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기조 장기화로 수익성 개선에 압박을 느끼고 있는 은행권이 채용에 몸을 사리고 있다.
현재까지 하반기 채용계획의 윤곽이 드러난 곳은 신한은행(행장 조용병)과 우리은행(행장 이광구) 단 두 곳 뿐이고 나머지 은행들은 아직 채용계획을 확정하지 못했다.
국책은행의 경우 KDB산업은행(회장 이동걸)과 수출입은행(행장 이덕훈)은 정원을 5~10% 줄인 상태에서도 구조조정 이슈와 성과연봉제 등 해결책이 난망한 문제들로 인해 채용 계획 조차 못 잡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현재 임금피크제 적용을 받는 인원이 늘면서 신규 채용을 줄여야 한다는 외부 목소리가 커 하반기 채용 인원을 늘리기 어렵게 됐다.
NH농협은행(행장 이경섭)도 구조조정에 따른 충당금 부담이 커 하반기 채용 여부가 불투명하다. IBK기업은행(행장 권선주)도 하반기 채용을 확정하지 못했다.
국책 은행 한 관계자는 "국책은행과 특수은행들은 구조조정에 따른 충당금 부담이 크다"며 "몸집부터 줄이려고 하는데 인력 채용에 힘쓰기 어려울 것이다"고 말했다.
이들 은행들은 올해 상반기에도 공채를 실시하지 않았다.
◆시중은행들=계획은 있으나, 규모는 작년에 못 미칠 듯
상반기 채용에 나서지 않았던 KEB하나(행장 함영주), KB국민(행장 윤종규) 등 대형 시중은행들은 하반기 채용 계획은 있으나, 규모는 작년 대비 줄어들 전망이다.
KEB하나은행은 올해 하반기 채용인원을 지난해(310명)수준으로 유지하려 하지만 애로사항이 많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또 (구)하나은행과 (구)외환은행의 전산 통합을 마무리하고 '원뱅크' 선언을 한 뒤, 조직 화합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KB국민은행과 역시 채용 인원과 일정을 검토중이나 확정을 짓지 못하고 있다. 다만 내부적으로 지난해 하반기 채용 수준(300여명)이 기준으로 적용될 전망이다.
국책은행 뿐만 아니라 시중은행들도 사실상 기업 구조조정과 성과연봉제 등으로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하반기 채용까지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나마 올해 상반기 유일하게 신입사원을 채용한 신한은행은 올해 상반기 100여 명의 신입사원을 채용한 데 이어 하반기에도 160~180명 정도 신규 채용을 실시해 지난해(374명)와 비슷하거나 약간 많은 인원을 선발할 예정이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은행권이 상반기 보다는 하반기에 채용 인원이 많아 분위기 자체는 개선되겠지만, 모바일 등 비대면 채널 확대와 핀테크 등 환경변화 요인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채용시장이 침체될 것이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정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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