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삼성그룹(회장 이건희) 상장 계열사들이 비교적 양호한 실적을 냈다.
특히 부품업체인 삼성SD와 금융계열사인 삼성생명, 삼성화재가 수익성을 개선했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자료에 따르면 삼성그룹의 18개 상장사는 지난해 총 매출액 348조3천700억 원, 총 영업이익 30조9천억 원을 벌었다. 이는 2013년 매출액 353조1천700억 원에서 1.4% 줄었고, 영업이익은 40조1천억 원에서 23% 감소한 수치다.
1년새 영업이익률이 11.4%에서 8.9%로 2.5%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맏형인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1년새 11조8천억 원 가량 감소하면서 그룹 전체 수익성이 저하됐다. 삼성전자는 매출액도 22조5천억 원 정도 줄었다.
하지만 삼성전자를 제외한 17개사만 따질 경우 매출은 14.2%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75% 이상 늘어났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17개사의 영업이익률은 2013년 2.7%에서 4.1%로 1.4%포인트 상승했다.
삼성전자(대표 권오현·윤부근·신종균)는 지난해 애플, 샤오미 등 스마트폰 회사와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주력이었던 IM사업부문의 영업실적이 부진했다.
IM사업부문은 매출액이 19.5% 감소하면서 영업이익이 41.7% 감소한 14조5천600억 원에 그쳤다. IM사업부문을 비롯해 CE부문은 영업이익이 1조6천700억 원에서 29.3% 감소한 1조1천800억 원을 기록했다. 디스플레이(DP) 부문은 2조9천800억 원에서 6천600억 원으로 영업이익이 77.9%나 쪼그라들었다.
삼성전자는 주요 사업부문 중 반도체만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6.1%, 27.4% 증가하며 반도체 종합회사로서의 체면을 세웠다.
이와 달리 삼성엔지니어링과 삼성SDI, 삼성증권은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해 눈길을 끈다.
삼성엔지니어링(대표 박중흠)은 2013년 9조8천억 원이 넘는 매출액을 올리고도 1조 원 넘게 영업손실을 냈고, 순손실 규모도 7천억 원이 넘었다. 지난해에는 매출액이 8조9천억 원으로 9.1% 감소했지만, 708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흑자전환 됐다. 삼성엔지니어링은 프로젝트에 대한 철저한 점검과 손익관리에 집중한 결과 턴어라운드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삼성SDI(대표 조남성)도 2013년 113억 원의 영업손실에서 지난해에는 708억 원의 이익을 내며 흑자전환됐다. 이 회사는 매출액도 1년새 3조4천억 원에서 5조5천억 원 정도로 60% 가까이 증가했다.
금융계열사들이 전반적으로 선전했다.
삼성생명(대표 김창수)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1조4천억 원을 돌파하며 증가율이 163%에 달했다. 삼성화재(대표 안민수)도 영업이익이 64% 증가했다.
삼성카드(대표 원기찬)는 최근 1년 동안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하면서 가장 두드러진 성적표를 받았다.
이 회사는 매출액이 23.7%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139.7%나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12.7%에서 24.6%로 1년새 11.9%포인트 상승했다.
삼성증권(대표 윤용암)은 2013년 4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영업이익 1천667억 원을 달성했다. 다만 1회성 요인이 크게 반영된 탓에 실제 실적개선효과는 미미하다는 평가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윤주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