를 바라보는 소비자들의 반응은 냉담한 편이다.


온라인 상에서도 가전업계를 대표하는 두 회사가 국내 시장에서 서로를 헐뜯는 모습이 보기에 좋지 않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최근 미국에서 양사의 가격담합이 적발된지 얼마나 됐다고 돌아서서 싸움질이냐는 쓴소리도 들린다. 


법정 다툼의 승패와 상관없이 삼성과 LG 모두 이미지 훼손이라는 손실을 감수해야 할 상황이다.


더구나 소송 그 자체가 적잖은 시간과 자원을 소모시키는 일이다. 주장하는 바를 입증하고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장기간이 걸린다. 긍정적인 판결을 얻었다고 해도 원하는 대로 모두 얻는 것도 장담할 수 없다.


비즈니스 세계에서 시비를 가리기 위해 법정에 서는 것을 잘못이라고 비난할 수는 없지만, 세계시장에서 한국전자산업을 대표하는 두 회사가 얼굴을 붉혀가며 소모적인 소송전을 이어가는 것은 보기가 좋지 않다. 국익에도 도움이 될 턱이 없다.


더구나 기업 입장에서도 경쟁사의 제품을 깎아내리거나, 소송으로 제재를 가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법이이전에 소비자라는 준엄한 심판자가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심리전을 펼치고 마케팅 비용을 쏟아부어도 현명한 소비자들은 좋은 제품과 좋은 기업을 가려낸다. 상대방 기업에 대해 험담을 늘어놓거나 소송을 벌이기 보다는 그 노력과 재원으로 보다 나은 제품을 만드는 데 힘을 기울이는 게 낫지 않을까?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이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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