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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도 괴로워–식품] 이물 나오면 로또?...블랙컨슈머에 골병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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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도 괴로워–식품] 이물 나오면 로또?...블랙컨슈머에 골병들어
  • 특별취재팀 jhmoon@csnews.co.kr
  • 승인 2016.06.01 08: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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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이 창간 10주년을 맞아 소비자와 기업간 신뢰회복을 위한 [소비자와 기업, 아름다운 동반자] 캠페인에 나섰다. 소비자들이 가장 불편해하는 점을 짚어주고 일선에서 기업이 겪는 고충, 시장의 변화에 발맞춰 변화해야 할 규정과 제도 등을 살펴 소비자와 기업의 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키는 계기를 마련키 위한 방안이다.

이번 캠페인은 소비자 민원이 집중되는 식품/유통, 통신, 자동차, 전자 등 주요 소비 제품을 대상으로 ① 소비자가 뿔났다 ② 기업도 괴로워 ③ 당국은 팔짱만 끼고 있나 ④ 앞서가는 기업들, 4개의 주제로 나눠 진행된다. [편집자 주]


기업들이 터무니 없는 보상을 요구하는 ‘생계형 블랙컨슈머’ 때문에 고통 받고 있다. 이물이 나왔다며 제품값의 100배가 넘는 보상을 요구하거나 홍삼을 먹었는데 힘이 나지 않으니 환불해 달라는 식의 억지 주장을 펼치는 등 블랙컨슈머들이 가장 꼬여드는 분야가 바로 식품이다.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르면 일반적인 부패·변질 및 이물이 혼입된 ‘문제 식품’은 제품 교환 또는 구입가 환급을 받을 수 있다. 또한 문제 식품 섭취로 인해 탈이 나거나 용기 등의 파손으로 상해 사고를 입었다면 치료비와 경비, 그리고 일실소득을 보상받을 수 있다.

일부 소비자들 가운데 정신적 피해보상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정신적 피해보상 금액을 정하는 것도 쉽지 않고 주관적인 항목이기 때문에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목소리가 크면 어떤 요구하도 들어준다는 인식이 만연해 있어 욕설과 고함, 억지를 부리는 사례가 점차 많아지고 있다. 제조·유통 과정에서 절대 나올 수 없는 이물을 몰래 넣어놓고 신고를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상황이니 식품에서 진짜 이물이 나오면 ‘로또 맞았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간혹 식품 이물이나 변질에 대한 피해 제보를 하면서 "얼마 정도의 보상을 받을 수 있느냐"고 직접적으로 물어 기자들 당황하게 만드는 사례도 있다.

A 식품업체의 경우 제품을 먹고 탈이 났다며 제품 값 환불에 병원비, 정신적 피해 보상까지 요구했던 소비자의 사례를 털어놓기도 했다. 제품을 수거해야 한다고 원칙을 설명했더니 고객 응대 서비스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또한 자신을 방송국 PD라고 소개하며 자신의 말을 들어주지 않으면 이를 뉴스에 내보낼 것이라고 협박하며 무리한 요구를 일삼았다.

알고 보니 A 업체 뿐 아니라 비슷한 규모의 다른 식품업체 수십 곳에 똑같은 방식으로 보상을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기업 측은 말도 안 되는 억지라는 것을 알면서도 일을 크게 만들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일정 부분 블랙컨슈머의 요구를 수용하기도 하지만 이 경우 기업과 선량한 소비자들에게 피해가 돌아오는 셈이다.

최근엔 기업들도 블랙컨슈머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고 있다. 과거 블랙컨슈머의 도 넘은 요구에 속앓이를 했다면 최근엔 법적조치 등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적으로도 블랙컨슈머의 존재를 인정하는 분위기라 기업의 손을 들어주는 경우가 늘고 있다.

지난해에는 ‘유통기한이 지난 사탕을 팔았다’는 이유로 영업정지를 당했던 프랜차이즈 빵집이 3년 간의 법정다툼 끝에 누명을 벗기도 했다. 또한 제과점 빵에서 달걀 껍질이 나와 딸의 입안이 찢어졌다는 등 25차례에 걸쳐 보상금을 받아간 블랙컨슈머가 구속되기도 했다.

하지만 기업들은 여전히 블랙컨슈머를 구별해내는 것이 쉽지 않다고 호소한다. 정신적 피해 보상을 요구한다고 해서 모두 악의를 가진 블랙컨슈머로 규정하고 대응할 순 없기 때문이다. 정확한 처리 방식을 몰라 다소 무리한 요구를 하는 소비자들이 대다수다.

결국 이런 일부 블랜컨슈머로 인해 기업은 선량한 소비자들에 대해서도 ‘블랙컨슈머가 아닐까’ 하는 선입견으로 기준 없는 대응을 하게 되고 그로 인해 정당한 처리를 원했던 소비자의 화를 돋우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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