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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구조조정 성적표 들여다보니...국민은행 '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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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구조조정 성적표 들여다보니...국민은행 '우수'
  • 김문수 기자 ejw0202@csnews.co.kr
  • 승인 2016.06.03 09: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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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의 인사적체와 수익구조 개선을 위한 구조조정 압박이 가중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최근 2년 간의 구조조정 성과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5대 은행 가운데 지난해 통합된 KEB하나은행을 제외한 4개 은행의 직원 수가 제자리 걸음을 한데다 급여지출과 평균 근속연수에서도 의미 있는 변화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KB국민은행(행장 윤종규)이 그나마 가시적인 성과를 냈고 KEB하나은행도 외완은행과 하나은행 통합과정에서 몸집을 크게 줄였다.

우리은행(행장 이광구)은 직원수와 인건비 지출이 크게 늘고 평균 근속연수도 가장 많이 증가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5대 은행 중 KEB하나은행을 제외한 4개 은행의 올해 3월 기준 직원수는 총 6만3천542명으로 2년 전에 비해 불과 34명이 줄었다.

KB국민은행이 900명 넘게 직원수가 감소한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 은행은 제자리 걸음을 했거나 수백 명씩 증원이 이뤄졌다.

눈여겨 볼 대목은 평균 근속연수다.

기업은행을 제외하고 3개 은행 모두 평균 근속연수가 2년 전보다 증가했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연차가 높은 직원들의 퇴직과 신규 채용이 활발하게 이뤄지지 않았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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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별로 보면 국민은행은 직원수가 2014년 3월 2만1천442명에서 올해 3월 2만513명으로 2년 전보다 929명(4.3%) 줄었다.  지난해 1천200명 가량 희망퇴직하면서 직원수가 줄었다는 설명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상반기에 1천여명, 하반기에 100여명 정도 희망퇴직하면서 직원수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외환은행과 통합한 KEB하나은행(행장 함영주)의 경우 지난해 9월 대비 729명 줄었다. KEB하나은행이 지난해 희망퇴직과 특별퇴직을 통해 924명을 내보낸데 따른 것이다.

지난해 일반행원 300여 명이 희망퇴직한 신한은행(행장 조용병)은 직원수가 2년 전보다 54명 감소하는데 그쳐 구조조정 성과가 미미했다.

반면 공적자금이 투입된 우리은행과 국책은행인 기업은행(행장 권선주)은 직원수가 크게 늘었다. 기업은행은 2년 전보다 직원수가 575명 늘었고 우리은행은 374명 늘었다. 

우리은행의 희망퇴직은 매년 전직지원제도란 이름으로 상, 하반기 2번 실시했지만 직원수는 되레 늘어났다.

기업은행의 경우 정부의 청년고용 확대정책에 부응해 신규채용을 늘린 것이 인원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그로 인해 직원 평균 근속연수가 낮아졌다.   

인건비 지출에서도 국민은행이 두드러진 차이를 보였다. 국민은행의 급여지출은 2년 전보다 5% 감소했다.

직원수를 크게 줄인 하나은행은 올해 급여지출이 늘었는데 올해 초 성과급이 지급됐기 때문이다.

우리은행과 기업은행은 인건비가 두자릿수 비율 증가했다.

기업은행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에 200명, 하반기에 200명을 신규 채용하면서 직원수가 늘었고 이 과정에서 인건비가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세대교체'의 정도를 가늠할 수 있는 평균 근속연수는 우리은행이 가장 크게 늘었다. 2년 전에 비해 0.9년 증가했다.

우리은행의 평균 근속연수는 16.9년으로 5대 은행 중 가장 길다.

우리은행은 대규모 퇴직이 이뤄지지 않아 다른 은행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근속연수가 길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다만 희망퇴직이나 임금피크제도를 선택할 수 있는 ‘전직지원제도’ 실시를 통해 고비용 구조를 벗어나려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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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은 2년 전에 비해 평균 근속연수가 0.7년 늘었고, 국민은행은 0.5년 증가했다.

한편, 올해 1분기 평균 급여의 경우 신한은행이 3천100만 원으로 가장 많았고 우리은행 2천500만 원, KEB하나은행 2천만 원, 국민은행 1천900만 원, 기업은행 1천600만 원 순이다.
 
은행들은 저금리 기조 장기화로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어 조직을 슬림화할 필요성이 꾸준하게 제기되고 있지만 인적구조를 쉽사리 바꾸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근속연수가 길다는 것은 직급이 높은 인력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고비용 구조 속에서 구조조정이 이뤄지더라도 근본적인 체질 개선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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