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회장 김정태)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합병을 주도한 핵심 임원 3명의 사표를 전격적으로 수리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우공 하나금융 통합추진단장(부사장), 정진용 준법담당 상무, 주재중 외환은행(기획관리그룹) 전무가 최근 법원이 외환 노조가 신청한 조기 합병 절차 중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받아들이는 데 대한 대응이 미비했던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이와 관련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통합을 주도한 이들을 강하게 질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법원 결정은 금융당국조차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이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4일 외환은행 노동조합이 지난달 19일 조기 합병 절차를 중지해달라면서 낸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며 오는 6월 말까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조기 합병을 위한 주주총회 개최와 의결권 행사 금지 명령을 내렸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합병기일은 이미 이전에도 두 번이나 미뤄졌었다. 애초 2월1일에서 3월1일로, 또 4월1일로 연기됐었다.
이에 따라 금융권은 하나금융 임원들의 이번 사임이 자진 사임의 형식을 취했으나 사실상의 해임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개각을 앞둔 시점에서 신제윤 금융위원장의 거취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 5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야당 의원들은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2·17 노사합의를 무시하고 사측 입장에서 통합절차를 종용해온 만큼 책임을 져야 한다'는 식의 문책론을 강하게 제기했다.
한편 이날 하나금융은 박성호 전무와 권길주 상무를 전략담당(CSO) 임원과 준법감시인에 선임했다. 또 곽철승 상무를 재무담당(CFO) 임원으로 앉히면서 합병 추진 업무를 이어가게 했다.
통합이 사실상 하반기로 미뤄짐에 따라 이날 오후에는 그룹임원후보추천회를 소집해 차기 하나은행장 추천을 위한 1차 회의도 개최했다.
내주 안에 하나은행장을 공식 선임할 예정으로 현재 김병호 하나은행 직무대행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유성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