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게임이 대세를 장악하면서 PC온라인 게임을 주력으로 하는 대형 게임업체들이 깊은 고민에 빠졌다.
최근 모바일 게임 위주로 시장이 재편되면서 막대한 개발비를 들인 온라인 게임이 잇달아 고배를 마시고 있지만, 수익성과 파급효과가 높은 온라인 게임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상유지를 목표로 최소한의 관리만 하려는 업체가 있는가 하면, 죽기살기로 승부를 걸려는 곳도 있다.
◆ 신작 2종에 모든 것을 건다 넷마블, 8종 출시로 융단폭격 넥슨
가장 먼저 움직인 곳은 넷마블게임즈(대표 권영식)다. 새해 벽두부터 온라인 신작 2종 '엘로아'의 정식서비스와 '파이러츠:트레저헌터'의 출시 소식을 들고 나왔다.
넷마블은 모바일 부문에서는 국내 최대규모가 됐지만 PC온라인 부문에서는 장기 침체를 겪고 있다.
분기 매출에서도 지난해 2분기 270억원까지 떨어졌고 3분기 316억원으로 반등했지만 역부족이다. 반면 모바일 부문은 작년 3분기 매출 1천214억원을 올려 작년 1~3분기 모바일 매출로만 3천억원을 넘겼다.
최근 2년 간 총 7종의 온라인 게임을 출시했지만 모바일에 비해 존재감이 적었던 것이 사실. 이 때문에 올해 출시하는 신작 2종에 거는 기대감이 크다.
지난 13일에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권영식 대표가 "엘로아와 파이러츠:트레저헌터가 넷마블의 마지막 PC게임이라는 심정으로 '배수의 진'을 쳤다"고 비장한 각오를 밝힌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넷마블은 앞서 공개한 2종 외에 올해 PC게임 론칭 계획은 없다.
넥슨(대표 오웬마호니)은 MMORPG '메이플스토리2'의 첫 비공개 테스트를 이번 달 21일부터 5일간 실시한다. 지난해 9월 알파 테스트를 통해 모습을 드러낸 메이플스토리2는 2D였던 원작과 달리 3D MMORPG로서 차별화된 그래픽을 구성해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올해로 서비스 12주년을 맞은 원작 '메이플스토리'가 건재하고 지난해 10월 출시한 모바일 버전 '포켓 메이플스토리'가 구글플레이 매출 39위(16일 기준)에 올라 인기를 이어가고 있어 차기작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이 외에도 지난해 알파테스트를 성공리에 마친 '서든어택'의 후속작 '서든어택 2'를 비롯해 총 8종의 온라인 게임이 출격해 지속 성장을 노린다.
◆ 리니지 이터널로 상승세 이어가려는 엔씨소프트, 올해는 모바일 집중 NHN엔터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는 지난해 11월 지스타를 통해 공개한 '리니지'의 후속작 '리니지 이터널'을 빠르면 올해 말 출시를 목표로 올해 2~3차례 비공개테스트(CBT)를 실시할 예정이다.
리니지는 1998년 최초 서비스 개시 이후 17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엔씨소프트의 곳간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해 1~3분기 엔씨소프트가 벌어들인 게임 매출 약 5천255억원 중 리니지가 벌어들인 수익만 1천877억원(35.7%)에 달할 정도로 리니지에 대한 비중이 높다.
지난해 10월 첫 비공개테스트를 실시했던 캐주얼게임 MXM도 올해 상반기 2차 비공개테스트를 거친 뒤 상용화가 결정될 예정이다. 하드코어 MMORPG가 주류였던 엔씨소프트가 새롭게 시도하는 캐주얼 게임으로 주목받는 작품이다.
엔씨소프트는 위의 2종과 '프로젝트 혼'까지 총 3종의 온라인 게임을 출시 준비중이지만 모두 대작에 속해 무게감에서는 뒤쳐지지 않는다는 평가다.
반면 게임 베팅액을 제한하는 내용의 '웹보드 규제안'으로 지난해 매출액이 40% 이상 급감했던 NHN엔터테인먼트(대표 정우진, 이하 NHN엔터)는 올해 '묵혀둔 PC게임' 2종을 꺼낸다.
NHN엔터가 국내 판권을 가지고 있는 '메트로컨플릭트'와 '킹덤언더파이어2'가 그 주인공. 2010년 판권을 사들인 메트로컨플릭트는 2012년 2차 베타테스트까지 마쳤지만 이후 후속일정이 잡히지 않았고 킹덤언더파이어2는 2007년 판권계약 이후 8년 째 답보상태다.
하지만 현재까지의 계획으로 올해 온라인 게임 출시는 위에 나열한 2종 뿐이고 올해는 모바일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NHN엔터 관계자는 "이용자의 입맛을 맞춘 콘텐츠를 선보이는 것이 중요하다보니 서비스 일정이 늦어지게 됐다"면서 "다만 올해는 글로벌 원빌드로 진행중인 모바일 게임을 중심으로 모바일에 집중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김건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