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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다섯 번째 민영화 추진 박차...이번에는 '파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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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다섯 번째 민영화 추진 박차...이번에는 '파란불'?
  • 김정래 기자 kjl@csnews.co.kr
  • 승인 2016.06.02 09: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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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은행장 이광구)이 다섯 번째 민영화 작업을 위해 내부적으로 박차를 가하고 있어 향후 어떤 결과를 얻게 될지 관심을 끈다.  

이광구 행장은 최근 직원들에게 "우리은행 민영화 작업이 9월에 가시화 될 것"이라고 전달한 것이 내부 관계자들을 통해 확인됐다.

금융권에서는 현재 금융당국이 강하게 부정하고 있는 '7월 지분매각 공고설'이 한 두달의 시차만 있을 뿐, 곧 추진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2000년 12월 12조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된 이후 4차례에 걸쳐 민영화 시도에 나섰으나, 우리은행 주가가 약세를 보이는 바람에 '헐값 매각' 논란이 일거나, 마땅한 인수 후보가 나타나지 않아 번번히 좌절됐다.

◆우리은행, 주가상승, 1분기 실적호조...민영화 청신호

이광구 행장은 올 초부터 금융당국이 우려하는 '헐 값 매각 논란'을 불식 시키기 위한 '주가 끌어올리기' 행보에 주력해 왔다. 

지난 2월 싱가포르와 영국 런던, 독일 프랑크푸르트, 스웨덴 스톡홀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등을 방문해 31개 투자자와 1대1로 설명회를 진행한데 이어 이달 미국 동부 4개 도시(뉴욕·보스턴·워싱턴·필라델피아)에서 투자설명회를 가졌다. 

이로 인해 지난 1월 8천 원대까지 하락했던 주가가 최근 2개월 새 1만 원으로 상승, 공적 자금 회수가 가능한 가격(1만2천900원)에 근접하고 있다.

또 우리은행은 1분기 당기순이익이 당초 시장의 예상치인 2천797억 원대를 훨씬 상회하는 4천433억 원을 기록해 수익성 측면에서 그 어느 때 보다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금융당국도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를 위해 시종일관 고수하던 우리은행의 지분 일괄매각 방식을 포기했다. 대신 지분을 4~10%씩 다수의 구매자들에게 나눠 파는 '과점주주 매각 방식'을 도입해 우리은행 민영화를 위한 적극적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일괄매각방식은 전체 지분을 인수자가 한 번에 인수해야 하기 때문에 자금부담이 큰 반면, '과점주주 매각 방식'은 국내외의 다수 인수희망자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자금부담이 분산되는 효과가 있다.

현재 우리은행 지분 51.06%는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하고 있다. 이 번 다섯번째 민영화 시도에서 금융당국이 과점주주 방식을 동일하게 적용할 경우 예금보험공사 지분 51.06%중 30% 지분 정도를 4~10%씩 분할해 다수 투자자들에게 매각하게된다. 

이후 금융당국은 우리은행 민영화 이슈를 주가 상승 재료로 사용해 나머지 지분에 대한 매각을 순차적으로 진행해 공적자금 회수 가능 가격에 맞춰 민영화를 일궈내겠다는 전략을 짜고 있다. 

이 같은 내용에 대해 금융당국은 우리은행 민영화 이슈에 대해 "지분매각 시기 등 결정된 바가 없다"며 극도로 조심스런 행보를 보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수년동안 4차례나 우리은행 민영화가 실패로 돌아갔기 때문에 금융당국의 부담이 상당할 것이다"며 "민영화를 성공시키는 것 보다도 성공하는 민영화를 이끌어 가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판단되고 이번에야 말로 꼭 성사시키겠다는 의지가 아니겠냐"고 설명했다.

◆우리은행 민영화 넘어야할 과제는

이렇듯 우리은행 민영화 성공에 대한 기대감이 큰 상황이지만 넘어야 할 과제도 있다. 

금융업계에서는 먼저 '관치금융'으로 표현되는 정부의 입김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지난 2014년 중국 안방보험이 우리은행 인수를 타진했으나, 금융당국이 외국자본의 국내은행 인수를 달가워하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가 많았고 결국 민영화 협상은 무산됐다. 

이에 대해 금융업계 관계자는 "당시 안방보험과 인수 경합을 벌이던 교보생명도 인수의사를 철외했다"며 "개인이 대주주인 곳은 안된다는 (금융당국의)사인이 나왔기 때문이라는 말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의 입맛대로 주인을 고르려다가 민영화 작업이 무산됐다는 것이다.

투자자의 관점에서 봤을 때는 우리은행의 수익구조가 '예대마진'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이 약점으로 꼽힌다. 

저금리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예대마진이 계속 줄고 있기 때문에 수익성이 썩 좋지 않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우리은행을 비롯한 시중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한 바 있다. 

미국의 6월 금리인상설에도 한국은행은 기준금리 인상을 쉽게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저금리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고 이는 앞으로도 예대마진에 의존한 시중은행들에게 획기적인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의미다. 

우리은행 역시 올 1분기 당기순이익이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호실적을 기록했지만 이 같은 호실적을 지속할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한편, 이번 우리은행의 다섯번째 민영화 시도는 1년여 만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2015년 5월 중순 아랍에미리트(UAE)와 런던에서 소수지분 매각 투자설명회(IR)를 개최하고 아부다비투자공사(ADIC) 등 중동계 국부펀드와 지분 매각 협상을 벌였다. 

당시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과점주주 매각 방식을 도입, 협상에 나섰으나 연일 계속되는 유가하락으로 인한 국부펀들의 해외 투자 시선이 부정적으로 바뀌면서 민영화가 무산됐다. 

하지만 당시 금융당국과 은행권에서는 '절반의 성공'이라고 평가했다. 

우리은행이 계열사들을 모두 매각해 몸집을 가볍게 해 차후 이뤄질 민영화 협상에서 이전 보다는 성공확률이 높아질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계열사들을 모두 매각하면서 우리은행만 남았다. 우리은행 입장에서는 조바심이 날 수 밖에 없다"며 "주가 상승과 매각방식 등 그 어느 때 보다 우리은행 민영화의 성공확률이 높은 상황에서 금융당국과 우리은행의 시너지가 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정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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