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2년 보험상품의 독점 판매를 보장하는 배타적 사용권 제도가 도입된 이래 이를 가장 많이 취득한 손해보험사는 삼성화재(대표 안민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 기간에 승인된 25건의 배타적 사용권 가운데 '빅3' 손보사가 60%를 차지했다.
배타적 사용권은 손해보험협회 신상품 심의위원회 심사를 거쳐 평균점수 90점 이상일 경우 6개월, 80점 이상이면 3개월 간 다른 손보사들이 유사상품을 내놓을 수 없게 해주는 제도다.
삼성화재가 6건을 취득해 가장 많았고 동부화재(대표 김정남)가 5건, 현대해상(대표 이철영·박찬종)이 4건으로 뒤를 이었다.
KB손해보험(대표 양종희)과 메리츠화재(대표 김용범)가 각각 3건을 기록했다.

자산규모 10위 이내 손보사 중 롯데손해보험(대표 김현수)과 농협손해보험(대표 이윤배)은 신청조차 하지 않아 상품개발에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자산규모 기준 상위 3개 사가 획득한 배타적 사용권은 총 15건으로 전체 손보사 획득 건수의 60%를 차지했다. 이들 3사의 승인율은 88%로 평균 승인률보다 12% 포인트 높았다.
삼성화재만 2건 부결됐고 동부화재와 현대해상은 신청한 배타적 사용권이 모두 승인됐다. 반면 3개 사를 제외하면 16건 중 10건만 승인받아 승인율은 62.5%로 급격히 떨어졌다.
업계에서는 배타적 사용권 획득을 위해서는 축적된 다량의 데이터와 상품개발 전문 인력 등 하드웨어 요소가 절대적인데 중소 손보사들은 대형사에 비해 이 같은 역량이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는 현실을 꼽았다.
한편 올해부터 손보협회의 배타적 사용권 심의 기준이 강화되면서 올해 심의를 신청한 상품 상당수가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하지 못하고 있다. 배타적 사용권 기간을 최대 6개월에서 1년으로 늘리는 대신 독창성 있는 상품을 개발하라는 취지다.

동부화재가 최근 출시한 운전습관연계보험(UBI) 특약에 대한 배타적 사용권을 지난 4일 신청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지만 취득 가능성에 대해서는 속단할 수 없다는 평가가 많다.
운행기록장치(OBD)를 설치하는 해외와 달리 동부화재는 스마트폰 내비게이션을 연계해 운전자의 주행습관을 분석한다는 점에서 독창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내비게이션을 끄면 무력화 될 수 있고 과도한 데이터 사용을 초래한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보험은 보험사 간 경쟁이 가장 치열한 시장이라 그동안 배타적 사용권 부여 실적이 1건에 그쳤다"며 "전례를 봤을 때 배타적 사용권 허가가 순탄치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저작권자 ©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