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브랜드 미샤로 유명한 에이블씨엔씨가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통해 1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한 가운데 적자가 누적되고 있는 일본 현지 법인의 행보가 관심을 끈다.
미샤재팬의 손실이 본사 실적을 갉아먹고 있지만 철수 계획은 없다는 것이 에이블씨엔씨 측의 설명이다.
에이블씨엔씨는 올해 1분기 연결재무제표기준 매출액 1천17억 원, 영업이익 51억 원을 기록했다고 최근 공시했다.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16% 증가했고, 당기순이익의 경우 45억 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에이블씨엔씨 관계자는 “2012년도까지는 지속적인 성장으로 상황이 좋았지만 2013년부터 2015년까지 3년간 어려운 시기를 겪었다”며 “2014년부터 체질개선작업을 진행해 수익성이 떨어지는 고비용 점포 100개 정도를 정리하는 등 노력을 했고 그 결과 상황이 많이 나아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니스프리, 더페이스샵 등 대기업 소속 브랜드샵들의 대규모 투자를 통한 매장 수 늘리기 등으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당시 상황이 안 좋아졌던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신제품 출시도 체질개선작업의 일환으로 이뤄졌다. 관계자는 프리미엄 한방화장품 ‘초공진’, ‘매트립루즈 살사레드’와 같은 신제품이 인기를 끌었고 흑자전환에도 도움을 줬다고 설명했다.
이에 비해 미샤재팬의 경우 몇년째 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2014년 매출액 약 159억5천500만 원, 당기순손실 약 25억2천600만 원을 기록했고, 2015년에는 매출액 약 140억2천만 원, 당기순손실 약 6억5천만 원을 기록했다.

그에 따르면 일본 화장품 시장 규모는 불과 2년 전만 해도 1위인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였다. 현재는 중국이 치고 올라오면서 3위로 밀려났지만 일본이 세계적인 화장품 강국인 것은 변함없다는 것. 미샤를 비롯한 국내 화장품 시장 규모는 세계 순위를 따졌을 때 10위권 안에 그친다.
일본인들은 대부분 일본 화장품 브랜드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간 일본인 고객 가운데 한국 화장품을 선호하는 소비자층은 주로 한류의 영향이 컸지만 최근에는 ‘혐한’ 바람이 부는 등 분위기도 2012년 전후로 많이 바뀌게 됐다.
관계자는 일본자체 경제상황이 좋지 않은 것도 미샤재팬의 사업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엔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일본에서 똑같이 사업을 해도 예전보다 30% 정도 실적이 하락해서 나오는 등 일본시장에서 견뎌내기가 어렵다는 해석이다.
하지만 그는 미샤재팬이 일본에서 철수할 계획은 아직까지 전혀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미샤재팬의 실적도 현재 많이 나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적자 폭도 좁혀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일본에 30개 정도 점포를 여는 등 인프라를 갖춰놨다”며 “일본이 세계 3위 화장품 시장인만큼 언제든 일본 시장 상황이 좋아질 수도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미샤재팬이 엄청난 손해를 보는 상황이 아니라면 굳이 철수할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