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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산업 황사③] 올해 LCD시장 1위 내줄 판...中 기업 OLED도 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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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산업 황사③] 올해 LCD시장 1위 내줄 판...中 기업 OLED도 넘본다
  • 김국헌 기자 khk@csnews.co.kr
  • 승인 2016.06.07 08: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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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의 성장을 견인하던 주력 업종들이 중국 기업의 무차별 공습에 휘청거리고 있다. 철강, 자동차, 디스플레이, 전자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황사'가 덮치고 있는 형국이다. 중국 기업의 과잉생산으로 무한 가격 경쟁에 내몰리거나, 시장에서 점유율 하락으로 선두 기업으로서의 입지가 흔들리는 경우가 다반사다. 급기야 정부가 나서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외칠 정도로 위기에 몰린 국내 산업계의 돌파구는 무엇인지 시리즈로 살펴본다. [편집자 주] 

디스플레이업계는 그동안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절대 우위 시장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정부지원을 등에 업고 급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지난 2013년 8세대 LCD 공장의 생산 용량은 한국이 5만2천437㎢, 중국은 1만5천675㎢로 3배 이상 차이가 났다.

하지만 2014년에는 중국이 생산 용량을 2만6천697㎢까지 늘린데 반해 한국은 5만1천695㎢로 줄었다. 지난해는 한국이 4만8천873㎢까지 감소한 데 비해 중국은 4만2천323㎢로 성장했고 올해는 중국이 한국을 추월할 것으로 보인다. 
((디스플레이 1분기 출하량 순위.JPG
▲ 자료: IHS

올해 1분기 9인치 이상 대형 LCD 패널 시장점유율(출하량 기준) 1위 기업은 24.3%를 기록한 LG디스플레이다. LG디스플레이는 3천749만대를 출하하며 26분기 연속 1위라는 금자탑을 쌓아 올렸다.

하지만 중국·대만 기업도 무서운 속도로 따라오고 있다. 

중국 BOE는 2천666만대(17.3%)를 출하하며 2위에 올랐고, 대만의 AUO(2천444만대)와 이노룩스(2천291만대)는 3·4위를 차지했다. LG디스플레이와 양강 체제를 구축했던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1분기 점유율이 14.5%로 전년 동기에 비해 4.7%나 하락하며 2위에서 5위로 곤두박질쳤다.

중국의 LCD패널 생산량 급증으로 공급과잉 현상이 벌어지면서 수익성도 크게 악화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1분기에 3천28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LG디스플레이는 올 1분기 매출(5조 9천892억 원)이 전년 동기에 비해 14.7% 감소했고, 영업이익(395억 원)은 94.7%나 줄어들었다.

한국 업체들의 대형 LCD 디스플레이 세계 시장점유율은 38.8%에 그치며 중국·대만의 점유율 47.9%에 9.1%포인트나 뒤쳐졌다. 중국업체들의 급성장으로 국내 업체들의 LCD 시장점유율은 계속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LCD 뿐만 아니라 국내 기업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 시장에도 중국이 눈독을 들이며 뛰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2020년 670억 달러, 우리 돈 70조원이 넘는 규모로 성장할 OLED 디스플레이 시장을 놓치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지난달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국제 정보디스플레이 학회(SID) 2016 전시회에 중국 디스플레이 쌍두마차인 티엔마와 BOE는 OLED 제품을 선보였다. 티안마는 HD급 5.5인치 AM OLED를, BOE는 4.3인치 정도의 폴더블 OLED 패널을 공개했다. 두 제품 모두 접거나 말 수 있는 플랙서블 디스플레이다.

BOE는 올해 2월말 245억위안을 투자해 중소형 OLED 패널 생산 라인 구축하고, 2018년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티엔마는 지난 5월 우한(武漢)의 6세대 저온폴리실리콘(LTPS) TFT-LCD 패널 생산 라인을 LTPS 아몰레드(AMOLED)으로 전환하고, 2018년부터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또 중국의 에버디스플레이라는 업체는 이미 지난해 4세대 규모의 OLED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소량이나마 양산에까지 들어갔다. 

