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비자금 문제로 검찰의 집중 수사를 받고 있는 '롯데그룹 사태'가 금융계열사로 번져 나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풀어야 할 숙제가 산적해 있는 가운데 검찰수사라는 악재가 더해질 경우 경영난이 가중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 대부업법 개정에 따른 대출금리 인하 등의 악재로 카드업계 전체가 수익성 악화에 시달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롯데손해보험(대표 김현수)은 투자영업이익 증가와 손해율 개선에 힘입어 2014년 이후로 꾸준히 순이익을 내고 있지만 건전성 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롯데손보의 올해 1분기 지급여력비율(RBC)은 151.9%를 기록해 손보사 전체에서 두번째로 낮았다. RBC 비율은 보험회사가 가입자에게 보험금을 제때에 지급할 수 있는지를 나타낸 지표로 금융당국은 150% 이상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롯데손보는 RBC 비율 개선을 위해 지난해 유상증자를 실시했으나 금융당국의 권고치를 가까스로 넘기는 데 그쳤다. 항후 IFRS4 2단계 도입을 앞두고 자본을 대거 확충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현금자동지급기(ATM) 서비스 계열사인 롯데피에스넷(대표 이찬석)도 수 년째 순적자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 회사는 매년 그룹 계열사로부터 단기자금을 꾸준히 차입하고 있지만 만성적자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롯데캐피탈(대표 고바야시 마사모토)와 롯데오토리스(대표 구자갑) 등 캐피탈 계열사는 그나마 양호한 실적을 내고 있지만 검찰수사로 직격탄을 맞을 공산이 높아 우려를 자아낸다.
한편 지난 16일 롯데카드 채정병 사장이 검찰에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 금융계열사 경영진 대부분이 신동빈 회장의 직할조직인 그룹 정책본부 출신이라는 점에서 이번 수사와 무관하기란 어렵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채 사장은 1981년 롯데그룹 입사 후 30년 이상 근무한 정통 롯데맨이다. 롯데쇼핑 내 정책본부 출신으로 재무와 법무를 총괄하는 지원실을 담당하면서 롯데그룹의 재무파트를 상당히 개선시켰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롯데카드는 참고인 조사였고 롯데카드 관련 조사가 아니었다는 점을 강조하며 선을 그었지만 향후 추가 수사에 대한 부담이 있는 상황이다.
롯데손해보험 김현수 사장도 2000년부터 12년 동안 롯데백화점 재무파트에서 근무하고 롯데백화점 재무부문장 전무를 거쳐 2014년 롯데손보 대표로 부임했다.
롯데캐피탈 고바야시 마사모토 사장은 신동빈 회장의 자금 관리와 경영권 장악을 막후에서 주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롯데금융계열사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금융계열사 쪽으로 파장이 옮겨지진 않았지만 불똥이 어디로 튈지 노심초사하고 있다"며 "향후 수사 일정도 알 수 없어 현재로서는 추이를 지켜보는 것 밖에 없다"고 전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