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이 창간 10주년을 맞아 소비자와 기업 간 신뢰회복을 위한 [소비자와 기업, 아름다운 동반자] 캠페인에 나섰다. 소비자들이 가장 불편해하는 점을 짚어주고 일선에서 기업이 겪는 고충, 시장의 변화에 발맞춰 변화해야 할 규정과 제도 등을 살펴 소비자와 기업의 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키는 계기를 마련키 위한 방안이다.
이번 캠페인은 소비자 민원이 집중되는 식품/유통, 통신, 자동차, 전자 등 주요 소비 제품을 대상으로 ① 소비자가 뿔났다 ② 기업도 괴로워 ③ 당국은 팔짱만 끼고 있나 ④ 앞서가는 기업들, 4개의 주제로 나눠 진행된다. [편집자 주]
소비자의 구제 요구는 어디까지가 적정선일까. 기업들은 화장품 부작용이나 운동화 통증, 의류 보풀 등 개인차로 발생한 문제까지 책임을 묻는 소비자들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아디다스 매장에서 마라톤에 적합하다는 런닝화를 추천 받은 소비자는 러닝머신 위에서 10분 달린 후 발바닥 통증이 발생했다고 항의했다. 나이키 운동화도 착화 후부터 발 통증이 발생했다는 민원이 끊이지 않는다.
소비자들은 이전까지 다른 신발을 신고 통증을 느낀 적이 없다며 제품 불량을 주장한다. 업체들은 수천, 수백개 제품 중 단 한 명 소비자의 착화감 때문에 불량으로 판단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에스콰이아 매장에서 산 남성용 구두를 석 달간 신은 소비자는 족부지간신경종 진단을 받고 신발을 의심했다. 문제는 족부지간신경종이라는 증상은 신발 외에 척추나 다른 문제가 원인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심의에서도 문제없음으로 판정 받으며 과연 기업이 소비자가 개인적으로 느끼는 불량에 대해서도 책임져야 하는지 논란이 되고 있다.
수제화가 아닌 기성화는 신는 사람의 발 형태에 따라 착화감이 다를 수 있다. 특히 매장에서 직접 구매한 경우 충분히 착화 후 자신의 발에 맞는지 확인을 거치기 때문에 신발의 문제로만 보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게다가 한참 신고 난 후에 민원을 제기하기 때문에 애초 불량 여부 판단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화장품 부작용을 겪은 소비자들도 개인차보다는 불량 제품에 무게를 두고 업체에 보상을 요구하는 일이 많다.

한 소비자는 더페이스샵에서 나온 뒷꿈치 각질 제거제 사용 후 발 피부가 안 좋아졌다며 항의했다. 업체 측은 해당 제품으로는 처음 접수된 민원이어서 개인차로 판단했지만 환불 및 의료보험 적용에 한해 치료비 지원을 안내했다. 그러나 소비자는 정신적인 스트레스와 고통은 어떻게 하냐며 하소연했다.
아모레퍼시픽 염색약 려 자양윤모 새치커버을 이용했다 피부 발진과 가려움증을 겪었다는 소비자도 있다. 염색약은 부작용이 종종 발생해 패치테스트를 하라고 고지하고 있지만 이를 지키지 않은 상태에서 발생한 부작용도 업체에 책임으로 몰 수 있는지는 생각해볼 문제다.
의류에서는 보풀 문제가 소비자와 기업 간 갈등의 불씨다. 소비자는 고가에 구매한 만큼 보풀이 생기는 것에 민감한 반면 업체 입장은 소재의 특성, 잦은 마찰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부분이라는 주장에 시각차가 크다.

지난해 11월에 산 고어텍스 점퍼(사진 위)가 한 달만에 보풀이 생겼다고 소비자가 민원을 제기했다. 3개월 정도 되니 보풀이 심하게 생겨서 입을 수 없는 지경이라며 제품을 업체에 보냈다. 제3기관 심의에서 '지속적인 마찰로 생긴 보풀'이라는 판정이 나왔다. 그러나 소비자는 심의 결과를 인정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
GS샵에서 모직코트(사진 아래)를 산 소비자는 보풀이 심하게 일어 입지 못할 지경이라고 환불을 신청했다. '모'는 소재 특성상 어느 정도 보풀이 발생하기 마련인데 소비자가 주장하는 '입지 못할 지경'에 대해 어디까지 인정해야 하는지 기업도 난감하긴 마찬가지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특별취재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