2014년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와 공업정보화부는 ‘신형 디스플레이 산업 발전계획’을 세우고, LTPS LCD와 OLED를 중점적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OLED와 LCD 등에서 글로벌 시장 점유율 20%, 매출은 3000억 위안으로 키우겠다는 목표치까지 제시했다.

또 중국 정부의 새로운 산업 정책인 ‘중국제조 2025’에서도 OLED를 10대 핵심 성장 동력 중 하나로 꼽았다.  2018년 중국 기업의 OLED 패널 생산량은 대폭으로 늘어날 전망인데 2020년에는 현재 투자단계의 모든 OELD 생산 라인이 풀가동에 돌입할 전망이다. 오는 2018년에는 세계 시장에서 중국의 중소형 OLED 패널 생산량의 비중은 37%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 국내 업체들은 'OLED' 선택과 집중...대형 OLED는 LG 나홀로 싸움, 정부 지원 확대되야 

중국 기업들의 OLED 기술경쟁력은 상당한 수준이지만 국내 업체들과 비교대상으로 삼기에는 아직 무리다. 중국이 국가적으로 막대한 자금 지원까지 하며 밀고 있지만, 기술 노하우 격차를 쉽게 좁힐 수 없기 때문이다. 이미 삼성디스플레이와 LD디스플레이는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많은 특허를 갖고 있으며 시장까지 장악한 상태로 이를 극복하려면 중국은 많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막대한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이 LCD 시장을 빠른 속도로 잠식할 정도의 저력을 본 것을 감안하면 OLED 시장 역시 그러할 가능성이 없다고 단언할 수 없는 처지다. 

이 때문에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OLED에 집중하는 선택을 하고 있다. OLED에 연구개발을 집중시킨 LG디스플레이어 이어 최근에는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OLED에 집중키로 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해외 글로벌 소재 업체들과 진행하던 LCD 관련 소재 연구 프로젝트 상당수를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술면에서 더이상 발전 가능성이 없는 LCD에 자원을 투입하는 것 보다 중소형 OLED와 대형 QLED 기술 개발에 집중하기로 한 것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연구개발 역량을 OLED와 QLED 관련 신소재 개발에 집중할 방침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은 중국 업체들이 LCD 시장에서 급부상하고 있어 굳이 경쟁을 펼칠 이유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그보다는 OLED와 QLED 등 부가가치가 큰 시장에 집중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중소형 OLED 시장에서는 국내 업체들 천하가 지속되고 있으나 TV 등 대형 OLED 시장은 아직 대중화 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삼성이 퀀텀닷 TV를 밀면서 OLED TV시장을 개화시키기 위해 LG디스플레이 혼자 고군분투하고 있는 형국이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LCD시장은 사실상 중국에 시장을 빼았겼고, 대형 OLED 기술도 중국이 빠르게 쫒아올 것이 자명한데 아직 OLED TV시장이 대중화되지 않고 있어 답답한 감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의 디스플레이 업계를 향한 전폭적인 지원이 절실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2015년 9월 산업통상자원부는 'KDRC(Korea Display Research Consortium)’를 출범했는데 정부와 민간기업이 2019년까지 약 280억원을 공동 투자해 미래 디스플레이 핵심기술 개발과 산업 생태계 활성화하기 위해 구성한 조직이다. 이러한 정부 차원의 지원이 앞으로 더 많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생산설비 투자를 위한 수십조 원 규모의 펀드 조성, 인재 영입, 특허 매입, 기업투자 등을 진행하는 중국 정부에 비해 한국 정부는 너무 소극적"이라며 "최근 정부가 디스플레이 산업을 성숙 산업으로 분류해 대기업에 등을 미는 모양새도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국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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